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동참이라 늦은 밤까지 잠못이룬 탓에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는데 마눌이 산에 갈 시간이라면
잠을 깨워서야 일어날수 있었다.
지난 달 팔영산 산행이후 몸살에다 일들이 겹쳐 시간을 내지 못하다 봄이 다 지날갈 쯤에 만개한 철쭉이나
봐야지 싶어 이번 산행에 동참을 했었다.
몸 상태가 영 자신이 없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니 컨디션이 조금 생기가 난듯 하다....
동래역엘 도착하니 오륙도 버스가 도착하질 않아 서성이고 있으니 주서방 내외가 일찍 도착한다...
8시가 가까워지자 산행에 동참할 산우님들이 거진 도착을 하였는데 내 짝꿍인 첫사랑님이 조금 늦는다고
운영이사님이 살짝 귀뜸을 해 주신다..
만덕을 경유하니 오늘 총 산행 동참자는 29명이다.
다행히 오늘 산행하기에 최적인 날씨다.
구름이 잔뜩 끼어 햇볕은 없고 바람이 쎤하게 불어 가만히 있으면 조금 쌀쌀할듯 호들갑을 떨 날씨다.
산행 할때마다 이런 날씨라면 좋겠다 싶은것이 지난달 정수팀과 영취산을 갔을때 갑작이
더워진 날씨탓에 산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탈진 증세가 와서 곤혹을 치른 기억이 나서이다.
새로 개통되었다는 광양~목포간 고속도로를 달려 보성 겸백 초암산 들머리인 수남리 주차장에 도착이
11시가 채 되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하여 산행 채비를 하고 있는 동안 버스 몇대가 주차장을 메운다.
이 시절에 초암산의 철쭉을 볼려는 산객들에게 인기를 가늠케하는 인파다.
오늘 우리가 오를 초암산 코스는 수남리 주차장에서 576봉~초암산(605m)~철쭉봉~광태코재~무남이재~
주월산~방장산~수남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초암산을 오르는 등로가 많은 산객이 다녀간 흔적이 역력하다.
이산은 육산이라서 등로에 흙먼지가 발을 옮길때마다 연기처럼 피어 바지에 묻어난다....
근데 산의 고도는 그리 높지 않는 산이라 쉽게 오를줄 알았더니 계속되는 긴 오름에 금새 땀이 줄줄 흐른다.
부산에서 출발할땐 바람도 제법 세차게 불더니 산 속으로 들어서니 바람끼 하나 없이 푹푹 찌는 찜통 더위다.
땀은 쉴새없이 줄줄 흐르고 숨은 턱에 닿아 심장이 터질듯 고통 스럽지만 잠시 쉬면서 맞는 시원한 바람 한점이
순간의 고통을 잊게 해준다...이맛에 힘들게 산을 오르지 싶다.
근 1시간 정도 올랐지 싶은데 철쭉 군락지란다.
운무가 산 정상을 휘감고 지난가면서 에어컨에서 나오는 찹찹한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운무에 잠시 숨었다 고개를 내미는 철쭉이 신비스럽다.
넓다란 군락지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 철쭉에 파묻혀 본다.
행복하다....
잠시 시간이 멈춘듯한 늦은 봄날에 가져보는 호사다.
어디다 눈을 돌려도 만개한 철쭉이니 이 얼마나 자연에 감사할 일인가...
정상에 도착하자 말자 우선 식사부터 해야할 분위기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했으니 우선 배부터 채우고 이 멋진 분위기에 취해 볼련다..
경자씨 일행이 자리한 식단에 끼여 멋진 한정식을 펼친다.
상치에다 부유초밥에다 어디부터 해 치울지 행복한 내 식감이 발동한다.
쓉고,맛보고가 아니라 그냥 흡입하는 수준으로 내 식탐은 개걸 스럽다.
한참을 그렇게 먹고 또 먹다보니 배는 또 만삭이다...
식사후 이 멋진 선경을 카메라에 정신없이 담아본다.
우리 무심의 이쁜 여우들이 꽃속에 파묻히니 꽃이 사람이고 사람이 꽃이다.
모두 알록달록한 모습이 사람도 닮았고 꽃도 닮았다...
보통의 산들은 정상을 힘들게 오르면 하산할 일만 남았는데 이 산은 오르락 내르락 하는 코스로 제법
진을 다 소진 시킬 요량이다.
얼마전에 다친 왼쪽 무릎이 제법 시컨 거려 온다.
광대코재에서 무남이재로 내려서는 길의 경사가 만만찮다.
왼쪽이 아파 오른쪽엘 힘을 많이 쓰니 오른쪽 무릎도 씨큰해진다....
무남이재에서 주월산으로 갈분과 바로 수남리 주차장으로 하산할 B팀이 나눠어 졌다.
주월산쪽으로 계속 산행을 해야하는 팀은 약 8km를 더 걸어야하고 바로 하산하는 코스는 4km라니 당연히 짧은
코스를 선호하는 일행의 수가 많다.
주월산 코스로 산행을 계속하는 일행은 총 8명이다.
가고는 싶었지만 꾹 참고 B코스로 하산을 결심했다.
오랫만에 동참을 한 산행이라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제법 피로가 몰려온다.
벌써 하산을 하신 어르신 일행분들이 뒷풀이 술상을 마주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힘든 산행후 맛보는 한잔술이 얼마나 달콤할까?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나로선 그 달콤함을 느끼지 못하는 음주 장애인이다....ㅋㅋㅋ
술이 거나하게 취해가는데도 정상 코스로 가신 일행분들이 도착하질 않는다.
주차장에 몇대의 차량도 모두 빠져나가고 오륙도만 들렁하니 남았다.
늦어질려나 박태호 기사님이 걱정을 한다.
다행히 모두 무사하게 도착을 하고 늦은 귀가를 서두런다..
동래역에 도착하여 김승태님이 기여이 저녁을 하고 가잖다.
조이사임 운영이사님 총무님 백대장 박시영님 미그린원장님.김승태님 첫사랑님 영순씨등....
맛나고 배부르게 식사를 한후 모두 헤어지고 집으로 귀가하는 차안에서 오늘 하루의 긴 여정을 되새겨 본다...
2012,05,11
배부른 똥배를 가져 행복한 소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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