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이 도서관에 비치되면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겠지.
꼭 읽고 싶은데 대출중이라면 예약을 해 놓으면 되고,
아니면 상호대차를 하면 된다.
도서관은 매우 친절해서 부근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다 대출해준다.
사람들은 책을 서점에서 사 볼 필요를 못 느낀다.
이렇게 무료로 빌려주는 곳이 있는데 왜.
이젠 사람들의 머릿속에 책은 사보는 게 아니라 빌려보는 거라는 의식이 심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작가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이게 작가의 첫번째 글쓰는 목적이다.
하지만 책을 내서 세상에 내놓을 때는 상황이 약간 달라진다.
책을 내기 위해 애쓴 출판사 사람들이 내 책의 식구가 된다.
작가가 아무리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라고 해도
작가 역시 책으로 돈을 벌어 생활을 해야 하는 식구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작가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를테면 이런 상황은...
내 수제화점 옆에 무료로 신발을 빌려주는 집이 생겼는데,
그 집은 내 수제화점에서 한 켤레 사서 사람들에게 2주일씩 빌려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격이다.
나는 머리를 쥐어짜며 세상에 없는 신발을 만들고,
옆집에서는 그 신발을 무료로 빌려준다.
그러니까
나는 아무리 열심히 신발을 만들어도 한 켤레밖에는 못 파는 거다.
이런 이상한 구조를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