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향하여... 울산-인천-홍콩-방콕-양곤-바간까지

[안주인]

찬주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입니다. 

(2005. 07. 26 - 08. 17)

울산→서울→방콕→양곤

2005년 7월 26일 화, 맑음→비

12시 20분차를 타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버스 터미널로 갔다.

오전 10시 비행기였기에 밤차를 타야 했다.

타자마자 자기 시작하여 휴게소에서 한번 깨고 나서

서울에 4시간 반 만에 도착하였다.

졸린 몸을 잠시 쉬게 하며 아버지의 친구 분을 기다렸다.

여행사를 하시는 데 아버지와 친하셨다고 한다.

친구 분께서 도착하여 우리에게 비자와 여권을 건네주시고

설렁탕도 사 주셨다.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다.

공항 리무진에서도 잠을 잤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표를 끊고 보험도 들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기다리다가 타이 항공기에 몸을 맡겼다.

그리운 우리 집과 우리나라를 뒤로 한 채

중간 경유지인 홍콩으로 향했다.

항상 나오는 기내식인데도 항상 먹지를 못한다.

기내식은 정말 못 먹겠다.

지금도 기내식 생각을 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왜 나만 이러는지 모르겠다.

졸다 깨다 졸다 깨다 하다보니

그 유명한 “향항”에 착륙하고 있었다.

어차피 우린 잠시 들렸다 가는 것이기에

홍콩 땅은 밟지 못했다.

2시간 즈음 기다렸다가 또다시 비행기를 탔다.

이번엔 2시간 정도 가서 내렸다.

오는 동안 잠만 잤는데도 졸리기만 했다.

몇 년 만에 다시 보는 돈무앙 공항이었다.

시설은 별로다.

비싸게 대충 요기를 하고 4시간이나 기다렸다가

미얀마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필리핀 국내에서 탔던 것처럼 작은 비행기였다.

이번에는 큰 맘 먹고 기내식 먹었다가 죽는 줄 알았다.

드뎌 우리의 8번째 여행지인 “미얀마”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부터 우리는 놀랐다.

컴퓨터는 엄청 낡았고, 열 댓 명도 되나마나한 여행객들의

입국 심사는 또 수작업이다.

나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확실히 못사는 나라인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다.

인산인해 속을 비집고 나오니 좀 살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국제공항이기에 비행기들도 안 보이고,

출입국심사도 손으로 하여 시간을 잡아먹는지 모르겠다.

그런 공항 사정과는 판이하게 다른 곳에 나는 와 있다.

아버지의 친구 분께서 소개 시켜 준 곳인데 정말로 좋다.

안내 데스크로 갈 필요도 없이 안내원이 나와 주고,

방까지 짐도 들어주고…….

우리가 좋다, 좋다 소리만 하고 비싸서 들어가 보진 못했던

호텔이었던 것이다.

12시부터 지금의 12시까지 오늘 하루는 너무나 길었다.

그렇게 잤는데도 졸리다.

이젠 자야겠다.

양곤→바간

2005년 7월 27일 수

비, 비가 무진장 내린다.

내려가니 뷔페가 준비되어 있다.

감자 커틀릿, 계란, 국수 등, 맛있는 것이 많았다.

첫날 아침부터 맛있게 먹었다.

아버지의 친구 분께서 소개해 주신

한국인 여행사에서 직원이 왔다.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한다.

한국에서 6개월 정도 있었다고 한다.

먼저 우리는 버스 터미널로 가서 바간으로 갈 버스표를 샀다 .

터미널이 어떻게 된 게 포장도 안 되어 있고,

어떤 곳은 돌만 깔아 놔서 엄청 덜컹거렸다.

15시간이나 가는 데도 한 사람 당 6000짯.

싸긴 싸다.

한국 여행사로 가서 한국인 아저씨를 만났다.

조스무 아저씨는 들어가 버리고 우리는 그 아저씨랑 얘기를 했다.

아이가 둘 있는데 학교 때문에 방콕에 있다고 한다.

환전도 해 주셨는데, 500달러에 5십5만 짯이나 준다.

850에서 950선으로 보고 있었는데 1100으로나 쳐 준다.

헤어지면서 공항까지 태워준다는 것을 사양하고

택시를 잡으러 갔다.

길 건너가서 택시를 잡긴 잡았는데 뭔가 불안했다.

1500짯이라고 부를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는데 그냥 탔다가

라마다 ‘Hotel’이 아닌 라마다 ‘Street’로 가는 것이 아닌가!

허탈해 하며 다른 택시를 탔다.

이번엔 또 인터내셔널 ‘Airport'가 아닌 인터내셔널 ’Hotel'로 간다!

이번엔 아예 호텔에서 잡아주는 택시 타고

5달러나 내며 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화장실 들렸다가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바비큐 꼬치.

다 해서 14달러 밖에 안 한다.

버스 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탔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아서 좋았다.

출발 하자마자 내 다리 밑에서 펑! 바퀴가 터졌다.

30분 즈음 실랑이를 하다가 겨우 출발했다.

양곤은 우기에는 비만 내린다고 한다.

정말 많이 온다.

중간에 또 바퀴를 고친다고 쉬기도 했다.

풍경 구경하면서 갔다.

여기 개들은 전부 다 똑같이 길쭉하고 꼬리를 세우고 다닌다.

독재 정치 때문에 개들의 혈통도 계속 유지 되었나 보다.

잠 잘 때 즈음 되니 밥 먹으라고 내리란다.

그런데 내 머리에 혹이 나 있다.

밥 하나, 음료수, 커피 까지 해서 800짯! 정말 싸다.

다시 타고 보니 언제부턴가 울퉁불퉁 한 비포장도로이다.

가다보니 나는 창틀에 머리가 자주 부딪혔다.

그러니 혹이 나지.

버스 안에는 외국인들도 몇 명 있고,

한국어 과를 다니는 미얀마 사람도 있어서 얘기 좀 나눴다.

자고 일어나니 저 멀리 나무가 듬성듬성한 산이 보이고,

이쪽은 야자수들과 모래 섞인 밭들이다.

쟁기질 하는 소들은 모두 흰색이었다.

바간 입구에서 10달러 내고(외국인은 내야 한다.)

그 유명한 파간에 들어섰다.

들어서면서부터 간간히 탑들이 보인다.

버스 터미널에서 마차(!)를 타고

May Kha Lar 게스트 하우스로 와서 방을 잡았다.

복도는 고풍스럽고 방은 깔끔한,

그리고 2만원 밖에 안 하는 그런 좋은 곳이다.

아침 밥 사 먹고 일기 쓰고 있다.

[김건우]

사진일기? 그림일기? ㅋㅋ 여기 일기에서 처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