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手杖丹藜身白茅
손엔 지팡이를 몸은 초가집에 1)
逍遙一步散平郊
한걸음씩 교외 들판 산보하네. 2)
相公不媿曼鄕友
정승 되서도 시골친구 반기고 3)
好僕能爲君實交
훌륭한 종 임금의 벗도 된다네.
忍是易羊山養木
인내로 나무 키워 양치기 쉽고 4)
仁惟渡蟻竹成橋
사랑은 개미에게 다리 놓았네. 5)
空然侵奪相爭後
공연히 뺏고 서로 싸운 뒤에는
所得維何等水泡
소득이 무엔가? 물거품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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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려(丹藜), 백모(白茅): 단려는 붉은 칠을 한 명아주 지팡이, 백모는 초라한 초가집을 말한다.
2) 평교(平郊): 성문 밖의 평평한 들판
3) 상공불괴만향우(相公不媿曼鄕友): 상공은 정승이니 예전에 그토록 벼슬 높이 올라갔어도 사랑하던 시골친구를 만났을 때에 반기며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말.
4) 인시역양(忍是易羊): 양을 쉽게 치려면 인내로 (산에 나무를 키운다)는 말.
5) 인유도의(仁惟渡蟻): 사랑은 개미를 건너도록 도왔다는 말로 이는 송(宋)나라 때 송교(宋郊)라는 사람이 물가에서 개미떼가 물에 씻겨갈 지경에 이른 것을 보고 인자한 마음으로 대나무로 다리를 놓아 주어 그들을 살게 해줬는데 후에 과거(科擧)에 나아가 장원급제를 했다는 전설로 선행의 보답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