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첫 주일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섬기고 나누는 평화의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봄에는 싹을 올려 잎을 피우고 여름 무더위에 생명을 품고 견디며 가을에는 누구와도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대로 반짝이는 색깔로 세상을 물들이다가 겨울비에 젖어 거리를 뒹구는 낙엽의 겸손과 나무의 수고에 기도하게 하소서.
생명을 낳고 기르시는 하나님!
보문산의 비인간동물들과 숲을 지키기 위해 2년을 넘게 거리 미사를 드리는 천주교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의 봉헌에 함께 기도하고 이웃들이 연대하게 하소서. 하나님의 피조물은 하나의 형제자매임을 고함기도로 세상에 선포하는 성서대전의 기도를 잊지 않게 하소서.
강은 흘러야 강이기에 막힌 보를 철거하여 바다에 닿게 하려는 금강·영산강·낙동강 활동가 대회를 애면글면 노심초사 준비하는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만왕의 왕이신 정의로운 하나님!
일터에 죽지 않게 해달라는 노동자들의 간절한 노조법2,3조 개정을 대통령이 거부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노동자들은 헌법에 명시된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야 했고 살려고 나간 노동현장은 무덤이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주님의 말씀을 부인하는 어리석고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당신의 백성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무도한 권력에 무릎 꿇지 않고 당당히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50인 이하의 사업장에서 전체 사망자의 60%이상이 발생하는 데에도 정부는 다시 50인 이하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2년 유예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장 26절)고 말씀하셨듯이 대한민국 세계경제 10위라는 것도 사람이 살려고 하는 것이지 노동자의 죽음을 전제한 것이라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악귀들의 세상입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신들의 탐욕으로 채우기에 급급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뻔뻔스런 거짓말을 일삼는 거대양당을 심판할 수 있는 지혜와 정의가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하소서.
지극히 작은 자를 찾아 자비와 은총으로 돌보시는 아기 예수님 어서 오소서.
주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 이니라” (마태복음 25:40) 고 하셨습니다
부모형제자매가 지극히 작은 자이고 교회의 교우들이 작은 자이고 겨울비에 젖은 낙엽도 작은 자이고 금강의 꼬마물떼새도 작은 자이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로 비통에 잠긴 바다의 생명도 작은 자이고 보문산의 하늘다람쥐도 지극히 작은 자이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오늘도 공단 골목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도 거리에서 함께 살자고 외치는 천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도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살기위해 눈물을 훔쳐야 하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도 성적 소수자도 작은 자이며 차별 없는 세상과 완전한 통합사회를 위해 오체투지로 비장애인의 가슴을 두드리는 장애인도 작은 자이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의 처벌이 될 때까지 159명의 영정 앞에 국화 송이를 차마 놓을 수 없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지극히 작은 자입니다.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고마우신 하나님!
2024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는 빈들교회가 “기뻐하는 자들과 함께 기뻐하고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로마서12:15) 고통 받는 작은 자들의 외침에 응답하는 기도를 하게 하소서. 또한 주님께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야고보서2:17)는 말씀이 빈들교회의 십자가가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빈들교회가 불의에 마땅히 맞서
지극히 작은 자들의 광야가 되게 하소서.
지극히 작은 자들의 교회가 되게 하소서.
지극히 작은 자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게 하소서.
이 모든 말씀을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간절히 기다리는 빈들의 언덕배기에서 기도를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