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논의는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이라는 신학주제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런데 이 예정과 선택의 개념은 사람들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해되어 왔다. 예정 신앙을 본격적으로 신학의 주요 주제로 삼은 신학자는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였다. 그는 택함을 받은 자와 받지 않은 자가 이미 영원 전부터 정해졌다는 이중예정을 주장했다. 그리고 택함을 받은 자는 하나님의 은혜요, 받지 못한 자는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세의 대표적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역시 이 예정 신앙을 중시했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대체로 수용했다. 종교개혁시대의 장 칼뱅(Jean Calvin)은 이 예정을 더 철저하게 조직적으로 발전시켰다. 칼뱅의 이중예정사상은 다음의 진술에서 확인된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God's eternal decree)을 가리켜 예정이라 부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동등한 조건으로 창조함을 받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이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미리 정해져 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영원한 저주가 미리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누구나 이 두 가지 중 어느 한 방향으로 향하도록 창조함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이 생명에 이르거나 혹은 사망에 이르도록 예정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칼뱅은 예정이 인간의 믿음에 의존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에, 인간의 타락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예정된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칼뱅의 이러한 이중예정설은 이내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