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9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지게 늦잠 잘 수 있는 주말 연휴에 살림 조합원,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조합원이 모였다. 걸으며 쓰레기를 줍기 위해.
신협본점, 서울혁신파크 한평책방, 구산살림에서 나누어 출발해 응암역 근처 제로웨이스트 가게 햇빛상점에서 만나는 노선이다. 노선도 짜고 두 조합의 조끼도 준비하고, 동네에 있는 집게도 모아와서(별별곳간 표시 집게도 정겨웠음) 나눠주는 치밀함이라니. 역시 허술히 하는 게 없다.
신협본점 팀, 신양조합원이 불광천보다 상가 근처가 가장 더러울 수 있다고 말하더니 순간 옆 화단에서 담배꽁초를 보고 길거리 화단 중심으로 쓰레기를 주우면 어떤가 제안한다. 7명이 세 팀으로 나누어 하기로 했다.
흠, 처음에는 드문드문 담배꽁초 정도 주우며 갔다. 새절역 못 미쳐 버스정류장 쉼터 정자 아래를 흘낏 봤을 때만 해도 그렇게 많은 쓰레기가 있을 줄 몰랐다. 정자아래 움푹 패인 곳에 종류도 다양하게 온갖 쓰레기를 20리터 봉지 하나 가득 담았다. 휴...
신양샘은 담배꽁초만 10리터 봉지에 2/3이상 담아오더라. 지나가던 주민이 관심을 보이며 묻자 쓰레기도 줍고 건강도 챙기는 살림에 대한 활동 소개도 알차게 하셨다고 한다. 마포구 주민인 신양샘 외에 관악구와 지축에서도 와주신 조합원께는 뒤풀이 수박파티때 두 배로 박수를 쳐드렸다.
가족이 총 출동한 직원조합원님, 두 아이와 함께 온 지축 조합원님 모습은 참 알흠다웠다. 기특한 아이들이라니!!
모르긴 해도 오늘 행사 최고령이실 것같은 양명주 조합원님, 함실단 동네모임(응암 서대문?)에 함께하시다가 나오셨다. 일찍 조합에 가입했으나 직장때문에 활동을 못하다가 정년퇴임 후 시간을 내보고 있다니 동네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엄지손가락이 좋지 않다는데 집게로 쓰레기 열심히 주우셨다. 응원 박수~ ㅎㅎ 저랑 짝꿍으로 다녔거든요.)
저도 드뎌 줍깅(우리는 작명을 쓰담걷기로 언어순화!)을 해 본 날, 수박도 맛나게 나누고 태바에서 준비한 나무칫솔도 선물로 받고, 햇빛상점도 한번 더 둘러보고 일석3조가 아니라 일석4조오조의 날이었당. 함실단의 알찬 준비에 박수~~^^
첫댓글 이토록 빠른 후기~!!! 감사합니다.
꼬맹이랑 같이 쓰레기를 줍다보니 참 여러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도 재밌었다고 하고 ^^;;(아마 아띠님이 사준 음료 덕분? ㅎㅎ)
쓰담걷기 하고 나니 주말 그 열기에도 에어컨 리모콘은 차마 들 수 없겠더라구요..
끝나고서도 지구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다음에 또 추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