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의 세상여행 35> 장미꽃 전설
시상이서 질 곱닥ᄒᆞᆫ 꼿,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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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5일 제민일보연재
<제15회 방선문축제> 보레 ‘신선 ᄎᆞᆽ아가는 오라올레질’로 걸엉 가기로덜 ᄒᆞ여신디, 아시날 밤이 천동광 펀게치멍 비가 하영 와노난 올레질이 민찌러완 ᄒᆞᆯ 수 읏이 한질로 걸언 갓수게덜. 비도 오라 놓고 으남도 ᄒᆞᄊᆞᆯ 찐 날이라 왕왕작작ᄒᆞ멍덜 걸엉가긴 관찮은 날이라십주. ᄒᆞᆫ 참쯤 걷단 질에염에 핀 장미꼿 봐지난 종선 선싱이 “아고, 최선싱이영 신자선싱 요거 봅서게. 영도 곱ᄃᆞ글락ᄒᆞ게 피여지카원” 동지섣ᄃᆞᆯ 꼿 본 듯기 지꺼진 소릴 ᄒᆞ난, 신자 선싱이 “ᄎᆞᆷ말이우다양. 꼿이 똑 종선언닐 닮아수다게” “아고, 신자선싱은 놈 우찬ᄒᆞ는 것도 이녁 닮안 잘도 곱게 ᄒᆞ여원. 겐디, 이 장미꼿 전설 ᄒᆞ나 들어보쿠과?”ᄒᆞ멍 종선 선싱이 발자국 소리덜을 음악삼안, 뽕뽕ᄒᆞ게 여문 장미꼿 봉오지가 ᄉᆞᆯᄉᆞᆯ 페와지는 소리로 시낭송ᄒᆞ듯 이왁을 헤십주.
“엿날, 아주 먼 엿날 어느 ᄆᆞ을에 잘도 ᄇᆞ뜬 띵띵이(구두쇠) 향수장시가 살아낫수다. 그 향수장신 넘이 ᄈᆞᆺ젱이라노난, 어느누게보단도 향수를 하영 ᄀᆞ젼 이시멍도 식솔덜신디ᄁᆞ장 그 향술 건딜지 못ᄒᆞ게 ᄒᆞ엿덴마씸. 식솔덜ᄁᆞ지 못 씨게 ᄒᆞᆯ 만이난 그 사름 정체가 알아부는 돗데멩이라양. 경ᄒᆞ고 그 띵띵인 돈도 하고 그 돈으로 양반ᄁᆞ지 산 사름이라십주. 겐디, 그 ᄈᆞᆺ젱이신디 ‘로사’렝 ᄒᆞᆫ 곱들락ᄒᆞ고 ᄆᆞ음세 존 ᄄᆞᆯ이 ᄒᆞ나 셔수다. 그 ᄄᆞᆯ은 곱닥만 ᄒᆞᆫ게 아니고 불쌍ᄒᆞᆫ 사름덜신딘 손도 하영 페우곡 말도 사불사불ᄒᆞ게 ᄒᆞ여뎅겨노난 ᄆᆞ을 사름덜이 ᄆᆞᆫ 좋아라 ᄒᆞ여십주.
‘로사’는 이녁네 집 널른 마당이서 일ᄒᆞ는 ‘바틀레야’렝 ᄒᆞᆫ 소나으를 ᄉᆞ모ᄒᆞ연마씀. 그 소나인 아척만 뒈민 향수를 멩그는 꼿을 타레가는 일을 ᄒᆞ여신디, 매날 질룽 존 향수 ᄒᆞᆫ 방울썩 ‘로사’신디 ᄉᆞᆯ쩨기 줜마씀. 경ᄒᆞ멍 라 해가 가가난 ‘로사’의 향수단진 ᄎᆞᄎᆞ 솜빡ᄒᆞ여 가십주. 경ᄒᆞ던 어느 ᄂᆞᆯ 이웃나라영 전쟁이 나게 뒈언, 젊은 소나이덜은 ᄆᆞᆫ 싸움터로 나가게 뒈고 ‘바틀레야’렌 안 나갈 수가 읏어십주. ᄆᆞ을에 남은 ‘로사’는 ‘바틀레야’대신 꼿을 타멍 향수도 더 모도와 가신디, ᄆᆞ츰내 전쟁이 끗나고 군인 갓단 소나으덜토 돌아와 가는디 ‘바틀레야’는 오들 안ᄒᆞ연 ‘로사’는 맨날맨날 동네카름 ᄆᆞᆫ 돌멍 지드려십주. 겐디 ᄂᆞ시 ‘바틀레야’는 유골단지로 돌아온 거라마씀. ‘로사’는 넘이 설루완 울멍시르멍 메틀을 구들에서 둥글단 모도와 논 향수를 ‘바틀레야’ 유골단지에 뿌려줘십주.
그 비싸고 아까운 향수를 괄괄 비울 때 ‘로사’의 그 ᄈᆞᆺ젱이 아방이 그걸 봐그네, “그 비싼 걸 무사 비와데꼄시니”ᄒᆞ멍 앙죽앙죽 북두메기뒈쓰단 부엣절에 그 향수영 유골단지를 불살라불언마씀. ‘로사’는 앙앙 울멍 불 부뜨는 유골함을 쿰어안은 냥 죽어분 거라마씀. 경ᄒᆞᆫ 후제, ‘로사’가 유해영 ᄀᆞᇀ이 카죽은 자리에 무신 꼿낭 ᄒᆞ나가 조지락이 나완 커간게마는 오월뒈난 고운 꼿덜을 자락자락 피와낸 겁주. 게고 그 꼿이 ‘장미’렝 ᄒᆞᆫ 시상이서 질 고운 꼿이라마씀“
종선선싱이 ᄀᆞᆯ암직이 들엄직이 장미꼿 전설을 ᄀᆞᆯ을 때, 최선싱이영 ᄒᆞᆫ디 귀자울이던 신자선싱이 울엄직울엄직 눈ᄂᆞ람지가 젖어가난 종선선싱이 “아이고, 우리 신자선싱은 우념새ᄀᆞᇀ이 ᄆᆞ음이 야려노난 그 ‘로사’가 잘도 불쌍ᄒᆞᆫ 생이여게. ᄒᆞ긴 이 이와기를 들엉보민 가심이 ᄒᆞ꼼 아프긴 ᄒᆞ주”ᄒᆞ난, 신자 선싱이 “언니마씀. 꼿이 뒈는 이왁덜은 다 경ᄒᆞᆸ네께게. 이 시상에 꼿이 ᄒᆞ나 둘이우꽈. 거자 그추룩 설룬 이와기로 전설이 멩글아져시난 아무상토 안ᄒᆞᆫ디양. 야ᄊᆞᆯ도 안 넹견 ᄆᆞᆫ 비와분 그 향수가 넘이 아까완 이추룩 울어졈직 ᄒᆞ염수다게”!
양전형 시인 /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