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追頌 雲塘先生 晬筵 운당(雲塘) 선생의 회갑연을 추억하여 칭송함
戊寅 무인(1938년)
先生 鄭鐘淵 春丈 號雲塘, 於辛未十月 依鄭君囑 有拙稿以頌之. 今鄭君 抄槀諸家玉稿 以示之 余嘉其考思面追頌耳.
선생은 정종연(鄭鐘淵)의 부친으로 1) 호(號)가 운당(雲塘)인데, 신미(1931년) 10월에 정군의 요청에 의하여 칭송한 나의 졸고(拙稿)가 있었다. 지금 정군이 여러 집에서 그 옥고(玉稿)를 찾아 베끼려고 해서 이것을 보여주고 내가 그 어른을 뵈었던 모습을 생각하며 추모하여 기꺼이 이를 칭송하였다.
雅有儒風脫若仙
유가의 풍류로 세속을 초월한 신선과 같으시고
斯翁仁壽本由天
이 어른의 어질고 장수함은 하늘로 인함이시라.
讀詩廢蓼思親日
시경의 요아편 읽지 않았음은 어머니 생각이고 2)
業世硏桑聽子年
대가 이어진 가업은 자녀의 후년을 허락함이라.
久襲魯鄕聲敎蔚
오랜 공자 전통의 고향에는 명성이 가득하였고
後承圃老道心傳
포은 선생의 후사로서 도리의 마음을 전하시네. 3)
泡隁賤頌還無色
부서지는 거품과 같은 부족한 칭송이 무색하고
愧上臨率學士筵
학자의 잔치에 초라한 말씀이 부끄러울 뿐이네.
_____
1) 춘장(春丈): 중부장(春府丈/ 椿府丈)의 줄임말로 남의 아버지를 높여서 호칭하는 표현이다.
2) 독시폐료(讀詩廢蓼): 삼국시대(三國時代) 위(魏)나라 왕부(王裒)가 어머니 묘의 향나무를 붙들고 시경의 요아편 대목인 “슬프도다! 부모님, 날 나으시기에 고생하셨네(哀哀父母 生我劬勞)”를 세 번씩이나 외우며 눈물을 하도 많이 흘려서 나무가 말라죽을 정도였다. 그가 가르치던 제자들조차 이를 알고 시경(詩經)을 배울 때면 선생 왕부 앞에서는 요아편(蓼莪篇)을 지우고 선생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너무 슬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요아편을 읽지 않았다(蓼莪廢讀)’고 한다.
3) 후승포로(後承圃老): 포로는 정몽주(圃隱 鄭夢周/ 1338-1392), 후승은 정몽주의 대를 이은 후사(後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