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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미드필드를 상대하는 방법은?
서유럽에서 한동안 관심 밖의 대상이었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가 부활했다. 비록 전문가들은 와이드(width)의 부족을 지적하면서 이들이 계속해서 효과적 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지만, 첼시는 시즌을 3연승으로 달리며 시작했다. 영국에서 4-3-3의 신봉자로 간주되던 인테르 감독 무리뉴는 지난 주말에 다이아몬드 미드필드4-4-2를 내세워 바리(Bari)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다이아몬드 미드필드의 인기가 일시적이었다.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 수 있을까?(역주:이 칼럼은 이번 시즌이 막 시작했던 작년 8월 말에 나왔습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A history lesson)
다이아몬드는 시간이 감에 따라 조금씩 나타나는 전술이다. 전술의 역사에서 갑자기 나타나 한 시대를 풍미한 존재는 아니었단 말이다. 누군가의 뛰어난 아이디어로 창조된 적은 한번도 없었고, 단지 다른 일의 부산물에 불과 했다. 일반적으로 말해, 이 포메이션이 장기간 유행한 적도 없었으며, 이는 포메이션이 한정된 쓰임새를 가짐을 의미한다. 네 명의 미드필드를 한 명은 뒤에, 한 명은 창조적인 역할(역주:꼭지 점이겠죠)에 놓고, 나머지 둘을 왕복하는 역할(shuttle)을 맡겨 사용하는 다이아몬드를 최초로 의식적으로 사용한 팀은 프라멩고(Flamengo)다. 그것도 2차 세계 대전에 임사방편의 타협으로 시작 했다.
클럽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하에 프라멩고의 회장 파디야(Jose’Bastos Padilha)는 유럽 출신 감독을 찾았다. 그가 찾아낸 인물은 헝가리인 도리 커슈너(Dori Kurschner)였는데 그는 제안을 받았을 때 고국의 반유대주의에 탈출하는 것에 기뻐했다고 한다. 1937년에 리오 데 자네이루에 도착한 후 커슈너는 W-M(3-2-2-3)포메이션을 도입하고자 했으나, 그의 시도는 독창성과 즉흥성을 가로막는 어떤 것도 거부하는 현지 축구 문화에 의해 거부되고 만다.
(역주:아스날의 감독 채프먼이 만들어낸 W-M은 탄탄한 수비 이후 역습을 노리는 굉장히 실용적인 목적의 포메이션으로 제1목적은 승리였습니다. 이기는 축구(winning football)보다 잘하는 축구(to play well)를 중시하는 남미의 축구 문화와는 철학 자체가 상충되는 거죠)
선수들, 팬들, 언론인들 모두가 공공연히 조롱하는 가운데, 결국 커슈너에게 감독직을 내놓고, 수석 코치(assistant coach)로 밀려나 있던 이전 감독 플라비우 코스타(Flavio Costa)가 복귀하게 된다. 1937년 이었다. 카리오카(Carioca)리그를 2위로 마친 플라멩고는 다음 시즌 개막전에서 비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에게 2-0으로 패배한다. 이 경기는 마침 파디야 회장의 취임 기념 경기였고, 커슈너는 경질당했다. 이후 커슈너는 보타포고(Botafogo)에서 잠깐 머문 후, 질병에 걸려 1941년에 사망한다.
대신 코스타가 플라멩고 감독직에 복귀했다. 이 즈음 코스타는 W-M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었으나, 그토록 업신여겨진 포메이션을 당장 인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았다고 주장한다. 그건 바로 대각선(diagonal)이었다. 본질적으로 코스타 감독은 W-M 포메이션의 중앙 사각형을 받아들여, 이를 마름모(rhombus)로 만들었다. 그의 포메이션은 이렇다. 인사이드 레프트를 센터 포워드 바로 뒤로 전진시킨다. 이는 후에 펠레(Pele)가 그 명성을 얻게 되는 포지션으로ponta da lanca 였다. (영어로는 point of the lance, 창 끝이라는 뜻입니다) 인사이드 라이트는 조금 아래에 배치시키고, 레프트 하프도 조금 아래, 그리고 라이트하프는 백3 바로 앞에다 놓는다.(물론, 오른쪽 사이드를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포메이션의 y축을 약간 이동시킬 수도 있다)
역주:조나단 윌슨의 책을 참조해 아래 포메이션을 그려 보았습니다. Volante, Jayme, Zizinho, Peraco가 대각선 방향의 마름모를 이루고 있습니다.
----------------------Yustrich
Bigua------------------Domingos-----------------Newton
------------Volante
-------------------------------------------Jayme
-----------Zizinho
------------------------------------------Peracio
Valido------------------Pirilo-----------------------Veve
물론 W-M 포메이션에서도 인 사이드 포워드 하나가 좀 더 공격적이거나 윙 하프 하나가 좀 더 수비적인 경우는 빈번했다. 1930년대의 아스날을 예로 들면 레프트 하프 코핑(Wilf Copping)dl 뒤에 서서 라이트 하프 크레이스톤(Jack Crayston)이 좀 더 전진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코스타는 이를 공식화했고, 플라멩고가 성공적임에 따라 그의 마름모 미드필드는 널리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 마름모 미드필드는 점점 변해갔는데 3-1-2-1-3에서, 브라질이 1958년 월드컵을 우승한 4-2-4로 진화한 것이다.
(역주:마름모의 양끝이 수비라인과 공격라인에 흡수됨에 따라 위 그림의 포메이션이 4-2-4로 변하는 것 입니다)
그 뒤 다이아몬드는 사라졌다가 1960년대에 갑자기 재 등장한다. 4-2-4에서 한 명의 미드필드를 백포 앞에 수비 보호차 놓는 일은 흔했다. 아르헨티나의 라틴(Antonio Rattin)이 좋은 예시이다. 점차적으로 포워드도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1958년 월드컵에서 체코슬로바키아에게 충격적인 6-1대패를 당환 후 수비적인 전술 시험에 나서며 이 영역을 탐구 했다. 하지만 NO, 10에 대한 알젠틴의 집착이 여전했기에 1966년 월드컵에서는 라틴을 홀딩으로 오네가(Ermindo Orega)를 플레이메이커로 놓았고, 다이아몬드가 재 등장 했다.
잉글랜드는 1964년에 브라질, 포르투갈 등이 참여한 친선 대회의 문디알리토(Mundialito)에서 수비적인 아르헨티나에게 1-0으로 패한다. 알프 램지(Alf Ramsey)는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 패배 이후 실용주의의 길로 나간 듯 보인다. 램지 감독은 4-2-4를 버리고 4-3-3을 채택했는데 후에 노비 스타일스(Nobby Stiles)는 이를 4-1-3-2라 부른다. 맨체스터 유니이티드의 미드필드였던 스타일스가 백포 앞에 앵커로 서고, 앨런 볼(Alan Ball), 바비 찰튼(Bobby Charlton), 마틴 피어스(Martin Peters)가 전진해 두 명의 공격수와 합류하곤 했다.
다이아몬드와 매우 가까운 사촌 격인 이 포메이션은 소련에서는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 디나모 키에프(Dynamo Kyiv)에서 압박(Pressing)을 발전 시킨 빅토르 마슬로프(Viktor Maslov)는 베테랑 수비수 투란시크(Vasy Turyanchyk)를 “흐름을 깨기 위해”(break the waves)백포 앞에 배치시켰다. 모든 선수가 수비를 책임지는 팀에서 오직 안드리 비바(Andriy Biba)만이 마슬로프의 말을 빌리자면,”민주주의의 모든 권리를 보유했다”(retained the right of democracy)바꿔 말하면 비바는 아르헨티나의 플레이메이커와 동일한 역할, 즉 4-3-1-2에서 프리롤을 맡은 것이다.
홀더와 플레이메이커 옆에 두 명의 왕복자가 –carilleros-, 아르헨티나에서 쓰는 용어로 이 역할에 별도의 명칭을 부여한 건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 서는 진형(shape)은 현대적인 다이아몬드의 기본적인 형태다. 클럽 레벨에서 다이아몬드를 1~2년 사용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개 금방 다른 데로 눈을 돌리곤 했다.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를 쓰거나(지난 시즌 우라칸(Huracan)이 예임:4-3-2-1), 두 명의 홀더(나는 이를 더블 팩맨(double-Pacman)으로 묘사 했었다)를 놓거나 하는 실험들이 있었지만, 오직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만은 기본 전술이 4-3-2-1이다.
다이아몬드가 가지는 문제점(Problems with diamond)
유럽인들의 눈에 한 명의 아티스트를 위해 세 명의 미드필드가 뒷받침하는 형태는 최소한 처음에는, 신선했다. 마찬가지로 미드필드를 플레이메이커와 홀더로 나누는 아르헨티나의 전통적인 구별법 역시 현대의 트렌드인 4열 포메이션과 부합한다.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가 지금의 국가대표팀에서 이 포메이션 쓰는걸 망설이는 것이 좌절스런 이유다)
하지만 이 포메이션을 쓰기는 까다롭다. 아르헨티나에서 내가 처음 본 경기는 2007년11월에 열린 리버 프라테(River Plate)와 인디펜디엔테(Independiente)의 경기였다. 두 팀 모두 4-3-1-2로 나왔지만, 서로가 서로를 상쇄했다. 양 팀 모두 자신들의 뛰어난 플레이메이커, 오르테가(Ariel Ortega)와 몬테네그로(Daniel Montenegro)가 무언가 해주길 기다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둘 모두 실패하면서, 양팀은 1-1 무승부에 그치고 만다. 물론 리그 중위권간의 싸움이었지만 핵심은 분명하다. 한 명의 창조적인 자원이 만들어내는 위협은 쉽게 실패한다는 것, (리버 프라테의 경우 세컨 스트라이커 보나노테(Diego Buonanotte)가 아래로 처져서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다이아몬드가 가지는 좌우 폭의 부족(lack of width)은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다.
아르헨티나가 플레이메이커의 생존능력에 대한 논쟁에 그렇게 집착하는 동안, 창조자는 나왔지만(그리고 이들을 막기 위한 팩맨도 같이 나왔지만)다른 영역들은 다소간 간과 되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 4-2-3-1을 채택할 경우 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섯 명의 미드필드를 가질 수 있지만(마쉐라노(Javier Mascherano), 캄비아소(Esteban Cambiasso), 바타글리아(Sebastian Battaglia), 가고(Fernando Gago)중에 둘/메씨(Leo Messi), 아구에로(Sergio Aguero), 테베즈(Carlos Tevez), 리켈메(Juan Román Riquelme), 파스토레(Javier Pastore)중에 셋)나머지 모든 포지션은 부족하기만 하다.
(역주:조나단 윌슨은 그의 책”Inventing the Pyramid에서 아르헨티나의 4-3-1-2에서 1 자리 알젠틴 스스로는 enganche(영어로는 the hook)라고 부르는 플레이메이커 자리 “에 대한 집착을 보다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의심은 2002년 10월 벨그라드에세 열린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유고슬라비아는 주말에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이태리를 저지하는데 성공하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핀란드에 맞서 같은 포메이션으로 나왔지만 핀란드의 4-4-2가 가진 두 미드필드에 압도당하고 만다. 누멜라(Mika Nurmela)와 콜라(Joonas Kolkka)가 사이드의 열린 공간으로 마구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유고슬로비아가 점유율은 가져갔지만, 사이드를 이용하는 핀란드의 역습에 별다른 대책 없이 취약점을 보이자 감독은 하프타임에 결정을 내린다. 재빨리 3-5-2로 전환해 해결하고 2-0으로 승리한 것이다. (미하일비치(Sinisa Mihajlovic)는 이 경기서 커리어 처음으로 센터백으로 뛰었다)
첼시는 이를 프리미어 리그서 성공시킬 수 있을까? (Can Chelsea make it work in the Premier League?)
다이아몬드가 가지는 예측 가능함을 고려해보면, 이는 수비적인 포메이션으로는 좋지만, 경기의 주도권을 쥐려는 팀에게는 맞지 않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축구를 보면서 나의 의심은 점점 줄어들었다. 핵심은 carilleros다. 이 둘이 너무 좁게 플레이 한다면, 유고슬로비아가 그랬던 것처럼 팀은 사이드에 약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중앙에서 가지는 수적인 우위도 공간이 너무 좁아져 패스 옵션이 제한됨에 다라 사리지게 된다.
만약 팀이 일정한 폭(some width)을 유지할 수 있다면, 시스템은 확실한 4-3-1-2 가 되고, 문제는 줄어든다. 이번 시즌 첼시가 커뮤니티 쉴드와 첫 리그 두 경기서 윙 어인 말루다를 레프트 carilleros와, 그리고 풀백들이 (첼시는 2명 지르코프를 포함한다면 3명의 공격적인 풀백을 보유하고 있다) 전진할 수 있다면, 다이아몬드의 꼭지점은 창조성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첼시에게는 히딩크(Guus Hiddink)감독이 제시했던 비 대칭형 포메이션이라는 옵션도 있다. 세컨 스트라이커를 드록바의 오른쪽에 놓으면서 선더랜드 전에서 칼루나, 풀럼 전에서 아넬카의 역할이다. 레프트 carillero가 전진할 수 있고, 이는 전통적인 대칭형 포메이션으로는 막기 힘든 형태를 띄게 된다. 이로 인해 첼시는 (성공에) 필수적인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 파해법 (How to smash the diamond)
자, 그럼 다이아몬드에는 어떻게 맞서야 할까? 사이드의 부족이 여전히 약점이므로, 핵심은 싸움을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개막전에서 헐(Hull)이 보여준 모습은 어느 정도는 운이 따른 것이지만, 첼시를 저지하는데 좀 더 다가간 팀이 4-4-2의 선더랜드나 풀럼이 아니라 헐의 4-5-1이었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역주:첼시의 초반 3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라운드 첼시 2-1 헐 / 2라운드 1-3 첼시 / 3라운드 풀럼 0-2 첼시)
헐의 미드필드들이 첼시 풀백의 전진을 막기 위해 피치를 넓고 높게 쓰고, 첼시가 점유율을 가졌을 때는 백포를 보호하면서 중앙의 세 명이 하드태클을 날려대자, 첼시는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싸워야 했다. 거기에 헐의 사이드 미드필드들이 첼시의 풀백을 저지하면서 헐의 풀백들은 프리가 되었기에 미드필드 싸움에 가담하거나 수비진 보호를 도와줄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의 사이드 부족은 약점이나, 약점 없는 시스템은 없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팀이 사이드 영역에서 싸움을 이끌어 낼 수 있냐 다. 지금까지 시스템 자체의 약점은 첼시가 중앙 장악력에 가려져 있었다. 즉, 공격의 관점에서 보면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볼을 소유 할 수 없으면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첼시는 네 명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으로 점유율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첼시의 축구는 아스날과 같은 기하학적인 서사기(geometric rhapsodies)를 결코 만들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록바가 제 폼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미드필드로부터 막대한(prodigious) 지원을 받는 공격진을 가진 첼시는 압도적인(overwhelming)팀이 될 수 있다.
http://www.guardian.co.uk/sport/blog/2009/aug/25/the-question-diamond-tactics-jonathan-wi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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