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아기 엄마들은 비상에 걸린다. 추운 날씨에 아기를 보호하려고 아무리 꽁꽁 싸매도 여지없이 아기 볼은 빨개지고 튼다. 서둘러 외출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지만, 그때부터는 아기가 가려워해 이를 해결하느라 한바탕 전쟁이 시작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아기 피부를 건강하게 만드는 관리법이 필요하다.
아기 피부는 두께가 얇고 각질층이 덜 발달해 성인보다 민감하고 약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날씨와 환경이 크게 달라 엄마는 각 계절에 맞게 아기 피부를 관리해야 한다. 가장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계절은 역시 겨울이다.
아기가 있는 집은 항상 실내 온도를 일정한 수준으로 높여놓기 때문에 외부와의 온도차가 크다. 이로 인해 아기 피부는 건조증이 심해지고 외출할 때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볼 피부가 약해져 있는 아기는 추운 날 외출로 안면홍조나 동상이 생길 수 있다. 콧물이나 침이 얼굴 주변에 묻은 채로 찬바람에 노출되면 그 부위가 쉽게 튼다. 이렇게 되면 가려움증도 심해져 긁게 되고 염증, 아토피와 건선으로 발전하기 쉽다. 일단 이런 문제들이 생긴 후에는 보습제품을 발라도 피부가 이를 잘 흡수하지 못한다. 오히려 알러지나 염증 같은 2차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왕혜문 한의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겨울이 되기 전, 피부 면역력을 키워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피부면역력 역시 몸 안의 면역력에서 비롯된다. 3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는 왕 한의사는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을 먹이되, 아기에게 잘 맞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고른다. 너무 딱딱하지 않고 소화시간이 길지 않은 것 위주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귤·키위·사과·딸기·자두)과 피망·브로컬리·시금치 같은 채소는 항상 챙긴다. 생선, 고기, 계란, 두부는 단백질 공급에 좋은 음식으로 골고루 먹이는 것이 좋다. 소화기와 호흡기의 건강도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데, 인삼·진피·도라지·당귀 같은 한방 성분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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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韓方)으로 아기 피부 면역력 높이기
피부에 직접 한방 성분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보통 입욕제로 사용하는 한약제들은 보습, 수렴, 살균, 진정, 혈액순환증진 같은 효과를 가진다. 은은한 향기는 아이의 안정에 도움을 준다. 이런 효능을 가진 한약제를 장시간 사용하면 피부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자주 긁거나, 추운 날씨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일어났을 때는 진정효과가 있는 어성초·마치현·쑥이 적합하다. 이 성분들로 입욕제를 만들어 목욕시키거나 피부에 발라주면 아기 피부가 진정되고 부드러워진다.
좋은 성분의 보습제를 피부에 바르는 것도 겨울철 아기 피부 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기는 얼굴에 침, 콧물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그대로 방치하면 피부 건조증이 일어나므로 바로바로 씻기고 얼굴 전용 보습로션을 발라주어야 한다. 이미 건조해졌거나 튼살에는 수시로 수분이 충분한 로션을 발라주되 상태가 심할 경우는 크림을 덧바른다. 장시간 외출 후에는 한방 성분 입욕제를 사용해 목욕시키고 오일 마사지 후 로션을 발라주면, 피부가 진정되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왕손의 첫 목욕물 오지탕, 우리 아이 피부에도
로션·크림 같은 보습제품도 한방 성분이 함유된 것을 선택하면 아기 피부 면역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궁중비법으로 ‘오지탕’을 피부 면역력을 높이는 피부 처방 약제로 소개하고 있다. 오지탕은 매화나무, 뽕나무, 복숭아나무, 회화나무, 버드나무의 가지를 달인 물인데 조선 왕실에서는 왕손이 태어나면 첫 목욕물로 이용했다고 한다.
오지탕을 사용한 보습 제품으로는 아기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의 스킨케어 라인이 있다. 궁중비책은 오지탕과 함께 당귀?애엽을 포함한 10가지 국산 한방성분을 넣어 아기 피부 면역력 강화에 집중했다. 베이비 로션과 크림, 입욕제에 이르기까지 인공 방부제, 인공색소, 광물성 오일 같이 피부에 해로울 수 있는 화학성분은 첨가하지 않았다. 식물성 오일 같은 피부 친화성이 높은 천연 보습 성분을 사용해 피부를 촉촉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