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의 용신 운이라는 것을 과하게 믿는 사람들은 용신 운에 사업이 망하고 심하면 요절까지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온갖 해괴망측한 억측(대표적으로 종격)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필자가 누누이 말했듯 용신이라는 것은 그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혹은 타고난 사명을 다하면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운일 뿐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하였다.
마침 오늘 그 사례가 있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것은 오늘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배우 이선균 팔자이다. 전체적으로 인성과 목기운이 강하고 수기유통을 시킬 수 있는 상관 무토가 투출해 있다. 전형적으로 선생님 사주이지만, 이렇게 인왕한 팔자들 중에 상남자 스타일도 더러 있다. 심지어 격투기 선수들도 인성이 왕한 경우를 종종 본다.
대체 인성이 무엇이길래 그러한가?
인성이라는 것은 참고 견디는 것이다. 지식정보를 잘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끝없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혹독한 훈련을 잘 견디게 만들어주는 것도 인성이다. 재관이 너무 왕하면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다가 부상을 자주 당한다. 그러나 인성이 왕하면 비교적 부상 없이 견뎌내 탄탄한 신체와 근육을 만들 수가 있다. 이것이 인왕한 사람들 중에 격투기 등 의외의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이다. (인성으로 주변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끌어들이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선균은 로맨스 드라마에 많이 출연하면서 멜로 연기를 한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본래 성격은 상남자 그 자체라고 한다. 타고날 때부터 원래 터프한 것이 아닌, 유약한 자신을 극복하고자 원해서 터프해진 케이스로 볼 수가 있다.
인성이 너무 왕하면 그 부작용은 무엇인가? 사주팔자를 조금 공부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신활동이 과해진 나머지 쓸데없는 잡생각, 환상, 의심, 편집증적 증상, 망상 등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선균의 29~48세 사이 대운은 모두 인성 대운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어떤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고귀한 존재로 확신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성이 왕하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으로서 받아들인다. 쉬운 예시를 들면 손자들이 왔을 때 할머니들이 "아유~ 내 손주들 왔어!" 가 아니라 "아유~ 우리 이쁜 강아지들 왔어!" 라고 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인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그렇다.(나이십성: 유아기;비겁, 청소년기;식상, 청년기;재성, 중년기;관성, 노년기;인성)
그러므로 이선균은 극단적으로 왕한 인성의 시기에 배우 생활을 했으므로 잠재의식 속에서 본인 스스로를 절대자 혹은 왕좌의 위치에 놓고, 그러한 순수한 남성적 이미지를 사랑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 보인다. 이는 나르시스트 성향이 전무한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나, 나르시스트 성향을 조금만 갖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실제 내가 아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환상 속에서 꾸며진 비현실적 이미지)을 사랑하는 것이 나르시스트다.
그런데 그 환상은 정확히 48세까지 유지되다가 마약스캔들이 터진 49세부터 대운이 재성으로 바뀌게 된 순간 산산조각나고 만다. 인왕한 자가 대운에서 재성을 본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누에고치와 같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차갑고 냉정한 세상과 만나야 함을 의미한다.
이선균에게는 그 운명이 너무 가혹하게 다가왔던 듯 하다.
그렇다면 그에게 계유대운은 기신 대운인가? 아니, 용신 대운이었다.
인왕한 자는 앞서 서술했듯 인성으로 인한 폐해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재성으로 극을 해 주어야 한다. 보통 재성 운에서 현실을 깨닫고 본인만의 알껍질을 깨고 나와 세상과 조우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선균은 너무 신강한 사주여서 억부이론으로 풀더라도 재성이 용신이며, 양의 기운이 많은 사주이니 조후이론으로 풀더라도 운세에서 금이나 수를 보아야 했다. 즉, 계유대운은 그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을 가져다 줄 대운이었다.
실제로 이선균은 영화 기생충이 초대박을 터트리면서 커리어 절정에 달해 있었고, 우리나라 톱스타 반열에 이미 올라 있었기에 마약스캔들만 터지지 않았더라면 탄탄대로를 달렸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다시 상기할 것이 있다.
용신 운은 참으로 좋기는 좋아도, 어떤 이의 도덕적 가치, 인간적 가치, 영적 가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조폭 두목이 용신 대운을 걸으면 범죄 비즈니스 집단을 만든다. 비상한 머리로 본인 잇속만 챙기며 나라를 말아먹는 정치인들도 왠만하면 용신 대운을 걸어서 승승장구 했던 사람들이다.
이선균의 경우에도 용신 운이라는 것이 그의 내면적 공허함과 마약에 대한 욕망까지 잠재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런 걸 보면, 그 잘난 운세 따지기 전에 일단 내면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가 있다.
마음이 풍요하지 못하면 돈도, 성공도, 명예도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첫댓글 네에~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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