마녘에서는 ‘뜰’만 맞춤길에 맞다고 여기고, 노녘에서는 ‘뜨락’만 맞춤길에 맞다고 여깁니다. 우리는 ‘뜰·뜨락’을 나란히 우리말로 사랑하면서 돌볼 적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집 곁에 가볍게 ‘뜸(틈)’을 두어 풀꽃나무를 가꾸는 자리가 ‘뜰·뜨락’이에요. 처음은 수수하게 뜰이거나 뜨락입니다. 어느새 꽃뜰·꽃뜨락으로 피어납니다. 이윽고 들꽃뜰·뜰꽃뜨락으로 자라나더니, 바야흐로 풀꽃뜰·풀꽃뜨락을 이룹니다. 누구나 푸른뜰을 누릴 적에 삶이 빛날 테지요. 저마다 푸른뜨락에서 햇볕을 머금고 바람을 마시고 빗방울하고 춤출 적에 하루가 신날 테고요. 우리 삶터가 포근뜰이라면 서로 아끼는 눈빛이 짙다는 뜻입니다. 우리 터전이 포근뜨락이라면 스스로 사랑하면서 부드러이 어울린다는 소리입니다. 풀씨는 흙 한 줌이면 푸릇푸릇 깃들어요. 꽃씨도 흙 한 줌이면 방긋방긋 돋지요. 나무씨는 흙을 조금 넉넉히 품을 수 있으면 무럭무럭 오릅니다. 개구리가 보금자리 곁에서 살며 노래를 들려줍니다. 풀벌레가 풀잎에 앉아 그윽하게 노래합니다.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새벽을 알리고 밤을 아늑하게 맞이하도록 속삭입니다. 앞뜰은 들꽃한테 내어주고 뒤뜰은 나무를 품어 볼까요. 옆뜰은 나물밭으로 삼으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