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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서적명 (엮은이 Waldstein, Michael) John Paul II, Man and Woman He Created Them: A Theology of the 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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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사목을 하다보면, 충동적인 감정을 섣불리 사랑이라 믿고, 사랑의 에토스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혼인이 결국 불행으로 이어지는 가정을 종종 본다. 물론 이런 실패의 과정을 통해 감각적인 사랑만을 쫓던 사람들이 무지(無知)에서 돌아서 ‘그럼,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경험으로만 사랑(혹은 인생)을 배우기에는 사랑이라는 호수는 너무 광활하고, 깊은 것이 아닐까?
연구자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Man and Woman He Created Them: A Theology of the Body)을 원전연구 과제로 선정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10월에 교황으로 선출되었는데, 이듬해인 1979년 9월부터 1984년 11월까지 (약 129회) 매주 수요일마다 바티칸 광장을 찾는 전 세계 순례자들을 위해 강의를 하셨고, 이 강의들이 후에 요한 바오로 2세 스스로에 의해 ‘몸의 신학’이라 불리게 되었다.
원서(原書)는 2006년 10월01일, 성서학자 미하엘 발트슈타인(Waldstein, Michae)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 되었고, 그리고 한국어로는 9년 뒤 이동호신부 번역으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라는 제목으로 2015년 11월, 가톨릭대학교에서 출판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발트슈타인(Michael Waldstein)의 영어 번역본과 함께 해당 역본에 대한 이동호 신부의 해석도 함께 참조하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본문과 각주에 자주 사용된 단어 ‘TOB’는 ‘a Theology of the Body’의 약자이다. 예를 들어 (TOB 2:1)로 표기 되었다면, 『몸의 신학』, 두 번째 강의, 첫 번째 단락이란 뜻이다. 그럼, 이제 요한 바오로 2세의 안내를 받으며, 『몸의 신학』안으로 들어가 볼 것이다.
<본론>
『몸의 신학』의 구성
제1부 그리스도의 말씀 제1장 그리스도께서 한처음을 호소하시다(『몸의 신학』1-23) 제2장 그리스도께서 인간 마음에 호소하시다(『몸의 신학』24-63) 제3장 그리스도께서 부활을 호소하시다(『몸의 신학』64-86) 제2부 성사 제1장 계약과 은총의 차원(『몸의 신학』87-102) 제2장 표징의 차원(『몸의 신학』102-107) 제3장 그분께서 그들에게 그들의 유산으로서 생명의 법을 주셨다(『몸의 신학』11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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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신학』을 읽다보면, 마치 제자리에서 비슷한 말들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몸의 신학』의 사상적 배경이기도 하고 몸의 신학이 채택하고 있는 ‘순환적 설명 방식’,‘신비적 접근’ 혹은 ‘슬라브인 특유의 설명 방식’ 또는 ‘현상학적 접근 방식’과 같은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는 「몸의 신학」을 전개하면서, 성경 해석을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는데, 그의 관심은 성서 구절이 역사적 맥락에서 무엇을 의도하는지에 관한 ‘역사의 진리’보다는 그 말씀이 하느님과 인간의 삶에 대해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에 관한 ‘사물의 진리’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 책 서언(序言)에서, 몸의 신학 해설서를 낸 크리스토퍼 웨스트(Christopher West)는 요한 바오로 2세는 ‘몸의 신학’을 통해 깊은 통찰력과 자신만의 독창성으로써 하느님의 원초적 설계에 의하면, 우리가 누구인지,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그 설계에서 이탈하게 되었는지를 이해시키고 있고,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어떻게 성적 육체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체험을 바꿔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서두를 연다. 즉 우리의 몸은 겉으로 보여지는 생물학적 특성을 넘어, 하느님 안에 감춰진 신비를 세상에 드러내도록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삼위일체적 인격주의(personalism) 영향을 받았다. 삼위일체적 인격주의란 주체적인 인간의 산 체험을 신앙과 연관시키는 것이다. 즉 요한 바오로 2세는 원초적인 체험들에 대한 묵상을 통해 우리는 몸을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자신을 내어놓으면서 참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몸을 통한 인간적 체험이야말로 신학적 해석을 위한 올바른 수단이며, ‘한처음’을 해석할 때 반드시 상기해야 하는 필수 기준이라고 말한다.(TOB 4:4)
「몸의 신학」은 예수께서 당시 지도층이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로부터 이혼에 관해 받았던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마태 19:3)”라고 질문하자, 예수께서는 「창세기」의 첫 구절 ‘한처음’ 강조하시며 이혼이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시는데, 혼인의 기원이 세상이 아니라, 제1입법자-창조주 안에 있기 때문이라는 복음 말씀으로 첫 강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첫 강의에 이어서 둘째, 셋째 강의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창세기」의 두 창조 기사(창세 1,1-2,4; 2,5-25)를 비교하며, 최초의 인간의 존엄성의 근원과 본질들을 원초적 체험들을 분석하며 밝혀낸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두 번째 창조 기사에서 사람은 신과의 생명의 계약을 어길 경우,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창세 2,17)라는 구절, 사람이 다른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주었지만 정작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는 찾지 못한다(창세 2,20)는 복음을 분석하며, 사람의 ‘원초적 고독’의 내적 진리를 밝혀낸다. 즉 다른 살아있는 생명체와 달리, 인간의 몸에는 죽음과 영원 사이에 놓인 인성에 대한 종말론적 의미가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주겠다.”(창세 2,18)는 하느님의 약속을 시작으로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이 되는 성경본문들을 분석하며 인간의 원초적 고독이 어떻게 극복되는지 ‘원일치’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두 번째 인간(이브)을 만드실 때, 첫 번째 인간(아담)이 잠든 사이에 그의 갈빗대에서 지어내신다. 여기서 요한 바오로 2세는 인간성이 갖고 있는 중요한 두 가지 본질에 주목하는데, 남자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남자와 여자의 동질성을 설명하고, 아담이 자는 동안에 이브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브의 창조는 아담의 의식 밖에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에게 있어 타자(他者)의 존재는 순전히 하느님의 영역이란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아담은 여자를 보자마자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창세 2,23)라고 외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성경을 분석하면서, 아담의 탄성이 비록 짧지만 큰 비중을 있다고 말한다. 즉 첫 남자는 첫 여자를 만나자 마자 여과 없이 자기와 비슷한 협력자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을 한다. 발가벗고 있었지만 부끄러움을 몰랐던 원초적 남녀는 만나자 마자 서로를 있는 그대로 환대로써 수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요한 바오로 2세는 ‘원초적 발가벗음’를 나타내야 할 몸이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이유를 역시 성경주석을 통하여 설명해 나간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창세기 2장 25절의 말씀과 창세기 3장 7절의 말씀을 비교 . 분석하면서 선악과를 따 먹은 후 원초적 남녀에게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주목한다. 즉 발가벗고 있었지만 부끄러움을 몰랐던 ‘앎’이 선악과를 따먹은 후 발가벗고 있음을 부끄럽게 여기는 ‘앎’이 된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요한 바오로 2세는 알몸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성경의 창조 기사를 통해서 원죄 이전, 몸이 외적인 지각뿐 아니라 남자와 여자로써 신을 닮은 인격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일깨운다. 그런데 인간이 신과의 계약을 어기면서, 발가벗고 있는 몸에 대한 이해가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신과의 약속을 어김으로써 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의 단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몸은 외적인 차원뿐 아니라, 마음 · 의식적 차원과 연결되어 있고, 인간이 맺는 관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렇게 ‘나’로서의 남자와 ‘너’로써의 여자가 등장하는 창세기 복음묵상을 통해 ‘원고독(原孤獨)’ , ‘원일치(原一致)’ , ‘원나체(原裸體)’라는 개념을 이끌어 내었고, 이러한 개념들로 인간의 ‘고독’과 ‘합일’을 설명한다. 그리고 원죄 이후 찾아온 벗은 몸에 대한 부끄러움을 조명하면서 몸과 마음의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른 생명체들의 몸과 인간의 몸을 구분하여 인간의 몸에는 종말론적 의미가 있음을 ‘자기 선사(膳賜, gift)’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성경을 근거로 하여,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난 인간이 다른 사물들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특히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이 되도록 창조된 인간은 그 몸에서 그 신비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이러한 몸의 계시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인간의 ‘혼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요한 바오로 2세는 혼인의 관계 안에서 인간은 선사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선사는 몸의 출산으로 구체화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혼인적 의미가 드러나는 몸이 인간의 행복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자기 선사적 관계는 ‘마음의 순결(purity of heart)’을 서로 선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반면 몸이 이런 선사적 관계를 이루지 못할 때, 몸은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써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의 몸은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면서 신을 닮은 주체성에 따라 상호 침투하는 관계로 맺어진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성경을 근거로, 결혼한 남.녀는 이혼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고, 동시에 혼인적 관계는 출산으로 이어져야 하는 당위성을 이끌어낸다. 나아가 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사랑, 은총을 계시하는 점에서 근본적인 성사(聖事)를 보여주는 표징이라고 말한다.
비록 아담의 죄로 인해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지만, 혼인 안에서 선사를 구현하는 몸은 창조의 신비 안에서 ‘원초적(始原的) 기억’을 간직하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신학적 접근에서 볼 때, 이렇게 몸에 대한 나의 의식이 신학적일 때, 이러한 앎은 원죄로 생겨난 죽음의 경계를 넘어 몸의 ‘부활’과 연관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몸의 자기 선사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의 차원을 넘어서서 초월적인 차원의 의미가 있음을 천명(天命)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가는 말]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존(生存)에도 사후(死後)에도 그분이 이루신 위대하고 많은 업적들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몸의 신학』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질수록, 그분에 대한 평가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분의 업적은 위대했지만 그분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인간의 몸과 성에 관한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고,거기에 대해 가장 온전하고 적극적인 가르침을 교회와 세계에 선사하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지금까지 입 밖으로 마음대로 꺼낼 수조차 없었던 인간의 성(性), 그래서 그 의미가 변질되어 몸을 속된 것으로 몰고가던 성(性)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몸의 신학』으로 제동을 걸었다. 그분은 자신의 철학적, 신학적 재능과 오랜 사유를 바탕으로 참 사랑과 인간 몸의 존엄성에 관한 당신의 신념을 129회의 강의 형식으로 펼쳐놓았다. 『몸의 신학』의 설명 방식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어렵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내 경험으로 이해되는 신학’이라며 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의견이 분분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내용이 담고 있는 인간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과 특별함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안내를 따라 『몸의 신학』을 여행하면서, 우리 몸의 심연에 원초적 가치가 있음을 알았고, 우리 몸이 바로 우리 사랑을 신을 닮은 주체성에 따라 거룩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몸에 대한 인식의 회복이야 말로 우리의 몸이 원죄로 인해 세상에 들어온 죽음을 넘어, 부활로 이어져 있음을 일깨워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느껴지는 감각만을 쫓던 사람들에게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이 너무 낯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참을성을 갖고, 몸의 신학을 천천히 묵상하면서 읽다보면, 영원히 어디서나 불변하는 진짜 사랑이란 결국 삼위일체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이것이 결국 인간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 요한 바오로 2세가 『몸의 신학』을 통해 강조하는 바이다.
연구자는 『몸의 신학』은 사랑을 목말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며, 희망의 메시지가 되리라고 믿는다. 원전연구를 위해 시작한 이번 여행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 사랑의 깊이가 ‘한처음’에 창조주의 계획 안에서 존재했던 낙원에서의 원초적 사랑과 같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이 땅에서도 보게 되지 아닐까 희망한다.
“ 사랑은 배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랑만큼 중요하게 배워야 할 것이 없습니다. 저는 사제 생활 초기에 인간 사랑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제 사제 생활의 기본 주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강론,고해,그리고 저술 활동의 기본 주제였지요. 누구든 인간 사랑을 사랑하게 되면, 진정한 사랑에 자신을 온전히 바칠 필요를 자연스레 느끼게 됩니다. 사랑이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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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길고도긴글 ~~잘읽엇습니다.
노경덕신부님~ 목소리 짱 멋찌세영 ^^ㅋ
글을 읽고, 글이 아닌 목소리 칭찬을 하면 어떻해요?
글은 아닌 것 같으니, 목소리로 아예 승부를 걸까요?
진지하게 고민해 볼께요!
@노경덕 글도 넘좋앗죠 당연~^^
신부님 글 감사합니다 ~^^
오늘까지도 가장 생동감 있는 저술은 (사랑과 책임) 으로 1960년에 나왔다.
주교가 된지 2년 만에 낸 책이며 약혼자들 과 젊은 부부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얻은 검험을 간추린 것이다.
교황으로 뽑히기 전 이미 이책은 프랑스어(1965)와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 (1969)로 변역되었다 18장에서 이 책에 대해 언급할 것은데 '몸의 신학' 에 대한 저자의 꿈이 예고되어있다 이신학은 교황님이 남기고 간 가장 아름다운 선물 가운데 하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