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아발다라보경 제3권
27. 부처님의 백천 가지 생애
이때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왜 세존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널리 말씀하시기를
‘내가 곧 과거의 모든 부처였다’고 하시며,
‘갖가지로 태어났었으니, 나는 그때 만타(漫陀)전륜성왕이었고,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큰 코끼리였고, 앵무새였고, 석제환인(釋提桓因)이었고, 선안선인(善眼仙人)이었다’고 말씀하시는 등,
이와 같은 백천 가지 생애에 대해 경에서 말씀하셨습니까?”
[네 가지가 같다]
부처님께서 대혜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야, 네 가지가 같기 때문에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대중 가운데서
‘내가 그때 구류손불(拘留孫佛)이었고, 구나함모니불(鉤那含牟尼佛)이었으며, 가섭불(迦葉佛)이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무엇이 같은 네 가지인가?
글자[字]가 같고, 말[語]이 같고, 법[法]이 같고, 몸[身]이 같은 것이다.
이를 네 가지 같은 것이라고 하며, 네 가지가 같기 때문에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대중 가운데서 이와 같이 선언한 것이다.
무엇이 글자가 같다는 것인가?
만일 어떤 글자가 나를 가리켜서 부처라고 했다면, 다른 글자도 역시 모든 부처를 가리킬 것이니, 다른 글자의 자성(自性)은 차별이 없다. 이를 글자가 같은 것이라 한다.
무엇이 말이 같다는 것인가?
내가 64종류의 범음(梵音)으로 된 언어의 모습에 의해서 생긴 것처럼, 저 모든 여래ㆍ응공ㆍ등정각 역시 이와 같아 64종류의 범음으로 된 언어의 모습에 의해 생겼다. 더함도 덜함도 없어 차별이 없는 것이, 마치 가릉빈가의 범음 소리의 성품과 같다.
무엇이 몸이 같다는 것인가?
나와 모든 부처가 법신(法身)과 색신(色身)의 훌륭한 모습에 있어 차별이 없는 것을 말하니, 저 모든 취(趣)의 서로 다른 중생들을 조복시키기 위해 온갖 다른 색신을 나타내 보이는 경우는 제외한다. 이를 몸이 같은 것이라 한다.
무엇이 법이 같다는 것인가?
나와 저 부처 모두 37보리분법(菩提分法)을 얻은 것이니, 간략히 말하면 장애 없는 불법(佛法)의 지혜이다.
이것을 네 가지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대중 가운데서 그렇게 선언한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섭불과 구류손불
구나함모니불이 바로 나이다.
이는 네 가지가 같기 때문이니
내가 불자를 위해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