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문학회 회원 여러분 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올 여름은 아직도 기세등등하지만 곧 가을은 오겠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회원들의 투표로 애지문학회작품상을 선정해야 합니다.
8월 초에 후보작 10편을 선별하여 애지문학 운영진이 심의한 결과
10편의 후보작품 중에 3편(이병연, 송승안, 이영은)이 후보로 올랐습니다.
제13회 애지문학상 작품상 후보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선옥< 꽃밥 >
임은경< 일체(一體) >
송승안<지우개붓>
사공경현<직업의 방식>
이병연<꽃시장>
이순화<우리 춤춰요>
전은겸<애기 아빠>
하록<후일담>
이영은<아무리 질문해도 세계는 대답해 주지 않지>
김보나<족자를 찾아서>
관심가지고 세심있게 읽어주시고 투표 부탁드립니다.
투표는 <시인명>만 허이서 국장님 메일이나 전화로 연락주세요.
투표기간은 9월10일 오후 6시까지 입니다.
메일glstnr0630:@hanmail.net
핸폰: 허이서 국장(010-5706-3014)
1. 꽃시장 / 이병연
삶의 절정에 목숨을 내놓은 꽃들
꽃다발이 되고 화환이 되고 조화가 되어 돌잔치 결혼식장 회갑연 장례식장에 간다
정해놓은 마음이 없으니 못 갈 곳 없다 삶을 피우고 접는 곳 어디든 부르면 간다
마음을 사로잡는 꽃의 얼굴 부름에 따라 기쁨이 되고 슬픔이 된다
부름을 기다리며 꽃이 잠시 머무는 성스러운 곳
모래 알갱이처럼 서걱대는 세상에 고운 빛으로 다녀가시는가
향을 사르지 않아도 진동하는 향내 나는 탑돌이 하듯 꽃시장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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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우개붓 / 송승안
나의 그림은 끝을 향해 가지만 꿈꾸던 장면과는 멀다
시작부터 스케치가 어긋난 탓일까
채색은 경계를 넘나들며 덧났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대화처럼 왜곡되었다
가장 빛나야 할 꽃마저 흐려질까 불협의 밤을 지새우다 쥐게 된
지우개붓
지운다는 것은 엎드려 잘못을 매만지는 일
날 선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바탕을 품지 못한 면면 다듬어지면
묻혔던 빛 스며나와 꽃 또한 제 빛을 되찾겠지
서툴렀던 나의 생이여 모난 말에 가로막힌 첫 기억들이여 꽃보다 귀한 나의 아이여
빛의 겹으로 돌아오기를
그러므로 오늘도 나는 지운다 서툰 붓질 지워낸 자리에 아직은 잠시 빛이 머물 뿐이나 |
3. 아무리 질문해도 세계는 대답해 주지 않지 / 이영은
푸른빛의 섬광
섬망
빛
비
……빛?
*
길고 흉측한 지네가 나의 몸에 박혀 있는 꿈이었다
*
교실 뒤편에 있던 사물함을 하나하나 천천히 열어 보았는데 언제 잃어버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손수건
이 물건을 내가 소유했었다고? 이 푸른 천이 나의 것이었다고? 의구심이 드는 손수건 한 장을 되찾았다
그럼에도 사물함을 벌컥 여는 일은 끝나지를 않고
캄캄한 구석들
나의 물건을 찾은 것도 모자라 남의 물건을 훔치던 재빠르게 나의 주머니를 불리고 채우던
이상한 꿈 이었다
*
가지고 싶었어
너희들의 앞니 웃을 때 보이던
작게 파이는 보조개나 자연스럽게 올릴 줄 아는 입꼬리
교실을 전부 뒤져 보았지 책상과 의자를 엎어 거꾸로 털어 보기도 하고
어디 한 사람만 걸려 봐 나는 너희가 될 거야
했지만 나오지 않았어
모두 분필 가루 흩날리며 사라졌나? 다시는 형체를 찾을 수 없는 흰 소문이 되었나? 음악실의 귀신으로 영영 음계를 떠돌고 있나?
*
청색 구름
트랙을 돌자 트랙을 돌자 트랙을 돌자 트랙을 돌자
눈앞이 환하다
*
발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세계로 돌아가고 있었다
따뜻한 지네
몸속에서 몸 밖으로 빠져나가며 울컥 솟으며
되찾은 것 훔친 것 빼앗은 것 줍고 깨끗하게 세탁해 둔 것
전부
다시 잃어버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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