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역(曆)은 화복의 근본
“또 그 역제(曆制)는 천수(天數)의 근본을 살피지 아니하고 거북과 명협(蓂莢)의 미물에서 근본을 취하였으니 요(堯)는 무슨 마음으로 이렇게 한 것인가?“
“천지만물은 모두 수에서 나오므로 각각 수의 징조가 있는 것이다. 하필이면 거북과 명협(蓂莢)만 그러하겠는가?“
☆ 명협(蓂莢)
중국 요(堯)임금 때에 났었다는 전설상의 상서(祥瑞)로운 풀.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하루에 한 잎씩 났다가, 열엿새부터 그믐까지 하루에 한 잎씩 떨어지고, 작은달에는 마지막 한 잎이 시들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았다 하여, 달력풀 또는 책력풀이라고도 하였음.
“인간세상의 역(曆)이 아니므로 그것이 인간 세상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삼정(三正)이 뒤집어져서 장차 참으로 부합하고자 하나 얻지 못하고 마침내 하늘의 화가 이르는 것이다.“
“대저 역(曆)이라는 것은 인생의 깨달음의 바탕이니
그 수(數)가 자신에게 있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역이 바르면 하늘의 이치와 인간의 일이 부합하여 복이 되는 것이요.“
“역이 바르지 못하면 천수(天數)에 어그러져 화가 되는 것이니 이는 복은 이치가 있는데 있고, 이치는 바른 깨달음에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역의 바르고 바르지 못함이
인간세상의 화와 복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옛날에 오미(五味)의 화가 한사람의 미혹에서 나와
만대의 생명에 미치거니와 이제 또 역의 화(禍)가
장차 천세의 진리에 미치려 하니 참으로 두렵구나!“
[원문]
且其曆制 不察乎天數之根本 取本於龜蓂之微物 堯且何心哉 天地之物 皆出於
차기역제 불찰호천수지근본 취본어구명지미물 요차하심재 천지지물 개출어
數 各有數徵 何必龜蓂而已哉 非人世之曆 其不合於人世者 固當然也 以故 飜
수 각유수징 하필구명이이재 비인세지역 기불합어인세자 고당연야 이고 번
覆三正 將欲苟合而不得 遂致天禍也 大抵曆者 人生證理之其本故 其數無不在
복삼정 장욕구합이부득 수치천화야 대저역자 인생증리지기본고 기수무불재
躬 是故 曆正則天理人事 證合而爲福 曆不正則乖離於天數而爲禍 此 福在於理
궁 시고 역정즉천리인사 증합이위복 역부정즉괴리어천수이위화 차 복재어리
存 理存於正證故也 故 曆之正與不正 人世禍福之端 可不愼哉 昔世五味之禍
존 리존어정증고야 고 역지정여부정 인세화복지단 가불신재 석세오미지화
出於一人之迷惑 及於萬代之生靈 今且曆禍 將欲及於千世之眞理 懼矣哉
출어일인지미혹 급어만대지생령 금차역화 장욕급어천세지진리 구의재
1. 천수(天數)
주역(周易) 계사전상 제9장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天一地二 天三地四 天五地六 天七地八 天九地十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而各有合
천일지이 천삼지사 천오지육 천칠지팔 천구지십 천수오 지수오 오위상득이각유합
天數二十有五 地數三十 凡天地之數五十有五 此所以成變化而行鬼神也”
천수이십유오 지수삼십 범천지지수오십유오 차소이성변화이행귀신야
“하늘은 1, 3, 5, 7, 9요. 땅은 2, 4, 6, 8, 10이다. 하늘의 수가 다섯 가지고 땅의 수가 다섯 가지다. 다섯 가지가 서로 짝을 얻어 합한다. 하늘의 수는 25이고 땅의 수는 30이니 무릇 천지의 수는 55다. 이것이 변화를 이루어 귀신이 운행하는 것이다”
위에서 보는바와 같이 천수(天數)는 보통 하늘의 수를 상징하는 것으로 1, 3, 5, 7, 9의 홀수를 말한다. 그러나 부도지에서 말하는 천수(天數)는 천지지수(天地之數)의 줄임말로 1에서 9까지의 모든 자연수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부도지 제20, 21장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