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현재 1만 5천 대를 넘어섰습니다. 2012년 상반기에는 458대였던 것이 5년 만에 35배로 성장한 것입니다. 보급 속도에도 점차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1만 대를 넘어선 뒤 반 년 만에 다시 1만 5천 대를 넘어섰습니다. 전기차가 자연스럽게 조금씩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오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전기차가 당연히 다가올 미래라는 인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정부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용 번호판,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근미래 자동차의 패러다임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이동할 것이라며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소연료차도 개발되고있지만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이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가 “친환경”적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오염의 주범 중 하나, 자동차
자동차는 그 동안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름을 연소시켜 동력을 발생시키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등의 유해 배기 가스가 배출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이러한 유해 배기 가스로 인한 환경 파괴와 건강에의 악영향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배기 가스 관련 규제를 만들고 기술이 발달해도 완전 연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해 배기 가스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릅니다. 연료를 태워서 동력을 발생시키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배출가스와 온실 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환경 정책에 적극적인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존 내연 기관차량을 퇴출시키고 전기차로 대체하는 계획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 차량일까에 대한 의문
하지만 전기차가 주행 중 배기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말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일까요? 전기차 역시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 근거는 크게 다음 세가지입니다.
1) 전기 생산 과정에서의 공해 발생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가 사용하는 전기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의 보급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가 오히려 환경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온실가스만 고려했을 때 한 국가에서 1GWh의 전력량을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0톤 이하일 경우 전기차로 기존 내연 기관 차량을 대체하는 것이 친환경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일 경우 그냥 내연 기관차를 운행하는 것이 오히려 친환경적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국가 내에서 전기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국가의 에너지 믹스, 즉 석탄, 석유, 원자력, 수력, 지열, 풍력, 태양열 등 전기 생산 방식의 비중에 따라 달라지며 석탄, 석유의 비중이 높을수록 높아지게 됩니다. 때문에 전력 발전에 석탄, 석유 비중이 높은 나라의 경우 전기차가 반드시 친환경적인 대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2) 非배출가스 미세 먼지
자동차가 발생시키는 미세 먼지에는 배출 가스에서 나오는 미세 먼지 뿐만 아니라 타이어와 마찰, 브레이크 마모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 먼지도 있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무게 때문에 화석 연료차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이러한 미세 먼지가 더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3) 배터리 생산, 폐기에 드는 에너지
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가 배터리입니다. 배터리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도 에너지가 소모되며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또한 배터리에는 중금속이 다량 사용되므로 관리가 미흡하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기차는 친환경적이다.
이러한 비판들은 분명 타당한 근거가 있는 얘기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대안입니다.
1) 에너지 변환 효율
에너지 효율면에서 전기차는 내연 기관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습니다. 내연 기관의 경우 열에너등으로 인한 낭비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통상 약 20% 내외입니다. 하지만 전기 모터는 8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가집니다. 전기 생산부터 송전까지 고려해도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더 높습니다. 화력 발전소의 발전 효율이 약 40%이고, 송전 손실이 3.5% 정도 인 걸 감안했을 시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은 30%로 내연 기관보다 우수합니다.
거기에 내연 기관의 에너지 효율은 수십년 간 정체되어 있었으나, 발전소는 대규모로 전력을 생산하며, 폐열을 활용한 추가 발전이 용이하므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에너지 효율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 공해 관리 효율
오염 관리 차원에서 각 자동차가 오염원이 되는 내연 기관에 비해서 소수인 발전소의 오염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술로도 공해 관리 효율은 전기차가 더 높다는 것을 레이 가솔린과 전기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리 효율은 향후 전기차가 본격 대중화됨에 따라 더욱 상승될 수 있습니다.
3) 전기 생산 믹스의 개선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부터의 오염을 고려하면 석유 역시도 정제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발생합니다.
또한 현재는 많은 국가들이 전기 생산에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친환경 전기 생산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는 이미 수력과 지열로만 전기를 생산합니다. 현재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큰 국가들도 앞으로는 점점 풍력, 태양광 등의 친환경 발전 방식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에너지 믹스로 인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막다른 길 vs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석유 같은 화석 에너지 자원의 고갈 시점은 계속해서 미루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언젠가는 석유가 고갈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화력 발전은 친환경적이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인류는 화력 발전에 언제까지나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대안을 찾아야만 하고, 현재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해야 합니다.
비록 지금 당장 전기차가 100% 친환경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전기차가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아닙니다. 전기 생산, 활용 효율 측면에서 아직 문제들이 있지만 위에서 살펴봤듯이 그 문제들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기존의 내연 기관은 친환경, 에너지 효율, 자원 매장량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막다른 길이라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이동 수단은 아직 앞에 놓여져 있는 문제가 많지만 활짝 펼쳐진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