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일(6월 6일. 논화리-오색) 새벽의 기습
흐림. 25℃
새벽 6시경, 현충일 휴일을 맞아 서울에서 직장 산악회 일행이 숙소 방에 기습적으로 들이닥친다. 오늘 하루 우리와 동행이 되기 위해 5명이 새벽 2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이곳까지 밤길을 달려 찾아온 것이다.
오색 온천약수모텔 201호에서는 새벽부터 토종닭 백숙 파티가 벌어졌다. 많이도 준비해 왔다. 오늘은 3인방 몸보신 한번 제대로 시켜주자고 작정을 하고 왔단다. 이 음식을 어제 저녁부터 준비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밥상이 있을리 없으니 방바닥에 신문지 깔고 준비해 온 음식을 펼쳐놓는다. 얘기 나누랴, 음식 먹으랴, 입이 한시도 못 논다. 아침부터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모두 다 함께 어제의 논화리로 이동했다.
08:30. 논화리에서 3인방과 4명의 동행이 함께 걷기 시작한다. 운전하는 사람만 빼고.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44번 도로는 아침이라 생각만큼 차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갓길이 좁고 급커브가 많아서 신경이 쓰인다. 갓길을 처음 걸어보는 동행들도 차량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는 모양이다. 그러나 길 아래로는 오색천의 절경이 펼쳐진다. 내려가서 풍덩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맑은 계곡물이 우리를 유혹한다. 이번 도보여행에서는 제주도 빼고는 계곡에 한 번 들어가 보지 못했다. 발 상처 때문이다. 쉼터가 나올 때마다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었다. 배낭 맨 사람 짐 무게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먹어주자’고 적선하듯 큰소리치며 방울토마토 등 과일을 먹었다. 산우회장의 배낭엔 간이 아이스박스가 들어있는 모양이었다. 얼음물이랑 캔 맥주 등 시원한 음료수가 자꾸 나온다.
오색천 옆 정자에서 쉬는데 오늘이 현충일이라 10시에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다 함께 먼저 가신님을 위한 묵념~
여자 후배 L의 안마 서비스가 실력을 발휘한다. 어깨를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는 솜씨가 보통을 넘는다. 3인방은 교대로 안마 받느라 눈을 지그시 감고 호사를 누린다. 이처럼 안마 서비스까지 받으며 국토 종주하는 팀은 우리밖에 없을 거야. 왜 진작 안 내려왔어. 근데 우린 그렇다 치고 3인방도 아닌 P선생도 끼어들어 안마를 받고 있네…….
논화리에서 오색까지 13.3km가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다들 잘 걷다보니 12시에 벌써 오색에 도착하였다.
우선 모텔 목욕탕에서 샤워로 땀을 씻고 가까운 양양으로 가서 생선회를 먹기로 했다. 마다할 이유가 없지. 그러나 이 모든 호의가 3인방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갚아야 할 빚이다.
그랜저 승용차에 8명이 포개서 타고 양양으로 갔다. 활어센터라는 이름만 거창한 자그마한 횟집에서 생선회 두 접시와 오징어 회 그리고 매운탕까지 맛있게 잘 얻어먹었다. 후식으로 수박까지 먹는다.
이제 여기서 그들과 헤어져야 한다. 내일 설악산을 넘을 3인방과, 이틀을 더 묵으며 우리와 함께 행동하겠다는 P선생(가출이 의심된다)은 함께 오색으로 택시타고 되돌아 오고, 나머지 4명은 서울로 떠났다. 우리는 설악산 넘을 때 배낭 무게를 줄일 겸해서 짐 일부를 속초 한화콘도에 맡겨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내일 새벽의 설악산 산행을 위해 오늘은 푹 쉬어두자. 무엇보다 다행인건 제주도에서부터 지금까지 내내 나를 괴롭혔던 발가락 상처가 설악산 등반을 앞두고 감쪽같이 아물었다는 것이다. 이런 컨디션이라면 내일 설악을 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리라.
▶오늘 걸은 거리 : 13.3km(3시간)
▶코스 : 논화리-(44)-오가리-관터-오색
<식사>
아침 : 토종닭백숙(오색)
점심 : 생선회(양양)
저녁 : 된장찌개(오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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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백)내일은 설악산으로 들어가는군요. 머지않아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생각하면 잠도 안 올것 같습니다만, 일
생일대의 도전 잘 마무리하십시요. 06.06.06 22:51
(머루네)서울팀 3인방에게 양양활어회와 안마써비스를 제공 많이감사 합니다.3인방의 넘치는 활력이 보입니다 06.06.07
03:44
(짬송)드뎌 설악 대청에 올라 시원스레 동해바다를 내려다 보겠네요. 시몽 발이 많이 아물었다니 산을 넘는다 해도 조
금은 안심이 되네요. 새벽같이 푸짐허니 장만해 간 산우회 식구들 애썼습니다. 그 영양,마음 보충이 큰 힘이 되어 너끈히 설
악 정복하고 통일전망대까지 일사천리로 쭉 내닫기를 빕니다. 유종의 미를 위하여, 건배!! 06.06.07 09:16
(이재창)후배들 국토종주 체험하라고 남겨놓으신 13.3km!!!!. 덕분에 어디부터 몸의 이상이 오는지... 아스팔트가 왜 힘드는
지... 그동안의 고행이 눈에 선합니다. 남은 일정 건강만 잘 챙기세요... 06.06.07 09:43
(쵸이)회사에서 글을 읽는데 저도 같이 하는 것 같네요, 세분 화이팅 06.06.07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