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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일시 : 2019년 1월 10일(목) 장소 : 사랑채 참석(7명) : 최광훈(회장), 권정덕, 박정길, 임유홍, 정덕영, 최상대, 최흥표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 프랑수아 플로르 2019년 己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이다. 새해는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는 날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일요일이 소한이었고, 대한은 1월 20일이다. '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 '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 라는 속담대로라면, 올해의 큰 추위는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닐까. 여기에 새해의 밝은 기운이 가득하다. 회장이 등장하면서, 당구장에 정덕, 덕영, 흥표 3명이 있는데, 게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30분이나 늦게 도착하였다. 덕영이는 매번 패인을 분석하고 오느라 조금 더 늦게 나타난다. 기업가정신이 투철하여, 마무리까지 철저하다. 회장은 가족의 화목과 건강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의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로맨스 그레이의 열정이 진수를 보여준다. 정덕이는 건강의 길잡이가 될 3번째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고, 덕영이는 노년에도 은밀하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덕영이는 허리근력이 약하여, 골프를 칠 때 마지막 코스쯤 가면 지구력이 떨어지곤 하였는데,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TV 프로를 보며, 독학으로 깨우친 요가를 매일 30~40분씩 하고,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파워가 생겼다고 한다. 동기 모임 중 심신을 단련하는 산악회가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김인선 회장, 이종선 총무의 팀워크도 두드러진다. 종선이는 북악회 창립멤버이며, 내 뒤를 이어 회장직을 맡아주었다. 산악회 행사 사진을 통하여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고 있다. 작년 12월 초, 산행 사진 중 유홍이가 낯익은 스티로폼 아이스박스를 들고 올라가는 뒷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포항 고래고기가 청계산 옥녀봉을 향해 올라가고 있음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유홍이는, 정덕이가 고래고기의 맛있는 부위만 골라온 듯, 그 질감이 일품이었다고 전한다. 드디어 정덕이도 등산 팀에 합류하였다. 참 잘한 선택이다. 서로 마주 보며, 웃고 떠들기에는 오늘 참석한 7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친구 간의 상호 신의에서 안식을 얻지 못하는 삶이, 어떻게 살만한 가치가 있겠는가? 자네가 마치 자네 자신과 말하듯, 무엇이든 마음껏 더불어 말할 수 있는 누군가를 갖는 것만큼 감미로운 일이 또 있겠는가? 자네가 번영을 누릴 때, 자네 못지않게 그것을 기뻐해 줄 누군가가 없다면, 어떻게 그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겠는가? 자네 자신보다도 더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다면, 불운은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된다네. - 키케로 상대가 상암동 집까지 태워 주었다. 차 안에서 이야기하던 중, 스마트폰의 배경사진을 보여준다. 장미보다 아름다운, 반가운 중년 여인의 클로즈 업된 너무나 밝은 얼굴이다. 부인이 건강할 때의 모습이라며, 두 아들의 스마트폰에도 같이 저장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 순애보적인 사랑은 현실이 아닌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헌신적이며 신성한 사랑이다. ' 너는 부인을 만나기 위해 태어났고, 부인은 너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 ' 수백 년 전 이루어지지 못한 애절한 사랑이, 현세에서 이루어진 듯한 몽환적인 감상에 빠져들게 만든다. 두 사람의 숙명을 생각할 때마다, 그들의 순수한 영혼, 영원한 사랑을 느낄 때마다, 불후의 명작을 본 듯 진한 감동에 젖어든다. ' 아낌없는 내 마음은 바다처럼 끝이 없고, 내 사랑은 바다처럼 깊어요. 그대에게 더 많이 줄수록, 내가 가진 사랑이 늘어나요. 둘 다 무한하니까. ' - 셰익스피어 영화 ' 타샤 투더 ' 는 마츠다니 미츠에 감독이 10년간 취재한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동화작가, 화가, 원예가, 자연주의자, 골동품 수집가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타샤 투더의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공간과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1915년, 미국 보스턴에서 조선기사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타샤의 집은 아인슈타인, 마크 트웨인, 에머슨 등 유명인이 오가는 명문가였다. 7살 되던 해,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어머니가 만들어준 미니어처 인형집은 큰 영향을 주었다. 인형놀이는 그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인형과 돌 하우스가 환상의 세계로 인도했다고 말한다. 80여 년간 인형을 직접 만들며, 인형의 이야기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나아갔다. 그녀는 아홉 살에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었고, 열다섯 살에 학교를 그만둔 후, 비로소 그림을 그리고, 동물을 키우면서, 화초를 가꾸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림은, 바라보는 것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였는데, 사람 앞에 나서지 않아도 되었다. 스물세 살에, 첫 동화책 ' 호박 달빛 ' 을 출간하면서, 동화작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 마더 구스 ' 와 ' 1은 하나 ' 등으로 두 번이나 칼데콧상을 수상하였고, 최고의 동화작가에게 수여하는 ' 레지나 메달 ' 을 받으며 그림책 작가로서 확고한 명성을 얻었다. 56세에, 책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버몬트주의 깊은 산속에 있는 30만 평의 척박한 땅을 마련하였다. 그곳에 고풍스러운 농가를 짓고, 정원을 일구기 시작하였다. 남편과 이혼 후, 홀로 네 아이를 키우는 동안, 개와 소, 닭 등을 기르고, 요리, 청소, 바느질, 독서에, 정원 가꾸기, 그림 그리기까지 많은 일들을 해내며 자립성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영국 왕실 견이기도 했던, 애견 웰시 코기들은 50여년 동안 성실한 반려가 되어주었다. 힘겨운 일상 속에서 흔들리는 그녀를 지탱해 주었던 것은 중세 사회의 자급자족하는 생활방식이었다. 검소하고 실용적인 청교도 정신이 배어있는 생활 속에서 물레를 돌려 천을 짜서 옷을 만들고, 양초와 비누를 만들며, 계절에 맞게 정원을 꾸미고, 농사일을 하였다. 그리고 일상이 예술이었던 그녀가 ' 비밀의 화원 ' 소공녀 ' 등 100여 권에 가까운 책에 삽화를 그리고,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인형극을 벌인 것도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에 가족들도 많이 등장한다. 첫째 아들과 며느리, 손자와 손자며느리 등. 첫째 아들이 손수 집을 지었고, 가족들 모두 번거로운 일들을 맡아주어, 타샤는 정원과 그림에 더 열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30여년 후, 사계절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천상의 화원을 완성한다. 이 자연의 정감을 전하는 코티지 가든은 지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중의 하나가 되었다. ' 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 폴 발레리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달은 그녀는 전기와 수도가 없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스스로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갔고, 다운시프트의 슬로우 라이프를 실천하였다. 고요함의 정서가 가득하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지상낙원에는 자연을 존중하고, 느림의 삶을 사랑하는 타샤의 낙천성이 베여있다. ' 요즘 사람은 너무 바쁘게 살아요. 그래서 놓치는 게 많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 ' 자연과 함께 하는 소박한 삶 속에서 그녀가 보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본연의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 꽃들이 행복한지 아닌지 보면 알아요. 행복하지 않으면 옮겨야 해요. 비관만 하고 있으면 인생에 그늘이 생겨요. ' 꽃 이야기를 하는가 싶으면 인생이야기다. 매 순간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그녀의 신조는, 그가 가꾼 정원과 일체가 되었고, 자연 속 정원은 예술작품만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삶에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었다. 자신의 정원에 관한 한 겸손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한 타샤는 파스텔 색조의 옅은 구근식물을 좋아하였다. 강렬한 색상을 멀리하고, 잉글리시 블루벨을 심고, 틈틈이 노란 장미를 심어, 색의 조화를 실험하였다. 어떤 꽃과 어떤 나무가 어울리는지, 또 어떤 꽃과 어떤 꽃들이 서로 싫어하는지, 어떻게 하면 색의 조화, 꽃이 피는 시기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정원을 가꿔가면서 천천히 알아갔고, 그렇게 꽃과 나무들에게 사랑을 쏟고 그 보답으로, 고운 풍경과 행복한 일상을 선물 받았다. ' 저는 언제나 제가 하고 싶은 걸 잘 알았고, 항상 원하는 것을 얻었어요.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했어요. 인내심을 가지는 건 모든 일에서 중요해요. 참을성을 기르는데, 평생이 걸린 것 같아요. 참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기다리면 보상이 따라요.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 '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나게 될 것이다. ' - 핸리 소로우 ' 월든 ' 타샤 투더는 천국처럼 아름다운 정원을 가꾼 가드닝의 대가로, 꽃과 동물, 자연을 존중하는 자연주의자이다. 자연의 변화를 보는 건 큰 즐거움이었다. ' 조그만 작약이 자라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 자연은 참 신비로워요. ' 정원은 행복의 원천이며, 그녀의 인생 자체였다. ' 사람들이 행복의 비결이 뭐냐고 물어요. 저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삶을 살라고 답하죠. ' 스스로 행복하다고 소리 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원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그 선택 안에서 얻은 만족감 때문에 행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애프터눈 티를 즐기려고, 떼어논 시간보다 즐거운 때는 없다. ' - 헨리 제임스 자신이 손수 일군 정원을 바라보며, 귀한 골동품 찻잔으로 뜨거운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였다. ' 나는 진귀한 골동품 식기를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해요. 그러다 보면 깨어지기도 하지요. 골동품이라고 해서 아까워하며, 상자 안에 고이 넣어둔 채, 평생 꺼내보지 않는다는 것은 한심스러운 일이지요. ' 인생은 생각보다 짧아요. 가능한 마음껏 즐겨야 해요. 늙는다는 것은 꼭 나쁘지만 않아요.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요. 아흔한 살이라니.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어요.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 세상의 우울함은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뒤 우리 손이 닿는 곳에 기쁨이 있습니다. 기쁨을 누리십시오. ' - 프라 지오바니 ' 고요한 물 ' 같은 삶을 지향하였다. 고요한 물처럼 흔들림 없는 삶을 지향했던 그녀의 일상과 일들은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향년 9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전, 말년의 인생을 주로 영화에 담았다. 한편의 동화 같은 천상의 정원을 거니는 듯한 환상에 빠져든다. 꽃과 나무, 동물들과 함께 슬로우 라이프의 낭만과 여유를 즐기는 그녀의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힐링의 시간을 선물받은 듯 하다. ' 사람들은 날 장밋빛으로 본다. 보통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다. 내 본모습을 못 보는 것이다. 우리는 달과 같아서, 누구나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을 지니는 것을. ' * 타샤 투더의 2남 2녀 중 미 공군 자문 변호사인 둘째 아들의 부인은 한국인이다. |
첫댓글 상대의 사랑만 사랑이겠느냐? 부부는 서로가 만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온 것 같아.
정길이의 글 솜씨가 일취월장이구나. 더욱 정진하여,
좋은 글들 많이 남겨라.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합정구락부 회원님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길 합잘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