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34 - 우희를 치료하기 위한 이명환의 비장의 카드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고주만을 사망하게 만든 바로 그 병인
부골저가 청나라 우희에게 찾아왔다.
우희의 부골저 상태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어떻게 해서든 이 부골저를 고쳐야만 한다.
고심하던 이명환은 한 가지 비장의 카드를 꺼내어 든다.
명환 : 태의감에선 만령단과 오적산을 썼다고 했지?
정철 : 예. 허나 고름이 나오지 않고 부골의 범위만
점점 넓어졌다 합니다.
명환 : 그렇다면 나는 탕약과 고(膏)를 같이 쓸 것이다.
대방풍탕(大防風湯)과 아성고(亞聖膏)를 준비하도록 해라.
지녕 : 하지만 아성고라면 양매창(楊梅瘡, 매독)에 쓰는 약재가 아닙니까?
명환 : 그래. 바로 그 약재가
고름이 된 뼈가 살을 뚫고 나올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대방풍탕으로 뼈의 한기(寒氣)를 다스리고
아성고로 썩은 뼈와 피부 사이에 통로를 만들면
부골이 빠져나올 수 있을 게야.
이명환이 꺼낸 비장의 카드는 바로 아성고(亞聖膏)라는 고약이다.
본디 아성고는 부골저에 쓰는 약이 아니다.
양매창이라고 하여 매독에 쓰는 약이다.
그런데 전혀 상관도 없는 병인 부골저에 이 아성고를 쓰겠다고 하는 데에는
중요한 까닭이 있다.
바로 아성고에는 천산갑이라고 하는 약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천산갑(穿山甲)이란 유린목 천산갑과의 포유류인데,
이 동물의 몸 윗면을 뒤덮은 비늘을 가루 내어 약재로 쓴다.
마치 잉어처럼 생긴 동물인데 땅을 파내기 좋아하는 습성이 있기에
뚫을 천(穿) 자를 써서 천산갑이라고 한다.
- 천산갑 사진 -
사진 출처 :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20c2177a
자신의 습성처럼 이 천산갑은 막힌 곳을 뚫어주는 효능이 아주 뛰어나다.
그래서 종기에 고름이 생겼는데도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서
배농의 통로가 열리지 않을 때에 이 천산갑이란 약재를 쓰면
피부가 말랑해지면서 고름 구멍이 저절로 뚫린다.
그래서 침을 쓰지 않고도 마치 침을 써서
종기를 터뜨린 것과도 같은 효능을 얻을 수 있다.
말하자면 외과술을 쓰지 않고도 마치 외과술을 쓴 것처럼 해준다는 것이다.
우희의 부골저 부위에서 고름은 나오지 않고 부골의 범위만 넓어지고 있으니
외과술을 쓰기 부담스러운 이명환은 침을 써서 절개하는 대신에
천산갑을 써서 부골과 살갗 사이의 통로가 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자세히 본 사람은 박대망이 뛰어 들어오며 윤태주에게
최상품의 천산갑을 가져왔다고 말한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이 아성고를 만들기 위해 천산갑을 구해 온 것이다.
뚫어주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천산갑이지만 현재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 위기의 보호 동물이다.
최근에 천산갑을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경우를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 약재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얘기도 되겠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저번 주는 글 쓸 거리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주는 글 쓸 거리가 너무 많네.
주인옥과 추기배의 화상(火傷) 얘기도 쓸까 하다가 힘들어서 헉헉..
오늘은 요기까지만 써야겠다.
(35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은 실존인물 백광현이다.
그의 행적을 찾고자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감동 깊은 일생을 함께 나누고자 책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
EBS 교육방송 책 읽어주는 라디오
<소설마당판>에서 《백광현뎐》 다시듣기 가능
http://home.ebs.co.kr/madang/main
첫댓글 빨리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