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조선인을 죽여라 - 학살, 그 후 100년 #간토대지진 | 추적60분 1335회 KBS 230901 방송
▶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WG9yeZppe4
방송일시 : 2023년 9월 1일 금요일 밤 10시
지난 6월 15일, 일본 참의원 법무위원회에서 후쿠시마 미즈호 의원이 정부를 몰아붙였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당시 일본 내무성 경보국장이 각 지방에 보낸 전신문이 방위성에 보관되어 있다며 군경의 개입을 인정하고 진상 규명하라고 건의한 것. 하지만, 되돌아오는 답변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전신문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추적 60분》 제작진은 방위성에 방문해 1923년 9월 3일. 일본 경찰이 각 지방으로 발송한 비밀 전신문을 직접 확인해 보았다.
■ 간토대지진 그 후 100년
1923년 9월 1일, 일본에선 간토 지방 중심으로 규모 7.9의 대지진이 일어났고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조선인은 지진이 아닌 일본 군경과 민간인에 의해 살해당했다. 지진이 발생한 9월 1일 밤부터 '조선인이 불을 질렀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계엄령이 선포되고 민간 자경단이 조직돼 조선인이 무참히 살해당한 것. 지진 후 혼란스러웠던 국가정세에 그 분노는 당시 일본에 거주 중이었던 조선인에게 고스란히 향했다.
2023년 9월 1일.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이 흘렀다. 100년이 흐른 지금. 한국과 일본은 이 역사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 이 억울한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 추적 60분이 일본에 직접 다녀왔다.
■ 지워지는 역사를 지켜온 사람들
영화 《인 메이츠》 출연자 후니는 감독 이이야마 유키와 함께 4개월째 도쿄도에 항의 중이다. 지난해 도쿄도 인권부가 영화 상영을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상영 중지 이유는 영화에서 간토 대학살을 역사적 사실로 하고 있다는 것. 도쿄도가 간토대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은폐에 가담하려는 입장을 취한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후니와 이이야마 유키보다 먼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영화를 만든 사람이 있다. 올해로 68세인 오충공 감독이다. 오충공 감독은 40년 동안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당시 학살 피해자와 가해자의 살아있는 증언을 기록했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거
일본에 갔다는 거
일본에서 돌아가셨다는 거
그거를 저는 밝히고 싶어요.
한 인간으로서”
- 오충공 / 영화감독 -
니시자키 마사오 대표는 어린 시절 아라카와강변에 살면서 관동대지진에 관하여 들었던 내용을 계기로 봉선화라는 추도 단체에 들어가 지금은 대표를 맡고 있다. 봉선화는 아라카와강둑 발굴 작업을 건의했고 발굴도 했지만, 유골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현장을 구경하던 노인들이 본인이 직접 목격한 학살 현장에 대해 증언하기 시작했고 니시자키 마사오 대표는 이 증언을 모아 기록해 증언집을 냈다.
“10명씩 조선인을 묶어서 나란히 세우고
군대가 기관총으로 쏴서 죽였습니다.
아직 죽지 않은 조선인은 도롯코 선로 위에
늘어놓고 석유를 뿌려서 불태웠습니다.
그리고, 다리 밑에 세 곳 정도
큰 구덩이를 파고 묻어 흙으로 덮었습니다”
- 니시자키 마사오 증언집 《간토 대진재 도쿄지역별 1100인의 증언 조선인학살의 기록》 中 -
■ 일본의 책임과 역사 왜곡
관동 대지진 후 100년,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진실을 감추고 역사를 지우려 했다. 희생자의 직계 가족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학살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과 은폐는 점점 더 과감해지는 듯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가한 혐의로 기소된 지 10년째 재판에 불출석 중인 스즈키 노부유키는 《추적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학살된 조선인은 200여 명이고 조선인 폭동이 실제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자 추도식 반 추도 집회》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6,600명의 조선인이
관동대지진에서 살해당했다는 것
이건 거짓말이에요“
- 스즈키 노부유키 / 전 도쿄 가쓰시카구 의회 의원 -
2016년 당선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017년부터 역대 도지사들이 추도문을 보내왔던 관동대학살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정영환 교수는 이들이 우파 보수 시민 단체의 공격을 두려워해 이 문제에 대해서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 자리(조난자 위령 대법요)에서
모든 분에 대해
추모의 뜻을 밝혔으므로
이번에 특별히 의미가 있어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 고이케 유리코 / 도쿄도지사 -
"그러면 학살이 있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하고 학살이 없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들. 여러 의견이 있는데여러 의견 중에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학살이 있었다고
말 안 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게 되는 거예요“
- 정영환 /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 -
■ 100년 된 숙제
1952년 이승만 정부가 관동대지진 학살 피해자 명단을 작성한 이후 국가 차원의 피해조사나 진상규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사이 학살 생존자도, 목격자도,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에게 남은 건 개인의 노력으로 모아온 소중한 기록들이다.
“어떤 정부에서도 뭐 일본에 대해서 그런 진상을 조사하라.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하거든요.
국가는 그게 의무 아니에요?
나라,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
- 권재익 / 학살 피해자 故 남성규씨 외손자 -
우리가 지금 역사를 바로잡고 굳힐 마지막 주자이다. 일본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간토대학살의 참혹한 역사를 기억해 내야 한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100년 뒤 우리는 어떻게 기억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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