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9. 17.
살이 찌는 원인은 사실 분명하다. 시도 때도 없이 많이 먹고 먹는 양이나 시간이 불규칙하며 야식과 폭식도 종종 하는데 반해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거나 운동을 하지않는다면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특히 집밥 보다는 외식 비중이 훨씬 높은 직장인들의 경우, 자주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체중이 갑자기 불어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직장인의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큰 장애물은 아마도 고질적인 회식 메뉴일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정청에 따르면 직장인 회식메뉴 1위로 꼽히는 삼겹살 1인분(200g)은 650.8㎉, 돼지갈비 1인분(160g)은 308.7㎉, 양념치킨 1조각(50g)은 250㎉, 감자튀김 1인분(90g)은 287.6㎉다. 함께 마시는 맥주는 1잔(500㎖)에 185㎉, 소주 1잔(45㎖)은 54.4㎉, 포도주 1잔(120㎖)은 84㎉, 막걸리 1잔(200㎖)은 92㎉다.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을 마시면 1058㎉다. 맥주 2잔에 양념치킨 3조각, 감자튀김 1인분을 먹었다면 1407㎉에 달한다. 이도 부족해 1차로 소주와 삼겹살을 먹고 2차로 생맥주, 양념치킨, 감자튀김을 먹는다면 총 2466㎉를 섭취하는 셈. 성인 1일 권장섭취량이 남자 2400㎉, 여자 1900㎉ 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모두 운동으로 소비하려면 남자는 76분 동안 걷거나 44분 동안 자전거를 타야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회식을 한다면 거의 매일 3~4시간 이상 땀을 빼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지않는 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들어 혼자 사는 사람들의 혼족과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음주문화와 치킨 등 온갖 종류의 배달 메뉴들이 크게 성행하면서 집에서도 고열량 음식의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식습관이 지속된다면 다이어트도 문제지만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40대에 접어들면 인체 대사활동이 크게 저하되고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같은 질환들에 이중 삼중으로 노출될 수 있다.
살이 찌는 것이 두렵다면 삼겹살과 감자탕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회식 자리는 아예 포기해야겠지만 자칫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으니, 몇가지 간단한 팁만 숙지하고 있으면 칼로리와 체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밥이 주식인 한식집에서 회식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밥 양은 20% 덜어내고 80% 정도만 먹는다. 찌개류 보다는 나물 반찬 수가 많은 백반 메뉴를 주문한다. 고열량 메뉴 일색인 중식집에서의 회식은 가급적 피하되,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튀김이나 녹말소스를 이용한 탕수육, 깜풍기, 라조기 이런 요리 보다는 담백한 냉채류 중심으로 시킨다. 또 식사로 짜장면 보다는 기스면이나 짬봉을 시켜 해물 건더기부터 먹고 면을 먹는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삼겹살 집에서 회식을 할때는 무기질이 풍부한 깻잎을 적극 활용해보자.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 깻잎은 산성식품인 돼지고기와 기본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데다가 삼겹살 기름을 중화하는 작용을 한다. 깻잎 특유의 향기는 해독작용이 커서 피를 맑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안주로 채소와 과일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하자. 특히 여름철 과일과 채소는 수분, 비타민, 미네랄 등을 보충해주는 기능을 하여 건강에도 이롭다.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는 삼겹살 보다는 오리고기를 추천하고 싶다. 오리 고기에는 체지방 축적을 막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다른 육류에 비해 복부비만이나 뚱뚱해질 위험이 낮아진다. 또한 단백질 섭취에 있어 육류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인 콩이나 두부를 적극 활용해 보자. 고기를 먹을 때도 먼저 기름기를 뺀 다음에 삶은 고기를 먹으면 칼로리 걱정 없이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국물이 많은 탕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는 국물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체중감량과 혈압 조절 등에 도움이 된다. 국물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과식을 유발해 자칫 비만, 당뇨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김연수 /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자료출처 :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