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션의 꽃, 다락방. 이틀 동안 산하와 유진이의 쉼터였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짐을 정리하고,

아, 이 날은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라 전 날 동생네가 제주도의 나름 유명하다는 제과점에서 케잌을 사왔다.
케잌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다른 빵들이 맛있었던 거 같은데, 뭔 빵이었더라..기억이 가물가물~
매년 10월 3일 결혼기념일에는 우연히도 가족행사가 많았다.
2008년 첫 해만 빼고 2009년은 추석 명절이었고,
2010년은 어머님 수술 다음날이라 중환자실에 계신 어머님께 왔다갔다 하고,
2011년은 작은 시숙 기일이라 전주에 내려갔다 형님네와 함께 대둔산에 갔었다.
올해는 이렇게 친정 식구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보내게 되는구나.
2009년 10월 3일이 추석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이라 친정에서 뒹굴거리다 집에 돌아오니,
유진이가 결혼기념일이 너무 시시하다며 투덜거린 적도 있다.

매일 한 번쯤 복습해주는 아빠와 산하의 바보 팔씨름~

오늘도 어김없이 산하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할아버지, 산하의 힘에 눌려 완전히 고꾸라지셨군요~>.<


배고픈 토끼들은 밥을 잘 받아 먹는군요~
개들도 좀 얌전하면 좋았을 텐데,
만만한 건 그저 토끼밖에 없었다.

춘천에 있는 중도에서였나?
토끼장 앞에 안자 지루한 줄도 모르고 한참동안 토끼 먹이를 주면서 유진이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토끼는 제2의 나야."
왜?
유진이는 토끼띠니까,
또, 유진이도 토끼처럼 귀여우니까,
또 뭐가 있을까, 귀여운 듯 하면서 갑자기 사람을 물어버리기도 하는 숨어있는 성깔 때문에? >.<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유진이에게 직접 물어봐야겠다.
아주 어렸을 때는 움직이는 토끼인형을 갖고 싶다고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는데,
신혼여행 경유지였던 두바이의 백화점에서 바로 그 인형을 발견해서 환호작약했더 기억도 생생하다.
올림픽공원에 풀어놓아 기르던 토끼들에게 먹이를 주며 좋아라 했던 날들과..
그러고보니 유진이가 받은 가장 비싼 선물이기도 했던 실바니안 패밀리도 모두 토끼 가족과 집이었다.
엄마, 아빠, 오빠, 동생, 총 4명의 토끼 가족이었던가?
모두 다, 꼼마리시절 이야기이다.
실바니안 패밀리와 하우스는 커다란 박스 속에 들어가(먼지가 들어가면 안되니까)
침대 옆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일 년 내내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어제는 컴퓨터 제한 사용시간을 다 쓰고 나면 잘 때까지 1시간이 남는데,
뭐하고 놀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막막해하는 것을 보고, 좀 씁쓸하기도 했다.
아, 그나저나, 이 펜션의 핵심은 나무 위에 만들어 놓은 집 트리하우스에 있는데,
트리하우스 사진이 왜 없을까나?
동생들에게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첫댓글 당신 덕분에 여러 곳으로 시간 여행 떠나네요.. 고마워요^^
당근이죠~.~
저 토끼들이 잘 먹는건 칡뿌리...유진에게도 칡즙 한잔 주세요.^^
맞아, 올림픽공원 토끼들도 칡 이파리 좋아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