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걸 교수 親展!
경맥 44회 慕緣 서병태입니다.
경맥문학회 E-mail 주소로 졸고 '이..기'보냅니다.
60여편 내년 초에 수필집 펴낼 예정, 우송되어오는 책들 몇줄 읽다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
책도 공해라는 소신 갖고있고, 바쁜 교수께서 읽을 시간 없을거라 여기지만.... 一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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耳順 살기
어릴 때 골목길에서 반장이 지나가면 “반장어른… 학교 좀 넣어 주소! 키가 이리 큰데, 좀 넣어 주소!” 했다. 취학 연령에서 1달 모자랐지만, 반장은 내 ‘소원’을 들어주었다.
중 1때 선친께서 돌아가셨다. 공부 잘하는 길 밖에 살 길이 없을 것 같아 열심히 했다. 고3 담임 김욱원 선생님께 원서 내러 가니 “너는 어릴 때 아버님이 가셨는데, 법대 가서 고시 안 되면 홀로 너를 키우신 어머니에게 불효하는 거니 상대에 가라!”하셨다. “예!” 하고 따랐다. 졸업하고 입사 시험(은행)에 합격했는데, 신체검사에서 폐결핵 초기 진단을…
은행장 등을 역임하시고, ‘(주)한국비료’ 사장으로 취임하신 당숙 어른께 갔더니, “은행에 가지 말고 ‘한비’로 와라! 약 복용하면서 근무해라!”하셨다.
세월이 흘러 (주)대우에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을 키워달라는 지인이 있어 ‘전무’자리 받아 옮겼다. 출근하기 전에 ‘입사 권유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문서를 써서 그 지인의 서명을 받았다. 7개항의 ‘조건’ 말미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쓰십시오.’라는 공란을 넣었는데, 그것이 나를 살렸다.
그것은 : ‘모든 말씀 다 좋습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情과 義理를 지킵시다!’
( 署名 Kun Soo Lee )
서간체 형식으로 썼지만 나는 그 ‘서류’를 소중히 보관했다.
다시 세월이 훌쩍 뛰어, ‘消日’할 게 아니라 ‘惜陰(석음)’(세월이 헛되이 지나감을 애석하게 여겨 시간을 아껴 소중하게 보내다)하며, ‘보람찬 耳順 시기를 보내리라!’ 생각하며 사는데, ‘회장’명함 박아주며 도와달라는 중소기업이 나타났다.
사장 소리만 듣다가 ‘회장님’소리 들으니 송대관의 ‘해 뜰 날’이 떠올랐다.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쨍하고…”
‘서류’에 서명한 그 지인(이건수회장)의 회사(발전하여 중견기업체가 되었음)가 지금 내가 회장으로 일하는 회사(중소기업체)를 도와주려 한다.
Robert Frost의 名詩가 떠오른다.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노랗게 물든 나무숲 속으로 두 갈래
길이 나 있었어.
아쉽지만 두 길 다 가 볼 순 없었지.
한 나그네 몸으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따라 가능한 한 멀리 바라다보았어.
길은 덤불 속으로 꺾여 사라지더군.
이윽고 난 다른 길을 택했어.
아름답긴 마찬가지이지만,
어쩜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몰라.
그 길은 잡풀이 우묵했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것 같았어.
그로 인해 내가 그 길로 가게 되면
두 길은 정말이지 똑 같아졌을 테지.
그 날 아침 두 길 모두 낙엽으로 덮여 있었고
누가 지나간 발자국도 없었어.
아, 나는 처음 길은 훗날 가 볼 작정이었어!
길은 계속 길로 이어지는 것을
모를 리 없었으니
정녕 다시 올지 미심쩍기는 했어.
이 모든 것을 한 숨 쉬며 말하게 될 거야.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더 늙을 것도 없는
노인이 되어 말일세.
나무 숲 속을 걷다 두 갈래 길을 만나 망설였어…그리고 난,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지.
그리고 그것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어.
인생 제 2막의 커튼을 올리며,
이 詩가 하나의 ‘지침’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自號는 ‘慕緣’이다. 어릴 때부터 ‘知命’까지 늘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 속에서 살았다.
耳順부터는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겠다.
60대 중턱에 올라서고 있다.
받으며 산 인생, 자주 베풀면서 살리라!
‘09년 年賀狀 받았는데, 극동정보대학장, 부천대학장, 이건수회장 등이다.
己丑年을 맞으며 (200자 X 11매)
※ R. Frost는 John F. Kennedy의 시인이기도 했다.
1961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 시를 낭송했고, 반대로 케네디는 자신의 연설에 프로스트의 시를 인용했으며, 또 1963년 10월 27일 그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연설을 했다. 프로스트가 숨을 거둔 후 한 달이 채 안 돼 케네디는 흉탄에 스러지고 만다.
耳順 사는 길 : ‘잔머리 굴리지 말고 사는 길’이 아닐까 싶다.
잔머리는 늙어도 굴려진다. 일종의 습관이리라. 단아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