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전화오면 받는게 고역이다.
목이 따갑고 아픈건 두번째고 목소리가 나오지않아 불편하다.
말을 해도 목소리가 안나오니
문자를 보내라고해서 소통을 하고 있다.
아들이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맞춘 교복 바지통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줄여야겠다며 주말에 안동을 다녀오자고 했다.
주말아침~ 늦잠 자고 밥 먹고 오전내내 미적거리더니 마음이 바뀌어 혼자 안동에 다녀오란다.
쉬어야 나을텐데 네가 안갈거면 다음에 가자 했더니 엄마가 까르보나라 꼭 해준다고 약속했으니까 재료도 사고 교복도 수선하고 무조건 다녀오란다.
고집쎈 아들과 싸우기 싫어서 길을 나섰다.
안동에 사는 숙이언니에게 이비인후과를 소개 해달라고 했더니 이왕 나왔으면 차 한잔 마시고 가라해서 교복을 수선하고 한살림 매장에 들렀다.
목 아픈데 먹으려고 도라지액을 구입한 후에 서후면 으로 갔다.
체험장 준비하랴~ 이사하랴~ 주변 정리로
바쁜중에도 반가이 맞아주니 고맙다.
일 하는 아저씨들 참 줄라고 빵을 샀는데 안먹는다케서 빵이 그냥 남았는데 아들 갔다줘라~ 하며 빵을 내놓는다.
라면이 한박스 들어왔는데 우리는 식구가 적어서 먹을 사람이 없다. 가 가서 아들 끼리주라~ 하면서 박스에서 한봉지를 꺼내고 모두 싸주신다.
니 목소리가 왜 글노?
빨리 나아야될낀데 하시며 생강말랭이도 싸주고
감기는 비타민 많이 먹는게 좋다며 천혜양도 싸주신다.
아플때는 푹 쉬고, 다 나으면 일이 바쁘자나~
일 하다가 목도 축여라~ 하며 맥주도 한캔 넣어주신다.
토종씨앗 담을때 쓰라고 모아놓은 빈병도 한보따리 주신다.
차 한잔 마시러 오라더니 박스에 이것저것 싸서 넣는 모습을 보고있느니 무엇을 얻어서라기 보다 나를 생각해 주는 그 마음이 예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주말이라 교복을 수선하고나니 오후여서 병원은 들리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함께 차를 마시며 보낸 시간이 선물이고 감동이어서 병원 처방보다 더 좋은 치료제인듯 목감기가 금방 나을거같은 기분이다.
아들이 까르보나라를 해달라고 노래를 부르다 말겠지 했는데 안해줬더니 해준다면서 왜 안해주는데? 언제 해줄건데? 이번주에는 되려나~ 하면서 해준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까르보나라 노래를 계속 부른다.
차를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까르보나라 재료를 구입하러 들렀다.
작은병에 들어있는 소스 가격이 5,000원~9천원 정도에 종류별로 줄을 서 있다.
영양 정미소에서 쌀 20kg 한자루에 4만원인데 손바닥만한 소스 500g 용량의 가격을 보니 농산물과 가공품의 가격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까르보나라는 화이트루를 만들어서 크림과 우유로 소스를 만드는데 백종원이 방송에서 계란과 치즈로 까르보나라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까르보나라 먹는게 소원이라고 해줄때 까지 찡얼거리는 아들의 성화를 잠재우기 위해 백종원 까르보나라를 만들수 있는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스파게티면, 파마산치즈, 올리브유, 베이컨을 구입했다.
양파, 계란, 대파, 후추는 집에 있으니까....
집에 TV가 없어도 태블릿으로 마리텔을 애청하는 아들은 수시로 백종원의 요리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국적도 없고 건강에 도움 안되는 쿡방, 먹방 좀 그만했으면.....
유명인들이 TV에서 하면 따라쟁이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농산물이 외면 당하고 밥상이 망가지고 있다.
까르보나라 먹고싶어 죽겠다는데 이름만 별나지~
어렵지도 않은 간단한걸 안해줄 수도 없고....
에휴~~~
영양에서는 재료를 구하지 못하는 까르보나라를 해달라는 아들의 등쌀에 안동에 나갔다가 숙이언니네 마실 다녀온 덕분에 여유로워졌다.
언니가 싸주신 천혜향을 먹는 지금
입 안에 퍼지는 상큼한 맛과 향에 목감기가 다 나은듯한 기분이다.
아플때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을 만나니 사람도 약이 되는구나 싶다.
숙이언니~ 고마워요.
아들~ 엄마 좀 쉬자. 그만 좀 보채라~!!
첫댓글 저도 요 며칠 기침이 쉬 사그라지지 않네요~3일씩 고열로 끙끙 앓던 애들 뒷수발에 지쳤는지 ㅋㅋ 그래도 다행히 열은 안나서 버틸만 합니다^^; 좋은 분을 곁에 두셔서 행복하시겠습니다^^;
정성가득한 선물이 한가득이네요. 얼릉낫기를 바랩니다.
생강말랭이도 해먹네요. 생강편강만 만들어 먹었는데.
ㅎㅎ...까르보나라..ㅎㅎ
음...자제분을 얼릉 빨리 독립시켜야 될 듯.ㅎㅎ
잘 보았습니다. ^^*
자식 사랑이 남다르네요... ^^*
교복 바지통 안줄이면 달달 볶으니 싸우기 싫어서 다녀온거예요.
등지고 웬수 안되려고 제가 조금 더 노력중인거지요.
고1 하고 싸워봐야 우기기대장이라 답이 없어요.
빨리 카랑카랑 나으시길~~ ^^
요즘 신식은 교복도 찰싹 붙어야 된다네요^^
나무아래님께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子님~ ㅋㅋ
아들 둘만 되었어도 몸이 남아나지않겠습니다. 해달라는대로 다 해 주어야 하니
그래도 요즈음은 딸이 선호되나 봅니다.ㅎㅎ
이럴때 딸 같으면 엄마대신 밥도 청소도 하고 살갑게 대할텐데...
건강하셔요. 감기 들어오면 쉬시고....
먼지도 많고 기온차도 있고 요즘 감기는 독하더라구요. 가장 좋은 치료는 푹 쉬는건데...
저는 둘째가 해준 까르보나라 지난주말에 먹었습니다.
자랑질하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