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면 희망 귀촌일기 충청남도미디어 지원사업 보령편2탄(충남신문)
김용부 기자 | 2024-09-04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러 가는 길이 마치 여행을 가는 것처럼 들떠있었다.
너른 바다와 푸근한 산이 반겨주는 곳, 산등성이 갯고랑마다 민초들의 진솔한 삶이 있고 충청수영의 역사가 서려 있는 보령 오천면 갈현리 산수동 입구를 지키고 있는 웅장한 소나무가 먼저 필자를 맞이한다.
살면서 한 번쯤 꿈꾸었을 시골 생활의 로망을 호기롭게 시작한 정인석 님의 보금자리가 풍요롭게 펼쳐진 들녘과 따사로운 동네 전경이 흙냄새 풀향기와 더불어 푸근하게 다가온다.
귀촌으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평안을 찾았다고 말하는, 밀짚모자에 장화를 신고 토박이 같은 차림으로 멀리서 손을 흔들며 환하게 맞아주시니 시골 할머니댁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먼저 보령 오천면에 대해 알아보자. 오천면은 충청남도 보령시 서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면적 50.42Kmfh 구르지로 이루어진 20여개의 유인도와 4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고 국내 최대의 화력발전소인 보령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으며, 도미부인 설화로 유명한 도미항과 도미부인 사당도 근처에 있다.
과거 충청수영, 오천군 관아가 있던 곳으로 수영과 오천성터가 남아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관찰사가 겸직하는 다른 수영들과 달리 전라우수영, 전라좌수영, 경상우수영, 경상좌수영, 경기(교동)와 함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수영이었다.
병인박해 당시 프랑스인 다블리 주교를 비롯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갈매못 순교성지가 있으며, 갈매못성당에는 다블뤼 주교의 유품과 서신이 보관되어 있다. 근처에는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지함의 묘소가 있다. 또한, 바다가 인접해 있는 오천면은 키조개 축제도 유명하며, 9~11월 꼴뚜기낚시철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오천이란 명칭은 오천(鰲川)의 ‘鰲‘자는 ’큰자라 오‘자로 쌍오도의 큰 자라가 태산을 등에 지고 그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에 착안 영험한동물로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글자로, 충청 수군이 서해로 침범하는 왜구를 방어하고 남한 3도(경상도, 전라고, 충청도)서 거둬들인 세곡(쌀, 보리, 조 , 밀, 콩)을 싣고 한양으로 가는 세곡을 서울 마포나루까지 보호 안내하는 책무를 맡았는데 1904년 충청수영이 폐영되면서 오천군이 신설되었다.
바다와 산과 구릉으로 이루어져 편안하고 평화로운 이곳 갈현리 산수동에 제 2의 터전을 마련한 정인석님께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정인석 님은 서울에서 38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5년 우연한 기회로 이곳 산수동에 인연을 맺게 되어 귀촌을 결심했다고 한다. 문론 서울에서 문화에 길들여진 생활이 시골에서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지금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고 한다.
처음 내려와서 정착하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요 라는 질문에 이곳엔 젊은 사람보다 어르신들이 많아 오히려 도움을 받으면서 농사도 짓고 여기선 내가 맥가이버로 통한다고 하시며 서울생활에선 느껴보지 못했던 마을 어르신들과의 하루 하루가 너무도 행복하다고 한바탕 자랑을 하신다.
농촌이다 보니 농기계, 트랙터, 경운기등 수도, 전기가 고장나면 수리 하는데 몇 일씩 걸리는데 굿은일 마다않고 뚝딱뚝딱 고쳐주니 그야말로 마을에서 최고의 인기스타가 된 셈이다. 이렇듯 손재주가 좋은 주인공은 정원을 멋지게 꾸미고 마당 한 켠에 통나무로 직접 찜질방도 손수 지었다. 산에서 통나무를 직접 끌어와 모든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마당 한 켠에 마련한 찜질방에서의 휴식은 그야말로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 소소하게 농사도 짓고 인근 바닷가에 나가 낚시도 하며 인생의 제2막을 다시 시작한 정인석님은 처음엔 가족을 설득하는게 관건이였지만 지금은 부인과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다만 젊은 친구들이 고향을, 시골을 많이 찾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본 미디어 사업을 통해 이곳 오천면 산수리로 귀촌한 정인석 님을 통해 귀촌의 삶을 연구하면서 나이 들어 가는 곳이 아닌 젊은 친구들이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많은 사업과 아이디어로 시골에 살아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런 날들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첫댓글 자연스러운 모습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