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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장현종론 제16권
4. 변연기품(辯緣起品)⑤
4.5. 기세간(器世間)과 유정[1]
1) 3계(界)의 근본―3륜(輪)
이와 같이 유정세간(有情世間)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기세간(器世間)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기세간에 대해 안치 건립해 보면
풍륜(風輪)이 가장 아래 있으니
그 양에 있어 너비는 헤아릴 수 없으며
두께는 16낙차(洛叉)이다.1)
다음으로 그 위에는 수륜(水輪)이 있어
깊이가 11억 2만이었는데
밑의 8낙차는 수륜이 되었고
나머지는 응결하여 금륜(金輪)이 되었다.
이러한 수륜과 금륜의 너비의
직경은 12낙차와
3천 4백과 5십이며,
그 둘레는 이것의 세 배이다.
논하여 말하겠다.
이러한 100구지(俱胝,koṭi)의 4대주(大洲)의 세계는 다음과 같이 안치 건립되어 [유정세간과] 동시에 허물어지고 동시에 이루어지니,2) 이를테면 온갖 유정들이 법이(法爾)로서(저절로) 온갖 정려를 닦고 획득하였기 때문이다.
즉 하지에서 목숨을 마치고서 제2정려지 등에 태어나면, 그 아래의 기세간(器世間)은 세 가지 재앙(火ㆍ水ㆍ風의 3災)에 의해 허물어졌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가장 아래의 허공에 의지하여 미세한 바람[微風]이 일어나게 된다.3)
그 후 그것은 점차 증가하고 서로 엉켜 결합하여 [풍]륜(風輪,vāyu-maṇḍala]을 이루게 되니, 그 자체는 대단히 굳고 조밀하여 설혹 어떤 대(大) 낙건나(諾健那)가 금강륜(金剛輪, 구역에서는 金剛杵, 무기의 일종)으로써 위력을 다해 내려치더라도 금강륜은 부서지는 일이 있어도 풍륜에는 어떠한 손상도 없다.4)
이와 같은 풍륜의 너비는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두께는 16억 유선나(踰繕那)이다.5)
또한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은 큰 구름과 비를 일으켜 수레바퀴만 한 물방울을 풍륜 위에 뿌리고 쌓아 수륜(水輪,jala-maṇḍala)을 이루게 된다.
이와 같은 수륜은 아직 응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깊이가 11억 2만 유선나이고, 너비는 풍륜의 그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어떤 이는 “[풍륜의 그것보다는] 협소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륜은] 유정의 업력에 의해 보지(保持)됨에 따라 옆으로 흩어지지 않게 되니,6) 마치 먹고 마신 음식물이 아직 완전히 소화되기 이전에는 끝내 숙장(熟藏)으로 흘러들어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7)
그렇지만 유여사(有餘師)는 설하기를,
“바람에 의해 보지됨에 따라 옆으로 흐르지 않게 되는 것으로, 마치 대바구니가 곡식을 보지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다시 유정의 업력이 별도의 다른 바람을 인기하고, 이것이 수륜을 후려치면 그 상부는 응결하여 금륜(金輪,kāñcana-maṇḍala)이 되는데, 마치 잘 익은 젖[熟乳]을 가만히 놓아두면 위의 부분은 응고하여 막을 이루게 되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이전의 수륜은 감소하여 그 두께는 단지 8낙차(억)가 될 뿐이며, 그 나머지는 전변하여 금륜이 되었으니, 그것의 두께는 3억 2만 유선나이다.
이러한 수륜과 금륜의 두 세계는 100구지(俱胝,백억)의 세계에 각기 별도로 존재하며, 각각의 두 륜은 그 너비가 모두 동등한데, 이를테면 직경이 12억 3천 4백 50유선나이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를 둘러칠 경우 이 수의 세배가 된다. 즉 그 둘레는 36억 1만 3백 50유선나가 되는 것이다.
2) 9산(山)
3륜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9산(山)에 대해 논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소미로산(蘇迷盧山)은 중앙에 처해 있고
다음으로 유건달라산(踰健達羅山)과
이사타라산(伊沙馱羅山)과
걸지낙가산(朅地洛迦山)과
소달려사나산(蘇達黎舍那山)과
알습박갈나산(頞濕縛羯拏山)과
비나달가산(毘那怛迦山)과
니민달라산(尼民達羅山)이 있으며
4대주(大洲) 따위 밖에는
철륜위산(鐵輪圍山)이 있는데,8)
앞의 일곱 산은 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미로산은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물에 잠긴 부분은 모두 8만 유선나로서
묘고산(妙高山)은 나온 부분도 역시 그러한데
나머지 여덟 산은 그 반반으로 감소하며
너비는 모두 높이의 양과 동일하다.
논하여 말하겠다.
금륜 위에는 아홉 개의 큰 산이 있는데, 묘고산왕(妙高山王)이 그 중앙에 처해 있고,9) 나머지 여덟 산은 묘고산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이 여덟 산 가운데 앞의 일곱 산을 내산(內山)이라고 이름한다. 즉 이 일곱 번째 산 밖에는 대주(大洲) 등이 있고, 그밖에는 다시 철륜위산이 있어 마치 바퀴처럼 4대주의 세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쌍산(持雙山,즉 유건달라산) 등의 일곱 산은 오로지 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묘고산왕(山王)은 산 자체가 네 가지 보배로 되어 있다.
즉 북ㆍ동ㆍ남ㆍ서의 4면이 순서대로 금ㆍ은ㆍ폐유리(吠琉璃,vaiḍūrya,청색의 보석으로 猫眼石)ㆍ파지가(頗胝迦,sphaṭika, 수정을 말함)의 보배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보배의 위덕(威德)에 따라 그 색채가 허공에 나타나게 되니, 그래서 남섬부주(南贍部洲)의 허공은 폐유리의 색깔과 유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보배는 무엇으로부터 생겨난 것인가?
온갖 유정들의 업의 증상력에 의해 다시 큰 구름이 일어나 금륜 위에 비를 뿌리게 되니, 그 물방울은 수레바퀴만 하였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쌓이고 쌓인 물이 세차게 파도침에 그 깊이가 8만 유선나를 넘었는데, 맹렬한 바람이 그것을 뚫을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침에 따라 보배 등으로 변하여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금과 보배 등을 변화시켜 낳은 다음, 다시 업력에 의해 또 다른 바람이 인기되어 보배 등을 구별하여 [한군데로] 끌어 모아 [아홉] 산을 이루었고, [네] 대륙[洲]를 성립시켰으며, 물은 단 것과 짠 것으로 나누어 내해(內海)와 외해(外海)로 별도로 성립시켰던 것이다.
어떻게 한 종류의 물이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보배 등으로 생겨나게 되었던 것인가?
빗물은 능히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보배 등을 낳는 종자의 소의장(所依藏)이 될 수 있을뿐더러, 여기에 다시 온갖 종류의 위덕을 갖춘 맹렬한 바람이 그것을 뚫을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쳐 여러 가지 보배 등을 낳은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떠한 허물도 없다.
이와 같은 아홉 산은 금륜 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물에 잠긴 부분의 수량은 모두 다같이 8만 유선나이다. 그리고 소미로산의 경우 물 위로 나와 있는 부분 역시 그러하다.10) 그렇기 때문에 묘고산왕은
“아래로는 금륜으로부터 위로는 그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총 16만 유선나가 된다”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의 다른 여덟 산의 경우 물 밖으로 나온 높이의 수량은 내산(內山 즉 안쪽의 산)으로부터 바깥쪽의 산에 이르면서 점차 반반씩 감소하니, 이를테면 첫 번째 내산인 지쌍산이 물위로 나와 있는 부분은 4만 유선나이며, 나아가 최후인 철륜위산이 물위로 나와 있는 부분은 3백 12유선나 반이다.11)
그리고 이와 같은 9산 각각의 너비는 각기 물위로 나와 있는 자신의 높이의 양과 같다.
3) 8해(海)
9산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8해(海)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아홉] 산 사이에는 여덟 바다[八海]가 있으니
앞의 일곱 바다를 내해(內海)라고 이름하는데
첫 번째 바다의 너비는 8만이고
네 변[의 거리]는 각기 그 세 배이다.
다른 여섯 바다의 너비는 반반으로 좁아지며
여덟 번째 바다를 외해(外海)라고 이름하는데
[그 너비는] 3낙차(억) 2만에
3천2백여 유선나이다.12)
논하여 말하겠다.
묘고산으로부터 시작하여 최후의 철륜위산에 이르기까지 각 산들 사이에는 여덟 바다가 있는데, 앞의 일곱 바다를 내해(內海)라고 이름한다.
그리고 이 일곱 바다 중에는 모두 여덟 가지의 공덕수(功德水)로 채워져 있으니,
이를테면 첫째는 그 맛이 달며, 둘째는 차가우며, 셋째는 부드러우며, 넷째는 가벼우며, 다섯째는 맑고 깨끗하며, 여섯째는 냄새가 나지 않으며, 일곱째는 마실 때 목구멍이 손상되지 않으며, 여덟째는 마시고 나서 배가 아프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곱 바다 중 첫 번째 바다의 너비(즉 묘고산에서 지쌍산 사이의 거리)는 8만 유선나로서, 지쌍산의 안쪽 가장자리의 둘레의 길이에 근거하여 말해 보면 그 네 면의 수량은 각기 그것의 세 배가 될 것이니, 말하자면 각각의 변은 2억 4만 유선나가 된다.13)
그 밖의 여섯 바다의 너비는 [첫 번째 바다의] 반반으로 좁아지니, 이를테면 두 번째 바다의 너비의 양은 4만 유선나이며, 나아가 일곱 번째 바다의 너비의 양은 1천2백50유선나이다.
그러나 [본송에서] 이러한 바다의 둘레에 대해 설하지 않은 것은 번거롭기 때문이며, 앞에서 설한 너비에 준하여 알 수 있기 때문이다.14)
나아가 여덟 번째 바다를 이름하여 외해(外海)라고 하는데, 그곳에는 짠물로 가득 차 있다. 그 너비는 3억 2만3천 유선나에 2백87유선나 반을 더한 것이니, 87유선나 반을 [본송에서] ‘여(餘)’라는 말로 나타내었다.
4) 4대주(大洲)
8해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이제 마땅히 4대주(大洲)의 형태와 크기[量]의 차이에 대해 분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게송으로 말하겠다.
[외해] 중에 있는 대주(大洲)의 상(相)은
남쪽 섬부주(贍部洲)의 경우는 수레의 형태로
세 변은 각기 2천 유선나이고
남쪽의 변은 3유선나 반이다.
동쪽 비제하주(毘提訶洲)의 경우
그 상은 반달[半月]과 같으며
세 변은 섬부주와 같고
동쪽의 변은 3백 유선나 반이다.
서쪽 구타니주(瞿陀尼洲)의 경우
그 상은 둥근 달[滿月]과 같고15)
직경이 2천5백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이것의 세배이다.
북쪽 구로주(俱盧洲)는 네모난 자리와 같아16)
4면은 각기 2천 유선나로 동등하다.
중주(中洲)에도 또한 여덟 곳이 있는데
4대주 근처의 각기 두 곳이 바로 그것이다.
논하여 말하겠다.
외해 중에는 대주(大洲)가 네 곳 있는데, 이를테면 묘고산의 네 면과 마주하고 있다. 즉
남쪽의 섬부주(贍部洲, Jambu-dvīpa)는 북쪽은 넓고 남쪽은 좁은데, [남쪽을 제외한] 세 변(邊)의 너비가 동등하여 그 형태는 마치 수레와도 같다. 즉 남쪽 변의 너비는 오로지 3유선나 반일뿐이며, 다른 세 변의 너비는 각기 2천 유선나이다.
또한 오직 이 주에만 금강좌(金剛座)가 있는데, 위로는 땅 끝[地際]에 닿아 있으며 아래로는 금륜에 근거하고 있다. 장차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에 오르려고 하는 모든 최후신(最後身)의 보리살타(菩提薩埵)는 모두 이 금강좌 위에 앉아 금강유정(金剛喩定)을 일으키니,17) [최후신이 아닌] 그 밖의 소의신이나 [금강좌가 아닌] 다른 처소에서는 아무리 견고한 힘을 소유하였을지라도 능히 이러한 선정을 지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동쪽의 승신주(勝身洲, Pūrvavideha-dvīpa, 본송에서 비제하주)는 동쪽은 좁고 서쪽은 넓은데, [동쪽을 제외한] 세 면의 너비는 동등하여 그 형태가 마치 반달과도 같다. 즉 동쪽 면의 너비는 3백5십 유선나이며, 나머지 세 변은 각기 2천 유선나이다. 이 동쪽 주의 동쪽 변은 남쪽 주의 남쪽 면보다 넓기 때문에, 동쪽의 승신주는 반달과 같고, 남쪽의 섬부주는 수레와 같다고 한 것이다.
서쪽의 우화주(牛貨洲, Avaragodānīya-dvīpa, 본송에서 구타니주)는 그 형태가 둥근 만월과 같은데, 직경이 2천5백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7천 유선나 반이다.
북쪽의 구로주(俱盧洲, Uttarakuru-dvīpa)는 그 형태가 네모진 자리[方座]와 같아 네 변의 너비가 동등하여 각각의 면은 2천 유선나이며, 그 둘레는 8천 유선나이다.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주(洲)의 형상에 따라 그곳 사람들의 얼굴 모습도 역시 그러하다.
① 8중주(中洲)
다시 여덟 곳의 중주(中洲)가 있으니, 이는 대주(大洲)에 딸린 권속이다.
즉 4대주 가장자리에 각기 두 곳의 중주가 있기 때문으로,
남섬부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차말라주(遮末羅洲, Cāmara-dvīpa, 猛牛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벌라차말라주(筏羅遮末羅洲, Avaracāmara-dvīpa, 勝猛牛로 번역됨)이다.
동승신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제하주(提訶洲, Deha-dvīpa, 身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비제하주(毘提訶洲, Videha-dvīpa, 勝身으로 번역됨)이다.
서우화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사체주(舍搋洲, Śāṭha-dvīpa, 諂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올달라만달리나주(嗢怛羅漫怛里拏洲, Uttaramantriṇa-dvīpa, 上義로 번역됨)이다. 북구로주 가장자리에 있는 두 곳의 중주란,
첫 번째는 구랍바주(矩拉婆洲, Kurava-dvīpa, 勝邊으로 번역됨)이며, 두 번째는 교랍바주(憍拉婆洲, Kaurava-dvīpa, 有勝邊으로 번역됨)이다.
이러한 일체의 중주는 모두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하등의 저열한 업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태어나기 때문에 거기에 머무는 이들의 신체의 형태는 비천하고 누추하다.
그런데 유여사는 설하기를,
“차말라주에는 나찰사(那刹娑,rākṣasa)가 살고 있으며, 그 밖의 주에는 모두 사람이 산다”고 하였다.
5) 남섬부주(南贍部洲)의 산하
여러 주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그렇다면] 무열뇌지(無熱惱池)는 어디에 있으며, 그 크기는 어떠한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이 주(洲) 북쪽에 아홉 흑산이 있고
설산(雪山)과 향취산(香醉山) 사이에
무열지(無熱池,즉 阿耨達池)가 있으니
그 가로 세로의 너비는 50유선나이다.
논하여 말하겠다.
지교(至敎)에서는 이러한 남섬부주에 대해 설하는 중에, 중인도(남섬부주의 중앙)로부터 점차 북쪽으로 향하여 가면 세 곳에 각기 세 겹의 흑산(黑山)이 있고, 흑산 북쪽에는 대설산(大雪山,Mahāhimalaya-giri)이 있으며, 대설산 북쪽에는 향취산(香醉山,Gandhamādana-giri)이 있다고 하였다.
바로 이 대설산 북쪽, 향취산 남쪽에 무열뇌(無熱惱,Anavatapta, 혹은 Anotatta, 즉 阿耨達)라고 하는 큰 못이 있다.
그리고 바로 이곳의 네 면으로부터 네 가지 큰 강물이 흘러나와 네 대해로 나아가니, 첫째는 긍가하(殑伽河,Gaṅgā)이며, 둘째는 신도하(信度河,Sindhu)이며, 셋째는 사다하(徙多河,Śītā)이며, 넷째는 박추하(縛芻河,Vakṣu)이다.18)
무열뇌지는 가로 세로의 너비가 똑같은데, 네 면의 너비는 각기 50유선나이다. 여덟 가지 공덕수(功德水)가 그 안에 가득 차 있는데, 신통력을 얻은 사람이 아니라면 능히 그곳에 이르기 어렵다.
그리고 이 못 가에는 섬부(贍部,jambu) 나무의 숲이 있는데, 나무의 형태는 높고도 크며, 그 과실은 달고 맛있다. 바로 이 숲에 의거하여 [이 주(洲)를] ‘섬부주’라고 이름하였다.
혹은 이 나무의 과실에 의해 이 주의 호칭을 [‘섬부주’라고] 설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6) 날락가(捺洛迦,지옥)
다시 날락가(捺落迦, naraka,즉 지옥)는 어떤 곳에 위치하며, 그 너비의 양은 얼마이며, 몇 가지나 있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이 주(洲) 밑으로 2만 유선나를 지나면
무간(無間)이 있어 그 깊이와 너비는 동일하며
다시 그 위에는 일곱 날락가가 있는데
이 여덟 지옥에는 모두 열여섯 ‘증(增)’이 있다.
즉 뜨거운 잿불과 송장의 똥오줌과
날카로운 칼날과 뜨거운 강물의 ‘증’이 있어
각기 각 날락가의 사방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 밖에도 차가운 여덟 지옥이 있다.
① 8열지옥(熱地獄)
논하여 말하겠다.
이 남섬부주 밑으로 2만 유선나를 지나게 되면 아비지(阿鼻旨,Avīci, 즉 無間)라는 대날락가(大捺落迦)가 있어 그 깊이와 너비는 앞의 거리(남섬부주에서의 거리)와 동일하니, 말하자면 각기 2만 유선나이다. 따라서 그 밑바닥은 이 섬부주로부터 4만 유선나 떨어져 있다.
어떠한 연유에서 오로지 이 남섬부주 아래에만 무간지옥이 존재하는 것인가?
오로지 이 주(남섬부주)에서만 극중한 악업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도병(刀兵) 등의 재앙은 오로지 이 주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며, 오로지 이 주의 사람들만이 지극히 예리한 근기를 갖기 때문이다.
그리고 즐거워할 틈[間]이 없기 때문에 ‘무간’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으로, 그 밖의 다른 지옥 중에서는 비록 이숙(異熟)의 즐거움은 없다고 할지라도 등류(等流)의 즐거움은 존재하기 때문에 크나큰 허물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거기에는 공간적인 틈[隙]이 없기 때문에 ‘무간’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되었던 것으로, 비록 유정의 수는 적을지라도 몸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설하였다.
“여기서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쉴 사이[間]가 없다.19) 이를테면 그들은 각기 백 개의 못을 몸에 박고 6촉문(觸門,안촉 내지 의촉)에서 항상 극심한 괴로움을 향수한다. 또한 뜨거운 쇠로 된 땅[熱鐵地]에 살 뿐만 아니라 쇠 울타리에 에워싸여 뜨거운 불길이 서로에 미쳐 일찍이 잠시라도 쉴 틈이 없었다.
몸은 뜨거운 열에 데여 괴로움에 핍박되니,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 비록 사방에 문이 있어 멀리서 열리는 것을 보았을지라도 뛰쳐나가려고 하기만 하면 바로 닫혀버린다. 구하는 것을 이룰 수가 없으니, 독한 원한에 사무쳐 자신의 몸을 땔감으로 삼아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에 던져 사지와 몸을 태우고 뼈와 살을 불사르지만, 그럼에도 악업을 지녔기에 끝내 죽음에도 이르지 않는다.”
그 밖의 일곱 날락가는 무간지옥 위에 존재하는데, 겹겹이 쌓여있다.
그 같은 일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극열(極熱)이며, 둘째는 염열(炎熱)이며, 셋째는 대규(大叫)이며, 넷째는 호규(號叫)이며, 다섯째는 중합(衆合)이며, 여섯째는 흑승(黑繩)이며, 일곱째는 등활(等活)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일곱 날락가는 무간지옥 옆에 있다”고 하였다.
즉 안과 밖, 자신과 타인의 몸이 모두 맹렬한 불길을 낳고 서로가 서로를 태워 해치니, 뜨거움 중의 지극한 곳이기 때문에 ‘극열(pratāpana)’이라 이름하였다.
뜨거운 불길이 몸을 따라 전전하고 주위를 활활 불태우니, 뜨거운 괴로움에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염열(tapana)’이라 이름하였다.
지극한 괴로움에 핍박되어 크고 혹독한 소리를 내지르고 비탄의 절규로서 원한을 말하기 때문에 ‘대규(mahāraurava)’라고 이름하였다.
온갖 괴로움에 핍박되어 다른 이들을 슬프게 부르며 원한에 사무친 절규의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호규(raurava)’라고 이름하였다.
괴로움을 주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몸을 핍박하고 무리지어[合黨] 서로를 해치기 때문에 ‘중합(saṃghāta)’이라고 이름하였다.
먼저 검은 쇠사슬로써 몸과 팔 다리를 묶어놓고서 그 다음에 칼과 톱으로 베고 자르기 때문에 ‘흑승(kālasūtra)’이라고 이름하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괴로움에 몸을 핍박당해 자주 번민하여 죽을 듯하다가도 본래대로 다시 소생하여 [다시 괴로움에 핍박되기] 때문에 ‘등활(saṁjīva)’이라고 이름하였다. 이를테면 그곳의 유정은 비록 칼로 잘리고, 바늘로 찔리고, 맷돌에 갈리고, 절구에 찧기는 등의 여러 가지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그는 잠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게 되면 다시 본래대로 소생하니, 이전과 동등한 상태로 살아나기 때문에 ‘등활’이라는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이다.
② 8열지옥의 16증(增)
이러한 여덟 날락가의 증(增)에는 각기 열여섯 곳이 있다.20)
즉 각 날락가의 네 문 밖에 각기 네 가지의 ‘증’이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지 그러한 결정적인 수로 나타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박가범(薄伽梵)께서도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덟 날락가는
참으로 벗어나기 어렵다고 나는 설하니
뜨거운 쇠로써 땅을 삼으며
주위는 쇠 담으로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옥의 4면에는 비록 네 문이 있지만
철부채[鐵扇]로써 열고 닫으며
그 너비의 분량을 교묘히 배치하여
각각에 열여섯 곳의 증(增)이 있기 때문이다.
너비가 수백 유선나인 그곳은
악업을 지은 이들로 가득한데
뜨거운 불꽃이 두루 퍼져 넘실대며
맹렬한 불길이 늘 이글거리기 때문이다.21)
즉 이러한 열여섯 곳 중에서는 괴로움을 받는 것이 극도로 증가하여 본래의 지옥보다 더하기 때문에 ‘증(增)’이라고 말하였다.
혹은 여기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괴로움을 받으며, 괴로움을 주는 도구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증’이라고 말하였다. 혹
은 지옥에서 이미 그에 적합한 괴로움을 받고 나서 다시 거듭하여 이러한 괴로움을 당하기 때문에 ‘증’이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어떤 이는
“유정이 지옥을 나와서도 다시 이러한 괴로움과 조우하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설하여 ‘증’이라 이름하였다”고 설하였다.
[지옥의 사방 각] 문에는 네 가지의 ‘증’이 있다고 하였는데, 그곳의 명칭은 어떠한가?
뜨거운 잿불의 증[煻煨增, 구역에서는 熱灰園]과
송장의 똥오줌의 증[屍糞增, 구역에서는 死屍園]과
날카로운 칼날의 증[鋒刃增, 구역에서는 刃路園]과
뜨거운 강물의 증[烈河增, 구역에서는 熱江園]이 바로 그것이니,
각 문의 네 가지 ‘증’은 그 명칭이 모두 서로 비슷하다.
‘뜨거운 잿불의 증’이란,
이를테면 이러한 ‘증’에서는 뜨거운 재가 무릎까지 차는데, 그 양은 넓고도 넓어 수 유선나에 이른다. 유정이 그곳을 노닐면서 잠시라도 그의 발을 내려놓게 되면 피부는 물론이고 살과 피도 모두 불에 타 문드러지게 된다. 그러나 만약 발을 들게 되면 다시 생겨나 본래의 상태대로 회복된다.
‘송장의 똥오줌의 증’이란,
이러한 ‘증’ 중에는 송장의 똥오줌이 진창으로 가득한데, [이러한 똥오줌의] 여울을 디디면 냄새가 진동하며 사람을 깊이 침몰시킨다.
또한 그 넓이는 앞의 잿불의 증과 같다.
여기에는 입은 날카롭기가 침과 같고, 몸은 희며 머리는 검은 낭구타(娘矩吒)라고 하는 벌레가 수없이 우글거려 유정이 그곳에 노닐게 되면, 그들은 모두 살갗을 뚫고 뼛속으로 파고 들어간 이 벌레들에게 골수를 먹힌다.22)
‘날카로운 칼날의 증’이란,
이러한 ‘증’에는 다시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칼날의 길[刀刃路]’이니,
이를테면 여기에서는 칼날을 쭉 늘어놓고서 그것을 큰길로 삼았다. 그래서 유정이 그곳을 노닐면서 잠시라도 그의 발을 내려놓게 되면 피부는 물론이고 살과 피가 모두 끊어지고 부서져 버리고 만다. 그러나 만약 발을 들게 되면 다시 생겨나 본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두 번째는 ‘칼 잎의 숲[劍葉林]’이니,
이를테면 이 숲의 나무 잎은 순전히 날카로운 칼날로 되어 있어 유정이 그 아래서 노닐다가 바람이 불어 그 잎이 떨어지게 되면 팔 다리와 몸[肢體]은 그것에 잘리고 찔리며, 끝내 뼈와 살점이 말라 떨어진다. 그러면 까마귀와 박(駮, 범을 먹는 말과 비슷한 짐승)과 개가 쳐 쓰러지게 하여 머리를 깨물고 발을 물고, 목을 물어뜯고 어깻죽지를 뜯어내며, 배를 가르고 심장을 후려치고 씹어 삼킨다.
세 번째는 ‘쇠 가시의 숲[鐵刺林]’이니,
이를테면 이 숲 안에는 높이가 사람 키의 백 배도 넘는 쇠로 된 나무가 높이 솟아 있는데, 거기에는 길이가 열여섯 마디 정도나 되는 날카로운 쇠 가시가 박혀있어 유정들이 괴로움에 핍박당해 이 나무를 오르내릴 때면 그 같은 가시의 날카로운 칼날이 아래위에서 그를 찌르고 꿰뚫는다. 여기에는 또한 부리가 쇠로 된 새[鐵嘴鳥]가 있어 유정의 눈알이나 심장과 간을 다투어 쪼아 먹는다.
이처럼 ‘칼날의 길’ 등의 세 가지는 비록 그 종류는 각기 다를지라도 쇠로 된 무기[鐵仗]라는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하나의 ‘증’(즉 칼날의 증)에 포섭시킨 것이다.
‘뜨거운 강물의 증’이란, 이를테면 이러한 ‘증’의 강물은 매우 넓을뿐더러 그 안에는 뜨겁고 짠물이 가득 차 있다. 만약 유정이 거기에 빠지거나, 혹은 떠 있거나, 혹은 가라앉거나, 혹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혹은 따라 내려가거나, 혹은 가로 질러가거나, 혹은 돌아가거나 간에 쪄지고 삶겨져 살과 뼈가 문드러진다.
마치 큰 가마솥 안에 잿물을 가득 채운 다음 호마(胡麻,깨)나 쌀 등을 넣고 아래에서 불을 맹렬하게 지피게 되면, 호마 등은 그 안에서 아래위로 빙빙 돌면서 그 자체 불어 문드러져 터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정도 역시 그러하다.
설사 도망가려고 해도 양 강둑 위에는 여러 옥졸(獄卒)들이 손에 칼과 창을 들고 지키면서 [계속] 돌게 하므로 나갈 수가 없다.
또 다른 옥졸들은 큰 쇠 그물을 펼쳐 모든 유정들을 걸러내어 강둑 위에 올려놓고서 구리 녹인 물을 그의 입에 쏟아 붓고, 뜨거운 쇠 구슬을 삼키게 하는 등 온갖 괴로움을 겪게 하고서는 다시 강물 안으로 던져 넣는다.
이러한 강물의 ‘증’은 성을 싸고 있는 해자[塹]와 같으며, 앞의 세 가지 ‘증’은 동산[園]과 유사한데, 그것들은 온갖 대지옥을 에워싸 그것을 장엄하고 있다.
여덟 가지 뜨거운[熱] 날락가에 대해 이미 논설하였다.
③ 8한지옥(寒地獄)과 고지옥(孤地獄)
차가운[寒] 날락가에도 역시 여덟 가지 종류가 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알부타(頞部陀)이며, 둘째는 니랄부타(尼刺部陀)이며, 셋째는 알찰타(頞哳陀)이며, 넷째는 확확바(臛臛婆)이며, 다섯째는 호호바(呼呼婆)이며, 여섯째는 올발라(嗢鉢羅)이며, 일곱째는 발특마(鉢特摩)이며, 여덟째는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이다.23)
이는 곧 여기에 머무는 유정들이 혹독한 추위에 핍박됨으로써 몸과 소리와 [추위에 부르터서 생겨난] 물집의 변화정도에 따라 이러한 차별적인 명칭을 설정하게 된 것으로, 이를테면 순서대로 두 가지와 세 가지와 세 가지가 그러한 것이다.24)
이러한 차가운 지옥은 4대주를 둘러싸고 있는 철륜위산 밖에 있는데, 지극히 어두운 곳이다. 거기에는 항상 매우 거세게 부는 차가운 바람이 있어, 위 아래로 부딪치고 종횡으로 소용돌이친다.
이에 따라 유정은 한곳에 모여 서로[의 체온]에 의존할지라도 혹독한 추위는 몸을 도려내니, 살갗은 부풀어 터지고 몸은 떨다가 나자빠져 굳어진다.
(알부타와 니랄부타의 경우) 또한 [유정들은] 각기 다른 소리를 토해내며(알찰타ㆍ확확바ㆍ호호바의 경우), 물집이 터지고 갈라져 마치 세 가지 꽃(청련ㆍ홍련ㆍ대홍련)의 모양처럼 된 것으로, 이는 대개 현성(賢聖)을 비방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괴로움의 과보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설하기를,
“이러한 지옥은 뜨거운 지옥과 나란히 붙어 있다”고 하였다.
즉 남섬부주는 마치 곡식을 쌓아놓은 것처럼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옥(8열지옥과 8한지옥)을 포용할 수 있는 것으로,25) 그렇기 때문에 대해(大海)는 점점 깊어질수록 [그 너비는]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이상의 열여섯 가지 지옥(8熱과 8寒지옥)은 다 모든 유정의 증상업에 의해 초래된 것이다.
그러나 그 밖의 고(孤)지옥은 각기 개별적인 업[別業]에 의해 초래되는 것으로,26) 어떤 경우에는 다수의 유정, 혹은 두 명의 유정, 혹은 한 명의 유정에 의해 초래되기도 한다.
또한 [머무는 처소도 일정하지 않아] 혹 어떤 것은 강이나 하천, 산간, 광야 근처에 머물기도 하고, 혹은 어떤 것은 지하나 공중에 머물기도 하며, 혹은 그 밖의 다른 곳에 머물기도 한다.
④ 옥졸(獄卒) 등 그 밖의 문제
그리고 무간과 대열과 염열의 세 지옥의 경우, 거기에는 모두 옥졸이 지키는 일이 없으며,27) 대규와 호규와 중합의 세 지옥에는 적은 수의 옥졸이 있을 뿐이니, 염마왕(琰魔王)의 사자가 때때로 왕래하여 그들을 순검하기 때문이다.28)
그러나 그 밖의 지옥에는 모두 옥졸이 지키고 있다. 즉 그곳은 유정(有情)과 무정(無情)과 다른 존재[異類]의 옥졸들이 지키면서 죄를 지은 유정들을 다스리고 벌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옥의] 불은 그들을 태우지 않는데, 유정의 옥졸일 경우 그들의 신체는 다른 대종을 별도로 품수(禀受)하였기 때문이다. 혹은 업력에 의해 불로부터 차단 격리되어 있기 때문이다.29)
일체의 지옥에서의 몸의 형태는 모두 서있는 모양이다. 또한 태초에는 성어(聖語, 바라문의 말로서 범어)와 동일한 말을 사용하였으니, 일찍이
“그대는 사람들 중에 있으면서 욕심이 지나침을 관찰하지 않았다.
또한 범지(梵志) 사문의 가르침을 계승하지도 공경하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러한 극심한 괴로움을 받게 된 것이다”라고,
성어로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이를 듣고 이해하여 참회의 마음을 낳을지라도 그 다음은 분명하지 않으니, 괴로움에 핍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지옥의 기세간이 분포되어 있는 모습은 이상과 같다.
7) 방생과 아귀
방생(傍生,즉 짐승)이 머무르는 곳은 이를테면 물과 육지와 공중이다. 이러한 생류의 색깔과 형태[顯形]의 차별은 무변(無邊)으로, 그들 몸의 행상은 소수만이 서있는 모양[竪]일 뿐 대개는 몸을 뉘어서 옆으로 기어 다니는 것[傍]들이다.
또한 그것들은 본래 바다에 살았지만, 그 후 5취(趣)로 흘러들게 되었다.
그리고 태초에는 다 같이 성어(聖語)를 사용하였지만, 그 후 점차 서로 어긋나게 되었다.
모든 아귀의 본래 주처는 염마왕(琰魔王)의 도성이었지만, 이로부터 전전(展轉)하여 다른 곳으로도 흩어져 가게 되었다. 즉 이 남섬부주의 남쪽 가장자리 바로 아래로 깊이 5백 유선나를 지나면 염마왕의 도성이 있는데, 그 폭과 너비의 양도 역시 그러하다.
아귀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으니, 이를테면 재물이 없는 아귀와 적은 아귀와 많은 아귀가 바로 그것이다.
재물이 없는 아귀에는 다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불타는 입과 바늘 입과 냄새나는 입을 가진 아귀이다.30)
재물이 적은 아귀에도 역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침으로 된 털의 아귀와 냄새나는 털의 아귀와 목에 혹이 난 아귀이다.31)
재물이 많은 아귀에도 역시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테면 희사(希祀)와 희기(希棄)와 대세(大勢)의 아귀이다.32)
이상 아홉 아귀에 대한 자세한 해석은 『순정리론』에서와 같다.
그런데 온갖 아귀 중 어떠한 위덕(威德)도 갖지 않는 아귀는 오로지 북구로주를 제외한 세 주(洲)에만 존재하며, 만약 위덕을 갖은 아귀라면 천상에도 역시 존재한다.
[예컨대] 남섬부주 서쪽에는 오백여 곳의 모래톱[渚]이 있는데, 이 중의 두 곳은 오로지 아귀들만이 사는 곳이다.
[두 곳의] 모래톱에는 각기 250여 곳의 성이 있어 이 중 한 곳의 모래톱의 성에는 위덕을 갖은 아귀가 머물며,
다른 한 곳의 모래톱의 성에는 위덕을 갖지 않은 아귀가 머물고 있다고 한다.
온갖 아귀들은 대부분 곳곳이 서서 가는 형상이다.
또한 겁초에는 모두 다 같이 성어(聖語)를 사용하였지만, 그 후 처소가 달라짐에 따라 여러 가지 말로 어긋나게 되었다.
8) 해와 달
해와 달이 머무는 곳의 너비 등의 뜻은 [어떠한가]?
게송으로 말하리라.
해와 달은 소미로산의 중턱에 있는데
[그 직경은 각기] 51과 50유선나이며
밤중과 일몰과 한낮[日中]과
일출은 4대주에서 같은 시간이다.
비 오는 계절[雨際]의 두 번째 달의
후반 제9일부터 밤은 점차 길어지고
추운 계절[寒際]의 네 번째 달도 역시 그날부터
밤이 짧아지며, 낮은 이와 반대이다.
낮과 밤에 납박(臘縛)이 증가하는 것은
[해가] 남쪽 길과 북쪽 길로 운행할 때이며
[달은] 해에 가까이 갈 때 자신의 그림자에 덮이니
그래서 달의 바퀴가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논하여 말하겠다.
해와 달과 뭇 별들은 무엇에 의지하여 머무는 것인가?
바람[風]에 의지하여 머문다. 이를테면 온갖 유정들의 업(즉 共業)의 증상력이 함께 바람을 견인하여 일으키니, 그러한 바람이 묘고산을 돌고 공중을 선회하여 해 등을 운행시켜 그것들로 하여금 멈추거나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이곳(즉 남섬부주)으로부터 몇 유선나 떨어져 있는가?
지쌍산의 꼭대기(즉 4만 유선나)에 있으니, 그곳은 바로 묘고산의 중턱과 나란히 하는 곳이다.
해와 달의 직경은 몇 유선나인가?
해는 51유선나이며, 달은 오로지 50유선나일 뿐이다. 별의 경우 가장 작은 것은 반 구로사(俱盧舍)이며,33) 가장 큰 것은 16유선나이다.
4대주의 해와 달은 각기 별도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4대주의 해와 달은 동일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네 곳에서 해야 할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해 4대주에서 동시에 뜨고 동시에 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떠한가?
한밤중이거나, 해가 지거나, 한낮이거나, 해가 뜨는 4대주의 시간은 동일하니, 북구로주, 남섬부주, 서우화주, 동승신주는 중앙의 묘고산과 떨어져 서로 상대하며 머물기 때문이다.
만약 북구로주가 한밤중이면, 남섬부주에서는 바로 한낮이고, 동승신주에서는 해가 지며, 서우화주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이다. 또한 만약 서우화주가 한낮이면, 동승신주에서는 바로 한밤중이고, 남섬부주에서는 해가 지며, 서구로주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인데, 그 밖의 경우에 대해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즉 어떤 주에 해가 중천에 있거나[日中] 달이 중천에 있으면[月中], 이와 서로 대응하여 다른 두 주에서는 각기 상응하는 바에 따라 그것이 서쪽에서 지고 동쪽에서 떠올라야 할 것이며, 제3의 주에서는 한밤중이거나 한낮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만약 어떤 때 동승신주와 서우화주에 순서대로 해가 중천에 떠 있고(즉 한낮), 달이 중천에 떠 있다면(즉 한밤), 이때 빛[光, 즉 해]과 밝음[明, 즉 달]은 4대주에 모두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34) 그
러나 빛의 작용은 동ㆍ남주에만 존재하고, 서ㆍ북주에는 오로지 밝음의 작용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두 가지 작용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북ㆍ남주에서 이다.
즉 남섬부주에서는 해가 뜨는 것과 달이 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달이 뜨는 것과 해가 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은 이를테면 북구로주이다.
그리고 동승신주는 오로지 해만을 볼 수 있다면,
오로지 달만을 볼 수 있는 곳은 이를테면 서우화주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 밖의 다른 예(例)에 대해서도 마땅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① 밤과 낮의 길이의 변화
어떠한 이유에서 밤과 낮은 짧아지기도 하고, 길어지기도 하는 것인가?
해(태양)가 이 주(즉 남섬부주)를 운행하는 길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 오는 계절[雨際]의 두 번째 달의 후반 제9일째부터는 밤이 점차 길어지고, 추운 계절[寒際]의 네 번째 달의 후반 제9일째부터는 낮이 점차 짧아진다.35)
[더운 계절]
월 | 음력 | 양력 | |
제달라(制呾羅, caitra, 좌동) | 1월~2월 | 3월~4월. | |
폐사가(吠舍佉, vaiśākha, 좌동) | 2월~3월 | 4월~5월. | |
서금타(逝琴吒, jyaiṣṭha, 誓琴據) | 3월~4월 | 5월~6월. | |
알사다(頞沙茶, āsaādha, 阿沙茶) | 4월~5월 | 6월~7월. |
[비오는 계절]
월 | 음력 | 양력 | |
실라벌나(室羅伐拏, śrāvaṇa, 室羅筏拏) | 5월~6월 | 7월~8월 | |
바달라발타(婆達羅鉢陀, bhādrapada, 좌동) | 6월~7월 | 8월~9월 | |
알습박유사(頞濕縛瘐闍, āśvayuja, 呵濕縛瘐闍) | 7월~8월 | 9월~10월 | |
가랄저가(迦刺底迦, kārttika, 羯栗底迦) | 8월~9월 | 10월~11월 |
[추운 계절]
월 | 음력 | 양력 | |
말가시라(末加始羅, mrgaśīrṣa, 末伽始羅) | 9월~10월 | 11월~12월 | |
보사(報沙, pauṣa, 좌동) | 10월~11월 | 12월~1월 | |
마가(磨佉, māgha, 磨伽) | 11월~12월 | 1월~2월 | |
파륵루나(頗勒寠拏, phālguna, 頗勒寠那) | 12월~1월 | 2월~3월 |
따라서 비 오는 계절 제2월 후반 9일은 바달라발타월의 음력 7월의 9일에, 추운 계절 제4월의 후반 9일은 알륵루나월의 음력 1월의 9일에 해당하며, 이날이 바로 가을과 봄의 중간 날이다. 그리고 이로 볼 때 밤이 제일 긴 동지는 말가시라월의 후반, 즉 음력 10월 초순에, 낮이 제일 긴 하지는 서금타월의 후반, 즉 음력 4월 초순에 해당한다.
그리고 낮이 길어지고 짧아지는 것은 이와 반대이니, 밤이 점차 길어질 때에는 바로 낮이 점차 짧아지고, 밤이 점차 짧아질 때에는 바로 낮이 점차 길어진다.
그렇다면 낮과 밤이 길어질 때에는 하루의 낮 밤이 얼마만큼 길어지는 것인가?
1납박(臘縛)씩 증가하며,36) 낮 밤이 짧아지는 시간의 양도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해가 이 남섬부주를 운행함에 있어 남쪽으로 향하거나 북쪽으로 향하면, 그 순서대로 밤이 길어지거나 낮이 길어진다.
어떠한 까닭에서 월륜(月輪)은 흑반(黑半, 즉 보름 이후)이 끝나는 상태나 백반(白半, 보름 이전)이 시작하는 상태에 있을 때 일그러져 보이는 것인가?
『세시설론(世施說論)』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37)
“달의 궁전[月宮]이 운행하다 일륜(日輪)에 가까워짐으로써 달은 일륜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침해당하고, 여타의 가장자리는 그림자를 낳아 스스로 월륜(달의 바퀴)을 가리게 되니, 이때 원만하지(둥글지) 않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치상으로도 필시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이니, 그때도 역시 분명하지는 않으나 월륜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로 말미암아 해가 지면서 달이 문득 떠오를 때 서로가 지극히 멀리 떨어져 있어 달의 원만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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