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4. 6. 1
산행계획이 잡히고 일정이 만들어지면 제일먼저 검토에 들어가는 게 시간대입니다. 누구나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저에 경우는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코스의 난이도와 거리에 맞게 산행에 소요되는 예상시간이 정확할까? 이걸 먼저 들여다봅니다. 그러면서 늘 우습게도, 그 예상시간대가 빗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일종에 버릇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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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장사 주차장에서 산신제를 올리는 모습 (2024. 6. 1)
오늘은 새로운 정맥-길을 열면서 지난 1년간 시간 속에 꼬박꼬박 쌓아둔 산행거리를 꺼내봤습니다. ‘유세차~, 모년·모월·모일..’ 하면서 시작하는 한남정맥 시작을 알리는 산신제, 기원문을 작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백두 9기 정맥 종주대, 공식 산행 거리 680여km,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의 도상거리와 맞먹습니다(참고로 현재 남한에서 종주 할 수 있는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640Km~690Km에 이릅니다.) 하지만 타 산악회와의 연계산행거리(낙남정맥 완주 230여 km)를 빼면..? 그래도 아무튼 440여km에 이릅니다. 결코 가벼운 거리는 아닙니다.
이제 공식적으로는 2개의 정맥, 비공식적으로는 3개의 정맥-길을 완주했고 남은 6개의 정맥-길, 남은 도상거리는 1320여km에 이릅니다. 앞으로도 2년여의 시간은 더 걸릴지? 싶습니다만, 처음 시작 당시 ‘5년여의 시간 속 여행’, 어떻게 해서든 3년여로 앞당겨 보겠습니다. 했던 약속, 잊지 않고 있습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칠장사 주차장에서 산신제를 올리는 모습, 약간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주차장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은 제게 없습니다. 누군간 찍었을 테니, 볼 기회는 얼마든지 있겠죠. 새로운 얼굴들도 있을 테고 아쉽게도 매일 보던 얼굴들이 안보이기도 할 겁니다. 어찌 보면 백두 9기 정맥팀 구성의 특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시작은 경기도 죽산의 3정맥분기점,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 금북정맥의 분기점, 여기서부터 서북쪽으로 돌아 안성, 용인, 안산, 인천을 거쳐 김포의 북성산에서 끝나는 한강 남쪽의 산줄기라는 설명? 과연 지금의 지명들과 맞을까 모르겠습니다.
한남정맥의 마지막 산이라는 ‘북성산’ 이름이 낯섭니다. 또한 마지막 지점은 군부대 통제구역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암튼 이제 새로운 정맥-길, 180여km에 이르는 ‘한·남·정·맥’에 첫발을 들여놓습니다.
▲ 같은 곳의 다른 풍경 모습 (2024. 6. 1)
같은 곳의 다른 풍경입니다. 앞의 사진은 선두팀의 대원이 찍은 모습이고 뒤에는 후미팀 대원이 찍은 모습입니다. 물론 경치만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단지 하늘의 모습이 변화무쌍함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같은 코스를 가도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가을엔 가을대로 지천에 깔린 버섯들이 발길을 붙들고, 봄은 봄대로 풍성한 먹거리, 산나물들이 점잖은 대원들을 허리 구부리게 유혹합니다.
▲산행 중에 만나는 하늘(일기)의 변화(2024. 6. 1)
비오고 흐린 하늘 덕에 더운 줄 몰랐다는 대원들 많습니다. 저 또한 선두와 중간팀원들이 씻으러 갔다기에 ‘땀이 났었어?’ 하고 반문했던 한사람이고요. 아직은 계절상 정맥-길 걸을만합니다. 엉겨 붙는 덤불들 쳐낼 일도 그리 많지 않고, 살짝 은폐 수준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등로에 시그널들 잘 보입니다.
▲ 국사봉의 대원들 모습 (2024. 6. 1)
국사봉(444.5m)을 비롯한 몇몇 정상들을 찍고는 빽~, 해야 하는 구간이 몇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맥-길 아니니 빼자? 그런 건 아닙니다. 나름대로 즐기며 가려는 대원들에게는 오히려 청량제 역할을 합니다. 한 구간에 트랭글 뱉지가 무려 8개? 그렇습니다. 첫 구간이니 만큼..ㅎ
▲ 등로에서 만나는 잘 정리된 꽃길 천지 .. ㅎ (2024. 6. 1)
잘 정돈된 등로 만큼이나 꽃들도 많이 심겨져 있었습니다. 선두팀 대원, 갈길도 먼데 어느새 이렇게 사진 정리까지..ㅎ
오늘 산행은 그야말로 꽃길이었습니다. 첫 구간 서비스치고는 나쁘지 않습니다. 한남금북이나 낙남처럼 대간에서 갈라지는 정맥-길 빡쎈 첫 구간처럼 성취감이 더해지지는 않았지만요. 앞으로 가야할 180여km 한·남·정·맥, 출발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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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경로도와 트랭글 기록 (2024. 6. 1)
역시 예상했던 대로입니다. 코스 난이도와 계절을 감안하면 시간은 얼마든지 고무줄입니다. 그렇다고 오늘 같은 날이 계속 이어지리란 법은 없습니다. 산은 산이고 그 산은 곧 자연입니다. 고무줄은 늘어나기도 하지만 줄어들기도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자연은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강산의 맥을 잇는 산맥, 함께 걷고 즐기려는 마음, 우리 종주 산-꾼들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이렇게 ‘한·남·정·맥’, 출발점에 함께해주신 백두 9기 정맥 종주대 대원님들과 응원해주시는 백두산악회 대원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며 첫 산행 보고를 마칩니다.
나머지 기록은 영상으로 확인 바랍니다.
ps.
돌아오는 토요일(6월 8일) 10기 지원 산행에 나섭니다.
10기에서 공지 올라오는 대로 카페와 단톡방에 지원방식 공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ㅎ 등로로 좋고 잘정비가되어 나름 편안한길이었던것 같습니다
일취월장 홍상기님 걸음걸이가 가벼워 지기도 했고요~^^
수고하셨습니다 ~
고생하셨읍니다
운전에 산행에ᆢ
제로님이야 말로 진짜 수고 많았어요 ^^
고생하셨습니다~
아침에 비가 잠깐 내리긴했지만 그리 덥지 않은 날씨에 편안한 등로로 한남정맥 첫구간 잘 다녀왔습니다 ^^
비님 덕분에 많이 수월했죠^^
아침에 한번, 오후에 한번ᆢㅎ 얼굴보기 힘듭니다. 아무튼 선두팀 멤버 합류, 환영합니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어 고맙습니다
새로운 동행분들이 생겨 좋아요!!
형님과 만난지도 벌써 6년이 넘어가네요.
그동안 형님과 함께 했던 모든 산행들이 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고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겁니다~^^
감사합니다 ~~~
사랑하면 쓰게 되고 쓰면 깊어지니
깊어지는 것은 산만이 아니겠지요?^^
산과 산, 사람과 산을 이어주는 산님들과
글쟁이님의 깊어가는 산사랑에 동행하게 되어
기쁨의 시간을 더합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축하합니다.
한, 남, 정, 맥!!!^^
감사합니다~
늘 시간이 지나면 전에 갔던 산에 대한 이미지는 흐려지고 새로운 산에 대한 욕구가 생길때쯤ᆢ
봄이님 짠~, 댓글을 남기십니다. 아마도 산에 대한 그리움이 쌓인 탓일테죠ᆢㅎ
좋은 산행 동기ㆍ동문들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