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102-104문, 십계명의 제1계명 1, 22.8.22, 박홍섭 목사
십계명의 서문이 왜 중요한지를 말한 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각 계명의 취지와 뜻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는 1-4계명의 요약을 언급하고 바로 제1계명을 다루는데 이 계명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긍정적인 의미와 금지하시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구분하여 가르칩니다. 오늘은 요구하시는 명령만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02문.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는 네 계명의 요약은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담고 있는 네 계명의 요약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눅 10:27).
해설
1. 도덕법의 요약인 십계명을 요약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4계명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의무인 하나님 사랑에 관한 계명이고, 5-10계명은 이웃에 대한 우리의 의무인 이웃 사랑에 관한 계명입니다. 하나님 사랑에 관한 계명을 요약하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이웃 사랑은 내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요구는 단순히 하나님을 향한 감정적인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모든 일과 국면과 관계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그의 뜻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실제적인 헌신을 의미합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자신의 삶을 주장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삶의 태도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인생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까?
제103문. 제1계명은 무엇입니까?
답/ 제1계명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입니다(출 20:3).
해설
1.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첫째 계명에 순종할 수 있는 사람이 나머지 아홉 계명도 순종할 수 있으므로 첫째 계명은 다른 모든 계명의 기초가 됩니다. 동시에 이 1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살아야 할 성도의 삶에 가장 본질적인 의무이기도 합니다.
2. 나중에 105문에서 1계명이 금지하는 죄가 무엇인지를 더 자세하게 보겠지만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명령은 일차적으로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명령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십계명을 주실 당시의 이스라엘은 이제 막 애굽에서 나온 때입니다. 애굽은 수많은 신들을 섬기는 우상의 나라입니다. 하나님은 10가지 재앙을 통해 애굽이 신으로 섬기는 많은 것들이 신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임을 드러내고 하나님만이 유일한 신임을 증명하신 후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켰습니다. 그리고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고 명령하시면서 십계명을 주십니다.
3. “나 외에”라는 말은 직역하면 “내 앞에”입니다. 또는 “하나님 곁에”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1계명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인 동시에 하나님과 동시에 혹은 하나님과 나란히 다른 신을 섬기면 안 된다는 명령입니다. 하나님도 믿고 하나님 외에 다른 것도 하나님과 동등한 수준으로 의지하고 믿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95문은 우상숭배란 무엇입니까? 라는 물음에 답을 이렇게 합니다. “우상숭배란 말씀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유일하고 참되신 하나님 대신, 혹은 하나님과 나란히 다른 어떤 것을 신뢰하거나 고안하여 소유하는 것입니다”
4. 골 3:5은 “탐심은 곧 우상숭배니라”고 외적으로 우상숭배의 형태가 나타나지 않아도 탐심을 품은 우리의 내적 상태가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탐심의 기원은 자기 사랑입니다. 레 26:1은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우상을 만들지 말지니”라고 자기를 위한 삶이 우상을 만드는 기원임을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가득한 소리가 “자기를 위해 살라”는 메시지입니다. 이 소리대로 전부 자기 행복, 자기 권리, 자기만족, 자기 기쁨을 위해 달려가고 있고 심지어 하나님도 자기를 위해 믿는 흐름과 경향들이 생겨나 대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믿음의 모습이 바른 여호와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고 있는 잘못된 모습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도는 자기를 위해 살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삽니다. 그때 참된 기쁨과 행복이 허락됩니다. “나 구주 위해 살리라 내 기쁨 한량 없으리....”
제104문. 제1계명에서 요구하시는 의무는 무엇입니까?
답/ 제1계명에서 요구하시는 의무는, 하나님을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우리 하나님으로 알고 인정하는 것이며(사 43:10), 따라서 하나님만을 생각하고, 묵상하고, 기억하고, 지극히 높이고, 존경하고, 흠모하고, 택하고, 사랑하고, 갈망하고, 두려워함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고, 바라고, 기뻐하고,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하나님을 위한 열심을 품고, 모든 찬송과 감사로 하나님께 아뢰고. 전 인격을 다하여 전적으로 순종하고 복종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하기 위하여 모든 일에 주의하여 행하고, 무슨 일에서든 하나님을 노엽게 했을 때는 크게 슬퍼하고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해설
1. 1계명은 먼저 하나님만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우리의 하나님으로 알고 인정하라고 요구합니다(사 43:10). 하나님만이 참 신입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홀로 참되신 하나님만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신 26:17). 다른 신은 다 인간이 자신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우상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셨고(렘 14:22) 구원하신 분이므로(출 15:2) 하나님을 힘써 알고(호 6:3), 하나님께만 영광과 경배를 돌려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마땅하고 합당한 의무입니다. 하나님을 알되 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요리 문답도 1계명이 요구하는 긍정적인 의미를 이렇게 정리하여 가르쳐줍니다. “제1계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 되심과 우리의 하나님이 되심을 알고 인정하여 그에 합당하게 경배하며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도 이렇게 가르칩니다. “제1계명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내 영혼의 구원과 복이 매우 귀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온갖 우상숭배, 마술과 점치는 일과 미신, 성인이나 다른 피조물에게 기도하는 것을 피하고 멀리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유일하고 참되신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그분만을 신뢰해야 하며, 모든 겸손과 인내로 그분에게만 복종하고, 모든 좋은 것들을 오직 그분에게서마나 기대하며,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고 경외하며 그분만 섬겨야 합니다. 그러하므로 지극히 작은 일이라도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행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피조물을 포기합니다”
2.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1계명은 하나님만 생각하고 묵상하고 기억하라고 하라는 요구입니다. 하나님을 유일하신 신으로 알고 인정한다면 하나님만 의존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하나님이 아니면서 하나님 노릇하는 많은 가짜 하나님이 있습니다. 돈과 권력, 힘과 명예가 그런 것들입니다. 세상은 이런 것을 하나님처럼 생각하고 의지하고 섬기고 경배하면서 마음에 가득 채우고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성도는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하나님만 생각하고 묵상하고 기억하고 의지하라고 하십니다(시 28:5, 시 1:2, 전 12:1).
3. 하나님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높은 분이며 아무도 하나님 같은 분이 없음을 인정한다면(시 71:19), 그분을 지극히 높이고 존경하고 찬양해야 합니다(말 1:6, 사 45:23).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1계명은 그렇게 하나님을 높이고 존경하고 찬양하라는 요구입니다. 한국 교회 안에 연예인을 좋아해서 도시락 사 들고 따라다니면서 추앙하는 교인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에 하나님을 그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예인들 좋아하는 그 마음과 열정만큼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 마음을 쏟고 있는지요?
4. 하나님을 지극히 높이고 존경하고 찬양한다는 말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여호와를 사랑하고 갈망하고 경외한다는 의미입니다(신 6:5, 시 73:25, 사 8:13). 대요리 문답은 그것이 합당하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화롭게 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예배와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자세와 태도는 어떠한지요? 지극히 높이고 존경하고 찬양하며, 다른 모든 것보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기로 마음을 택하고 정하여 갈망하고 경외함으로 하나님을 합당하게 예배하고 있습니까? (수 24:15)
5. 제1계명은 또한 하나님을 믿고(출 14:31), 신뢰하고(사 26:4), 바라고(시 130:7), 기뻐하고(시 37:4), 즐거워하라고(시 32:11)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입으로는 하나님을 믿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 것을 믿고 신뢰하고 바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나님이 가장 좋은 분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더 좋은 것을 찾을 때도 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분이라고 입술로 고백하면서도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염려하고 걱정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대요리 문답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고 바라고 소망하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1계명이 요구하는 의무라고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6. 종교 다원주의자들은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제1계명이 하나님의 독선이라고 공격합니다. 그러나 1계명에는 타락한 종교성을 가진 인간들이 자꾸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을 아시고 우리가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따라가는 어리석고 헛된 삶을 살지 않도록 막으시고 알려주시는 하나님의 배려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독선이 아니라 사랑과 배려의 계명이 제1계명임을 알 때 하나님의 마음에 사랑으로 응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7. 마지막으로 “나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제1계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의무는 하나님을 위해 열심을 품고(롬 12:11) 하나님을 부르고, 하나님께 모든 찬송과 감사를 드리고(빌 4:6), 하나님께 전인격적으로 온전히 순종하고 복종하며(약 4:7),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범사에 조심하여 행하고(요일 3:22), 무슨 일에서든지 하나님을 노엽게 했을 때는 크게 슬퍼하면서(시 119:136)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미 6:8). 1계명은 우리가 하나님께 최고의 헌신을 드려야 한다고 가르쳐준다고 말합니다. 사람에게 드리는 평범한 헌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합당하지 않으며 그것은 하나님을 사람처럼 대하는 우상숭배와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여러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중요한 것이라도 하나님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끊어버릴 수 있어야 최고의 사랑과 최고의 헌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우리 삶의 최고와 유일의 목적이 되게 하는 것이 “나 외에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라”는 1계명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하나님의 요구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요구를 하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