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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토) 5일차(뉴질랜드 2일차) : 애쉬버튼 출발- 캔터베리 평원 - 테카포 호수 - 푸카키호수와 마운트쿡 - 퀸스타운 와카티푸호수 - 마나푸리 숙박>
8시 퀸스타운으로 이동하는 길에 안개비와 운무가 자욱하다.
남섬의 중심축인 광활한 캔터베리 평원을 지나며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자연경관에 빠져든다
잠시 피곤해서 눈 좀 붙이려교 하면 무슨 놈의 남섬 가이드는 잠을 못자게 한다. 자면 모라 한다. 우리 부부는 그래도 꾸준이 졸았다. LS는 머리만 붙이면 금방 잠이 드는 체질이다. 시드니 동물원의 코알라가 떠오른다.
혼자 자면 민망할까 같이 눈을 감았다. 역시 자상한 남편이다.
해발 700m의 밝은 녹청색의 빙하수가 인상적인 테카포 호수.
뉴질랜드에서 가장 깨끗하고 캄캄한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히며, 세계 최대 규모의 밤하늘 보호구이자 남반구 오로라(Southern Lights)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테카포는 마오리 언어로 ‘night sleeping place’라는 뜻이다.
호수 앞. 청동으로 조각된 양몰이 개의 동상(A boundary sheepdog)
맥켄지 컨츄리에 사는 한 농부의 아내가 퇴직 후 런던에서 주문을 하여 만들었다. 동상에는 "개가 없었다면 목장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조각되어 있다.
하늘도 파랗고 호수도 파랗다.
아내는 갈대류를 좋아한다.
개척시대 양치기들의 노고를 위해 지어진 선한 목자의 교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
테카포 주변경관.
푸카키호수로 가는 길이다. 띠구름과 험준한 산봉우리, 그위에 구름이 펼쳐진다.
써던 알프스(남섬 서쪽에 있는 산맥)를 바라보며 달려간다.
나보다 한살 많다는 남섬 가이드는 개그맨 빰치는 가이드, 잠못자게 하는 가이드, 그러면서도 고객인 여행객이 실수하면 한심하다는 표정과 말투로 혼내키는 가이드였다. 투어버스의 기사는 조용했다.
(여기서는 투어기사를 캡틴이라 부르고 존중해 준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버스패스를 이용할 경우 Captine이라 불리는 운전기사가 여행지 설명을 완벽하게 해주는 가이드 역할까지 한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몇번이나 '요즘 보기드문 VIP시라고 잘 모시라고 연락왔는 데 맞나요?', '퀸스타운에서는 제트보트를 타야합니다. 추천하는 선택관광에 한명이라도 빠지면 나는 진행자체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다른 이들은 단순히 VIP란 말에 좋아들한다.
내가 보기엔 대다수의 여행객이 시드니의 창고를 겸한 전시실에서 엄청난 쇼핑(몇백만원 넘는 사람들이 많았다)을 하였기에 '알아서 바가지쓰는 봉이 맞느냐?'는 소리처럼 들린다. 물론 나도 기내면세, 시드니 시내 면세점(Sydney Duty Free), 공항면세점에서 술과 화장품을, 봉희와 찾아간 카운트다운(시내 대형마트)에서 쿠키와 마누카꿀, 쵸코렛 선물을 구입했다. 시내면세점의 경우 백화점 세일이 더 싸다지만 큰 차이가 없고, 결정적으로 패키지 쇼핑센터의 문제점인 유령상품이나 상품 가격에 0을 하나 더하지는 않는다. 나는 패키지가이드가 데려가는 전시실에서 쇼핑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선택관광은 고민이다. 원래 같은 일정에서 숙소와 비행기만 제공하는 에어텔 자유상품이 먹여주고 관광시켜주는 패키지보다 비싸다. 거기에 업체의 픽업보다 효율적으로 현장까지 이동시켜 주는 수고료를 감안한다면 패키지의 옵션은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동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가 미참여시 불이익이 없다고 말을 하는 데, 황당한 남섬 가이드는 대놓고 다 참여하라고 말하는 상황이라 기분이 불쾌했다. 귀중한 여행시간을 담보로 이넘이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이드가 팀별로 선택관광 참여를 묻기에 아무런 대답을 안했더니 봉희가 하고 싶은 모양으로 나에게 묻는다. 기분은 별로지만 그냥 참여해 주었다.
패키지 가이드와 쇼핑업체는 치밀하게 여행객을 작업한다.
시드니 가이드의 경우 시작부터 호주의 엄격한 법을 수시로 강조하기 시작한다.
'법을 어기면 엄벌에 처해지기에 먹는 걸로 장난을 치는 사람이 없다(?)', ' 강간범은 누구나 징역 25년(?)이기에 성범죄가 없다', '복용 전에 피검사를 하고 1년 후에 재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 변화가 없으면 전액 환불하고, 대신에 회사는 그 자료를 연구자료로 활용한다(?)', '한국의 백화점에서 이보다 못한걸(?) 얼마에 팔고있다', '나는 무슨 대학을 나왔다(?)'. 뉴질랜드 남섬가이드는 '뉴질랜드에서는 광고가 전혀 통하지 않기에(?) 한국인이(?) 만든 좋은(?) 제품이 시내에서 팔리지 않는다',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왔을 때 자기가 가이드를 했다(?).'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하고 그런 가이드의 말을 사실이라 믿는다.
나는 여행지 설명 이외의 우리나라 가이드의 말은 믿지 않는다. 일상에서 가이드보다 학식이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 약장수가 된 가이드와 업체매니저의 말에 빠져들어 단순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받아 들인다.
패키지쇼핑의 상품은 일부 싼 미끼 상품을 제외하고는 전부가 패키지 여행객만이 사오는 약이다. 자유여행객, 현지인, 교민들은 모르는 약이고 상점, 약국이나 건강보조상품점 등에서 팔지도 않는다.
북섬의 양모공장(동네 중형마트 크기)에서는 더하다. 10여대의 재봉틀과 무슨 기계를 두고 공장장(사장?)이 설명을 하는 중간에 종업원 한명이 기계소리를 잠깐 낸다. 실제 가동되는 공장인 것 처럼... 여기서 만든 침구류란다. 몇백만원 짜리 알파카 양모 침구류, 카페트까지 만들고 있단다. 한국에서라면 직원 서너명이 전부인 구멍가게 수준의 창고공장에서 만든 디자인도 조악해 보이는 물건을 몇백만원에 사겠는가?
문제는 조악한 시설에서 만들어 건강에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침구는 침구전문매장에서가 상식이다. 믿을 수 없는 업체의 조잡한 양모 침구는 성인은 물론 아이의 폐에 매우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다. 더욱이 영양제와 혈관청소제라는 건강보조상품 비슷한 것을 먹고 지금 먹고있는 혈압약이 있으면 먹지 말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시드니, 남섬, 북섬의 가이드와 쇼핑업체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패키지 특성상 선택관광과 쇼핑을 안하면 현지가이드 손해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근래없는 대박일 것이다.
여행지 설명만을 두고 볼 때 남섬가이드는 나이답게 경험이 많고 유머와 재치가 넘쳤다.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보니 금방 금방 목적지에 도착한다.
푸카키호수 Lake Pukaki에서 마운트쿡(Mount Cook)을 조망한다.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의 최고봉으로서 마오리어로 아오라키(Aoraki)로 불린다. '에드먼드 힐러리'경이 인류 최초의 에베레스트 정복을 준비하면서 등반 기술을 닦은 장소로 유명하다.
마오리 전설에 의하면 하늘의 신, 라키누이(Rakinui)에게는 아오라키를 포함해 4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오라키와 그 형제들이 바다를 건너는 도중, 카누가 암초에 걸려 전복되었다. 4형제는 모두 카누에 메달려 버텼지만, 살을 에는 남풍이 불어와 모두 그대로 돌이 되어 버렸는데, 카누가 남섬이 되고, 카누에 메달린 형제들이 산이 되어, 알프스가 된거라고 한다.
뉴질랜드의 남섬에서 3가지를 발견할 수 있으면 행운이라고 한다. 경찰, 기차, 마운트쿡 ...
기차는 거의 화물운송을 위한 화물차량만 운행한다.
마운트쿡은 15%정도만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에 싸여있어 보기가 쉽지 않다.
너무나 멋진 풍광이다. 에머렐드빛 호수와 맑은 하늘, 서던 알프스 산맥의 어우러진 모습은 볼 때마다 감탄을 선사한다.
봉희가 무게를 잡는다. 산이 된 아오라키 4형제처럼 돌이 될랑가 보다.ㅎㅎ
도중에 크롬웰 과수단지에 들렀다. 체리와 골든키위를 구입하여 뉴질랜드 여행내내 먹었다.
번지점프 주자장.
건물안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번지점프 다리이다.
빙하가 녹아 흐르는 옥빛의 카우라우강.
카우라우 번지점프 브릿지
옛날에 채취한 사금을 마차에 싣고 건너기 위해 놓은 나무다리로 사금이 고갈되어 방치되는 것을 본 한 사업가가 적은 임대료로 빌려서 번지점프를 시작하며 지금의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4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세계최초의 번지점프대란 점과 뛰어난 주변경관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다리 중간에 번지점프대가 있다.
뛰어 내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쉴새없이 떨어져 매달리면 주어오고 있었다
건물 아래쪽 뷰포인트.
우리 둘의 선글라스 렌즈를 확대해 보면......
사진을 부탁하자 혼쾌히 찍어준 외국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 위의 사진에도...
휴대폰을 들고 180도 돌면서, 무릎도 꿇어가며 온몸으로 사진을 10여장 찍어 주었다. 너무나 감사했다.
이러한 작은 친절을 만날 때마다 여행은 더욱 즐거워진다.
애로우타운
옛 금광촌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근처에는 최고 수준의 국제적 규모와 설비를 자랑하는 밀부룩 골프 리조트가
있다. 지난 날 에로우 타운에서 캐낸 금으로 인해 퀸스타운의 부와 명성이 이우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매우 한가한 모습이다. 100년이 넘도록 사용되어진 건물이 아담하며 강둑을 따라 난 산책로가 소박하고 운치 있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하다.
건물안 마트에 들러 와인과 맥주. 과자를 구입.
도로 변에 핀 이름모를 꽃.
퀸스타운으로 이동하여 제트보트를 타고 난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틀후인 14일에 북섬으로 떠나기전 다시한번 퀸스타운에 들러 자유시간을 갖기에 오늘의 퀸스타운 일정은 그날 모아서 같이 올린다.
숙박도시 마나푸리 MANAPOURI로 이동하는 중에 화장실을 위해 잠시 정차한다. 전봇대의 형태가 특이했다.
소떼 한무리가 창가를 스쳐간다.
오늘의 숙소는 마나푸리 레이크뷰 모터 인(Manapouri Lakeview Motor Inn). 자동차 모텔이다. 우리들 숙소는 뒷편 언덕쪽이다.
양고기 BBQ에 생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고, 석양이 젖어드는 마나포우리 호수가를 거닐어 본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만 보다가 처음으로 들어가 발을 담가본다. 약간 시원한 정도였지만 피로가 확 풀린다.
지금 시간 9시50분인데도 환하다. 와인과 맥주, 과일과 과자를 앞에 두고 여행의 즐거움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내일은 '밀포드사운드'로 향한다.
<이어보기> http://cafe.daum.net/nice-na/RFqe/36
첫댓글 쪽빛 하늘과 빙하 호수의 색깔이 멋스럽고 청정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백야 현상으로 9시가 되어도 석양이라 부르기 애매한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더 주어진 시간을 사는 듯한 느낌이 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