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 12궁은 태양과 행성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12개의 별자리를 말한다. 공전 궤도면에 대하여 23.5도 기울어진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면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 지구에서 보면 하늘에 보이는 별자리는 물론 태양의 고도도 계절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봄과 가을의 춘분과 추분 때는 태양이 적도 바로 위에 있지만 겨울에는 남반구 상공에 있어 지구의 남반구를 수직으로 비추기 때문에 북반구에서 보면 태양의 고도가 아주 낮아 보인다. 그러나 여름에는 태양이 북반구를 수직으로 비추게 되어 태양의 고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태양은 하늘에서 황도 12궁을 따라 움직이면서 적도를 중심으로 아래 위로 움직이게 된다. 태양이 황도 12궁을 따라 움직여가는 것은 지구가 공전하기 때문이고 적도를 중심으로 아래로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하는 것은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태양이 적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옮겨가는 지점이 춘분점이다. 현재 춘분점은 황도 12궁의 마지막 별자리인 물고기자리에 있다. 따라서 태양이 물고기자리에 있을 때는 적도 바로 위에 있게 된다. 황도 제1궁인 양자리에 있던 춘분점이 세차운동에 따라 물고기자리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황도 12궁은 양자리에서 시작하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의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궁이라는 것은 원래 중국에서 별자리를 나타내던 말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관습에 의해 황도 상에 있는 12 개의 별자리를 차례로 황도 제1궁, 제2궁, 이런 식으로 부르고 있다. 태양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도 황도를 따라 움직이므로 황도를 이루는 별자리와 황도 상에 있는 밝은 별들의 위치를 알아두면 행성을 찾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달이 움직여 가는 길인 백도는 황도와 약간 기울어져 있지만 대체로 황도와 비슷하다.
따라서 하늘을 가장 열심히 달리고 있는 달이 움직여 가는 길을 살펴보면 황도가 어디를 지나는지 알 수 있다. 태양은 황도 상에서 하나의 별자리를 옮겨 가는데 1달 정도 걸리지만 달은 약 2.5일이면 한 별자리씩 옮겨간다. 달이 매일 50분씩 늦게 뜨는 것은 달이 이렇게 매일 늦게 뜨는 별자리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각도로 보면 달은 하루에 15도씩 움직여 간다. 따라서 달이 하루에 가는 거리는 팔을 길게 뻗었을 때 한 뼘이 조금 넘는 거리이다.
행성들은 행성의 공전궤도에 따라서 황도 상에서 옮겨가는 속도가 다르다. 공전 궤도가 큰 목성과 토성은 꽤 오래동안 같은 별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태양 가까이 있는 수성, 금성, 화성은 빨리 자리를 옮겨간다. 목성의 공전 주기는 약 11.9년이다. 따라서 목성은 일년에 별자리를 하나씩 옮겨가게 된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목성을 세차성이라고도 했다. 목성이 있는 별자리가 그 해의 별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도 태양을 공전하면서 서로 다른 속도로 공전하고 있는 행성들의 움직임을 보게 되므로 행성들의 움직임이 복잡하게 보인다. 지구보다 바깥쪽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행성들은 지구보다 느리게 태양을
돌고 있으므로 앞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을 행성의 겉보기 역행운동이라고 한다. 행성의 역행운동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행성은 화성이다.
목성이나 토성에서도 행성이 뒤로 가는 운동이 관측되지만 워낙 천천히 움직여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세히 관측하지 않으면 뒤로 간 것을 눈치채기가 힘들다. 그러나 화성은 며칠 사이에도 눈에 띨 만큼 뒤로 간다. 한 계절 동안 오며 가며 화성에 눈길을 주다 보면 화성이 거의 별자리 하나를 뒤로 가 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지구가 정지해 있다고 믿었던 옛날에는 이러한 행성의 역행운동은 참으로 설명하기 힘든 문제였다. 그러나 지구도 다른 행성들과 같이 태양을 돌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역행운동은 실제로 뒤로 가는 것이 아니라 행성의 공전속도가 서로 달라서 그렇게 보이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황도를 이루는 별자리 중에는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전갈자리 같이 밝은 별을 가지고 있는 큰 별자리도 있지만 게자리, 천칭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같이 어두운 별로만 이루어진 희미한 별자리도 있다. 따라서 황도 12궁을 전부 찾아 보기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년동안 규칙적으로 시골에 나가 찬찬히 찾아보아야 12개의 별자리를 전부 찾아낼 수 있다.
황도 제1궁 (the first sign of the Zodiac)
양자리는 황도 12궁 중에서 가장 먼저인 제1궁에 해당한다. 태양은 매년 4월 15일부터 5월 13일까지 이 별자리를 통과한다. 황도상에 있는 첫 번째 물고기자리인데도 이 별자리가 제 1궁인 것은 하늘의 춘분점이 세차운동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100년경에는 춘분점이 양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양자리가 황도 제1궁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황도 제2궁 (the second sign of the Zodiac)
황소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 2궁에 속하는 별자리다. 태양은 매년 5월 13일부터 6월 18일경까지 이곳을 통과하는데 황소자리가 저녁하늘에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은 이로부터 여섯 달이 지난 11월 중순경이다. 동양에서는 이 별자리를
금우궁(金牛宮)으로 부른다.
황도 제3궁 (the third sign of the Zodiac)
쌍둥이자리는 황도 12궁의 제3궁으로 동양에서는 음양궁(陰陽宮)으로 불려지는 별자리다. 이 별자리는 황도 12궁 중 가장 북쪽에 놓인 별자리로 하지점(夏至點)을 포함하고 있다. 태양은 하지(6월 22일경)를 전후한 매년 6월 18일에서 7월 18일까지 이곳을 통과한다. 따라서 이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경은 10월경부터 그 다음해 5월 이전까지이다.
황도 제4궁 (the fourth sign of the Zodiac)
게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 4궁으로 쌍둥이자리(Gemini) 다음에 오는 황도 별자리이다. 쌍둥이자리를 통과한 태양은 7월 18일부터 8월 7일 사이에 이 별자리를 통과한다. 동양에서는 게자리를
거해궁(巨蟹宮)이라고 부른다.
황도 제5궁 (the fifth sign of the Zodiac)
사자자리는 황도상에 위치해 있는 별자리 중의 하나로 황도 12궁 중 제5궁에 속한다. 태양은 매년 8월 7일경부터 9월 14일경까지 이곳을 통과한다. 수천년 전 옛날, 하지에 태양이 이곳에 이르게 되면 대단히 더워졌기 때문에 백수의 왕 사자가 이곳에 놓여지게 되었다고도 전해진다. 또한 이집트에서는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자가
피라밋을 지키는 스핑크스와 관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도 제6궁 (the sixth sign of the Zodiac)
대지에 봄내음이 물씬 풍겨날 무렵 겨울의 1등성들은 봄 별들의 선구자인 사자의 포효에 놀라 서쪽하늘 저 멀리 달아나 버리고 새로운 모습의 별들만이 봄의 신선함을 축복하고 있다. 이때 동쪽하늘 지평선 위로 밝은 1등성 하나가 낮게 떠서 특히 주의를 끄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별이 바로 황도 12궁 중 6궁에 해당하는 처녀자리의 으뜸별
스피카(Spica)이다.
황도 제7궁 (the seventh sign of the Zodiac)
여름이 가까워 오면서 봄철의 별자리들은 하나 둘 서쪽 하늘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다. 이 무렵 남쪽하늘 아래를 보면 봄과 여름의 갈림길에 선 작은 별자리를 하나 만나게 된다. 황도 12궁 중 제7궁을 차지하는
천칭자리가 바로 그것인데 원래는 전갈자리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황도 제8궁 (the eighth sign of the Zodiac)
전갈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8궁에 해당하는 별자리로, 태양은 매년 11월 21일부터 12월 16일 사이에 이 별자리를 지나게 된다. 이 별자리는 태양이 지나가는 황도상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별자리이다. 그러나 태양이 전갈자리의 남쪽부분을 지나는 것은 아니어서 황도의 가장 남쪽 지점은 바로 옆의 사수 자리에 있게 된다.
황도 제9궁 (the ninth sign of the Zodiac)
남쪽 하늘이 터진 곳에 있는 사람이라면 은하수가 뭉쳐져서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 같은 하늘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곳이 바로 황도 12궁 중 제9궁인
반인반마(半人半馬)의 사수자리가 있는 곳이다. 사수자리는 은하수의 중심부분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별들의 늪이라고 느낄 정도로 많은 별들이 모여 있다.
황도 제10궁 (the tenth sign of the Zodiac)
염소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10궁에 속하는 별자리로 태양은 매년 1월 18일경부터 2월 14일경까지 이곳을 통과한다. 태양이 이 별자리에서 가장 멀리 있는 8월 말에서 10월까지가 관측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중국에서는 이 별자리를
마갈궁이라 부른다.
황도 제11궁 (the eleventh sign of the Zodiac)
물병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11궁에 해당하는 별자리이다. 태양은 매년 2월 14일부터 3월 14일까지 이 별자리를 통과한다. 따라서 이 별자리를 관측하는 데 가장 좋은 시기는 태양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9월에서부터 11월 사이이다. 동양에서는 이 별자리를
보병궁(寶甁宮)이라 부른다.
황도 제12궁 (the twelfth sign of the Zodiac)
물고기자리는 황도상에 있는 첫 번째 별자리로 황도 12궁 중 마지막 궁에 해당하며 중국 이름은
쌍어궁(雙魚宮)이다. 이 별자리는 밝은 별은 없지만 태양이 황도상을 지날 때 하늘의 적도와 만나는 춘분점(thde Vernal Equinox)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천문학자들은 이 점을 기준으로 하여 별들의 적경(the right ascension)을 매긴다. 물고기자리의 적경이 0H인 것도 이 별자리가 춘분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분점은 북극성(Polaris)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황도상을 따라 약 2만 6천년을 주기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