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공공도서관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문화 교실이 열립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과 연계한 다문화 체험기회를 가지고 문화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수업입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동화구연가 이영희 선생님이 필리핀 동화인 "파인애플의 전설"을 들려줍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 나라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색동다리 다문화 시리즈'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서로의 문화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깨닫고, 나아가 열린 마음으로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직접 글 작가로 참여하였습니다.
옛날에 피나라는 아주 예쁜 아이가 살았습니다. 피나는 항상 귀염을 받고 자라 게으르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랐습니다. 어느 날 병이 든 엄마가 피나에게 음식을 하라고 시켰습니다. 피나는 딴청을 피우며 투덜거렸습니다. 엄마는 화가 나서 피나가 나무국자를 찾을 수 있게 '눈이 천 개쯤 생겼으면 좋겠다' 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피나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뒤뜰을 청소하다 아이 머리 크기만 한 열매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엄마의 말이 저주가 되어 피나가 천 개의 눈을 가진 파인애플이 되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엄마는 사랑하는 딸 피나를 추억하기 위해 많은 사람에게 씨를 나누어 주었고, 그 후 필리핀 사람들은 파인애플을 피나라고 부른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인 파인애플이 이런 전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다문화교실의 강사는 이주여성들입니다. 첫 번째 나라는 베트남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먼저 베트남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쌀국수가 떠오릅니다. 학생들도 저와 똑같이 쌀국수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선생님이 강의를 진행합니다. 곱고 단아한 모습이었습니다. 베트남의 국기를 비롯하여 이념으로 인해 우리나라처럼 서로 갈라져 있었던 역사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와의 공통점을 알게 된 아이들의 표정은 처음 들은 이야기가 신기합니다. 베트남은 더운 나라이기에 그들이 즐겨 쓰는 모자인 농라를 꾸며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우리나라의 밀짚모자와 비슷한 모자에 각자의 개성을 담아 꾸며봅니다. 각자가 꾸민 모자를 써보며 마치 베트남에 온 기분을 느껴보며 베트남을 알아갑니다.
다음날, 우리나라와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중국을 알아봅니다. 과연 중국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까요? "니하오!" 중국의 인사말로 수업을 열어갑니다. 선생님은 비단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수업을 이끌어갑니다. 치파오는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의 기인들이 입던 긴 옷에서 유래된 옷이라고 합니다. 치파오 하면 떠오르는 옆트임은 사실 말을 타기 편하도록 옷을 찢어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중국의 동화인 "한밤의 고양이 극장"의 이야기를 동화구연가 이영희 선생님이 들려줍니다. 책을 통해 경극 이야기를 알아가고, 경극 가면을 만듭니다. 가면 속의 색깔에 따라 맡은 배역도 다르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경극의 배우는 모두 남자였으나 지금은 여자도 있다고 합니다. 색깔, 무늬 하나하나 그려 아름다운 가면을 만들며 중국의 문화를 이해해 갑니다.
필리핀에는 좀 더 색다른 체험이 있습니다. 티니클링(tiniking)이라는 전통 놀이 체험입니다. 두 개의 긴 대나무 장대의 양쪽 끝을 잡은 두 사람이 리듬감 있게 흔들어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대나무 사이를 닿지 않게 걷거나 뛰며 하는 놀이입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신명 나는 놀이로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겼습니다.
이제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나라와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인 일본입니다. 만화 속의 주인공인 짱구가 유치원 소풍날에 비가 오지 않길 기대하며 인형을 매달아 놓았던 모습을 기억할까요? 바로 테루테루보우즈라는 인형입니다.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소풍 전날 매달아 소원을 담은 인형입니다. 그다지 솜씨가 없는 저도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다나하따라는 소원의 편지를 담아 매달아 봅니다. "공부를 잘하게 해 주세요." "환경오염 안되게 해 주세요." "달리기 1등 하게 해 주세요." 라는 다양한 주문의 메시지를 걸어 놓습니다.
조리실로 자리를 옮긴 학생들에게 특별한 체험이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 음식인 오니기리라는 주먹밥을 만들어 봅니다. 일본 무사들이 이동에 간편한 음식이 필요하여 휴대가 간편하고 만들기도 쉬운 오니기리가 자연스레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삼각김밥과 비슷합니다. 멸치를 볶아 주먹밥 속에 넣어 삼각형 모양을 만들고 김을 예쁘게 붙이면 맛있고 영양가 많은 오니기리가 완성됩니다. 저도 배운 대로 집에서 실습해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초등학교 5학년인 김지연 학생은 "일본은 독도도 자기네 땅이라고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괴롭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오신 선생님을 보고 일본 사람도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전주원 학생은 "다양한 나라를 배우고, 오니기리도 만들어서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하였습니다.
강의를 마친 중국 출신의 결혼 7 년차의 강양희 선생님은 "학생들이 자라고 앞으로 살아야 할 세상은 열린 세계이며 국제화 시대입니다. 다양한 문화, 언어, 사람을 접하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성장 과정의 한 디딤돌이 되고 싶고 저로 인하여 중국과 중국어에 꿈을 가졌으면 합니다."라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결혼 16년차의 일본에서 건너온 가와모또 야요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일본 문화를 가르치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커서 일본과 친밀한 관계로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라고 간절한 마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럼 우리가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눈물을 적셨던 "까만 달걀"이 있고, "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니?", "누구세요", "까만 한국인", "커피 우유와 소보로빵", "다문화 백과사전" 등 다양한 책이 있습니다.
다문화 교실의 수업은 항상 책이 함께 하였습니다. 그 나라의 동화를 들려주며 학생들과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였습니다. 그저 강의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문화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날에 가족과 함께 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책 한 권 골라 아이와 함께 읽다보면 다문화 가족의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나라를 소개하고, 이주 여성들에게는 일자리와 함께 모국의 나라를 소개하며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여러 나라를 배우며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가까이 있지만 먼 나라의 이야기가 다문화 교실의 수업으로 가까운 이웃나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를 만드는 데 큰 보탬이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