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테리 팀안에서만 존재했던 신우가 오늘 세상에 처음 나왔다. 신우가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오후 3시 경이었다.
신우는 보았던 대로, 원래 내가 알고 있던 대로 존재하지는 못 했다. 신우는 입 밖으로 내뱉었어야할 의무가 있는 말을 꺼내지 못 했다. 그래서 나는 당황했다. 또 한 번 발음을 뭉개기도 하고, 동방의 지지대를 어둠 속에서 걷어차기도 했다.
원래 내가 알던 신우의 모습이 아니라 조금 놀랐다.
오후 7시에는 신우가 정신을 차리도록 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곳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 했다. 슬기의 말을 끊지 못한 것이다. 그때부터 난 나를 버렸다. 나를 버리기로 했다. 무대에 온전히 신우만 존재하도록 했다.
그 덕분인지, 관객 덕분인지, 그 전에 빌드업을 쌓아준 플리와 사브 덕분인지, 디테일한 오더를 챙겨주신 연출님과 조연출님 덕분인지,무대 뒤에서 열일해준 조명, 음향, 무미, 기획 덕분인지 저녁의 신우는 사랑을 많이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나는 신우가 받은 사랑들을 팀원에게도 최대한 전하고자 했는데 그것이 잘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일은 내 자신이 확신할 수 있도록 그 일에 노력하쟈
신우를 처음 만난 순간에 나와 신우는 어딘가 동 떨어져 있었다. 난 여기 있었고, 신우는 거기 있었다. 내가 거기로 가면, 신우는 또 여기로 왔다. 그래서 신우를 더 잘 알려고 했던 것 같다.
피드백을 많이 받아 적는다.
아쉬운 부분이 어딘지 물어본다.
연출님과 조연출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기억하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신우의 독백.
사실 가장 어려웠던 것도 신우의 독백.
유나누나의 진선규 배우 이야기를 듣는다.
그 뉘앙스가 무엇인지 알아챈다.
사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연기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 배우는 누구인지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조금 뒤적거렸다. 거기에서 신우에게 도움이 된 문장을 조금 가져와따 !
“
그는 진지하게 웃기는 방법의 비밀을 알았다. 그가 자신의 모든 탁월한 재능을 동원해 괴로워하고 몸부림치기 시작하면, 하찮은 문제를 대하는 그의 심각함 때문에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지는 것이다. 그 의 얼굴이나 표정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것은 황홀하도록 추한 얼굴' 바로 그것이었는데, 사랑스럽고 만지고 싶고 입 맞추고 싶은 것이었다. 무대 위에 서의 그의 선량함과 평정은 세계적이고 영원한 선량함과 평정의 화신이라 부를 수 있었다.
”
바실리 이그나치예비치 쥐보끼니에 대한 평가다!
하찮은 문제를 대하는 심각함에 웃음이 터진다는 것은 독백의 대사가 이해되는 데에 크게 와닿았다.
코미디에 대해 거의 문외한인 나는 그제야 신우를 조금이나마 이해한다.
신우가 코미디스럽게 보이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좋아하는 웹툰 중에 이런 말이 있다.
“
똑똑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고,
똑똑한 사람처럼 결정할 수 있으며,
똑똑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면,
그건 그냥 똑똑한 사람인 거야. 알겠어?
”
신우가
웃긴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고,
웃긴 사람처럼 드러날 수 있으며,
웃긴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해서,
신우가 그냥 웃긴 사람이게 만든다!
는 것이 목표다 !
그 목표가 오늘에야(사실 어제임) 나타난 것 같아서 기부니가 좋다 :)
내일도(사실 오늘임) 웃기게 보일 수 있어서, 웃긴 사람이게 만들쟈 !
나는 무릎이 아픈 사람이지만,
신우는 무릎이 아픈 사람이 아니다!
(약 먹으면 사실 괜찮습니다 !!! 큰 걱정은 마십쇼 :) )
나의 마음을 놓지 말고, 내가 편안해지지 말고,
신우가 마음 놓고, 편안할 수 있도록 하쟈 !
막공까지 사테리 파이팅 !!!
첫댓글 신우는 무릎이 아프지 않지만
심동원은 그렇게 무릎을 잃었다... 아주 오래 전 일이다.
는 농담~
배우 책도 찾아보고 대단한데
내일 팀원들한테 소문내야겠다~
아니 동방 지지대 걷어찼다는 말이 왤케 웃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 항상 파이팅입니다~~~~ 멋져요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