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강의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은 계기는 역시
까마귀들이었다.
까마귀 새끼는 그렇게 인간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계속 까마귀 부모들은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미안해서 고개도 들지 못했고
나중에는 내가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할 텐데 라는
인간으로의 초라함이란 그림자가 매섭게 내면을 강타해서
그들이 말하는 의미에 가 닿지 못하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평상시 가지 않는 동선으로 걸어갈 때
그 영토의 까치들과 한 판 영토 싸움을 벌일 정도까지 나를 따라오는 것을 보면
분명 내게 전해야하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꿈에서 동물이 이야기하면 그 말을 들어야 한다는
인디언 선조들의 조언을 따라
그 말을 듣기로 선택하였다.
내가 이해한 그들의 말은 바로
추락을 두려워해서 날아오르지 못하는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소망을 천장에 매달아두고
그것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만족스러워 할 것이냐고
내 손에 쥐고 그것을 살아내지 않으면
그리고 설령 살아내는 여정 속에서 수많은 좌절로 좌초되는 경험을 하더라도
내 손에 쥔 운명과의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나는 그 영토를 살아낼 건강한 발, 부러지지 않는 날개를
살아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여신의 언어를 시작하던 심정으로
그리스 여신 강의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시작은 아마도 Hecate여신이 될 것이다.
그 어떤 순서도 인간의 순서를 따르지 않을 것이며
모든 것들은 그 원형적인 존재가 가지는 여신들의 고뇌에 촛점이 맞혀질 것이다.
의식은 여신들을 완벽함에
그림자를 가지지 않은 비현실적인 상태로 만드는데 촛점을 두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신들이 그 존재를 살아내기 위해 해 왔던 일이 무엇인지에
완전히 접촉을 잃게 되었다.
여성들이 자신 안의 힘을 찾아내는 과정은
바로 그 접촉을 재연결하고 여신의 상징적인 의미를
실제 삶에서 살아내는 것 외엔 별로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냥 하늘에 붕 떠 있는 여신들의 존재에만 환호성을 퍼부었지
그들이 드리우던 커다랗고 인간보다 더 깊은 어둠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 강의는 그래서 그 어둠에 촛점을 맞추려고 한다.
그게 우리의 내면에 어떤 심리적인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할 것이고
누구라도 논리의 날카로운 칼날로 난도질하려 달려드는 것도
그 너머의 여신의 의미를 이해하고 가 닿고 싶고
그 의미를 살아내고자 하는 영혼의 열망으로 받아들이고
난도질에 내 온 몸을 내던져서 그 의문점에서부터 나오는 그 모든 질문들에
함께 응답이 될 투사를 찾아내는 여정이 될 것이다.
항상 모든 강의를 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것이지만
꿈작업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면 원형은 꿈을 엄청나게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이 강의를 듣는 분들과 상의하여 6주 강의 후 1회기 정도 집단 꿈작업을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아무런 약속도 없지만
이것이 내가 붙잡고 싶은 유일한 소망 쪽지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의 열망이었고
항상 내 열망은 거기에 있었다.
까마귀 새끼가 희생되어 알아차리게 되었기에
더 값지고 소중하고 가슴 아픈 열망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를 다 내던져야 함을 안다.
오늘도 알아차림을 가져다 준
그 너머의 신성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