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생수 샘의 추억
제가 철이 없는 어릴 적의 10대 소녀시절에 우리 마을의 친한 아주머니 댁에 1년이면 몇 번식 회색걸망을 메고 오시는 보살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말씀하시는 거나 행동 하시는 것으로 보아 지금 생각해 보니 도인 같은 느낌이 드는 보살님이셨습니다.
보살님께서는 원효산 원효봉 주변에 금생수 샘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는데 어느 해에 오셔서는 찾으셨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어느 해에 우리 어머님과 동네 아주머님 네 다섯 분이 쌀 1말,초,향과 김을 사서 머리에 이고 덕산읍까지 20리 길을 걸어서 갑니다.
그리고 읍에서부터는 뚝 타고 한참 가다보면 깊은 계곡물을 건너야 하고 그 다음에는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서 산 정상 주변까지 가야 하는데 이때도 물이 없어서 원효산 아래 계곡물에서 쌀을 씻고 물도 떠 가지고 가서 공양을 지어야 했답니다.
그런데 어머님과 일행이 원효산을 2시간가량 올라간 정상 주변의 굴 안에 가랑잎이 소복이 쌓여 있는 물 없는 샘이 보이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다 긁어내고 비로 싹싹 깨끗이 쓸어낸 후에 기도를 드렸더니 보기에는 물이 나올 곳이 없는 것 같은데 물이 고이더라며 참으로 기이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물이 아니면 계곡까지 가서 물을 길어다가 사용하여야 하는데 그 후부터는 이 샘에 물이 찰랑 칠랑 거리게 고여서 어려움 없이 절에서 물을 잘 사용 했습니다.
원효산은 원효대사님께서 어느 토굴에서 도를 닦으신 적이 있다고 하여서 원효산이라고 부른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도 모르는 제가 명산인 원효산 원효봉 주변의 절이라고 하는 곳을 제가 처음 갔을 때는 어머님과 동네 서너 분의 아주머님들과 함꼐 갈 때 따라 갔습니다.
이 때는 저의 기억으로 여름철이라 산을 오르다가 우리 일행은 잠시 쉬면서 계곡의 맑은 물에 얼굴도 씻고 발도 한참 담갔다가 올라 간 것이 생생합니다.
절에 가서 보니 너무나 초라하였습니다.
샘 옆에 토굴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문짝 하나와 벽돌 하나 크기의 공기통이 있는 1자형의 토굴방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 방은 4-5명이 잘 수 있는 토굴이었으며 그 곳에서 저도 어머님 옆에서 여러 일행과 같이 비좁게 잤습니다.
옛날 토굴 터에 손을 보아서 사용 되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토굴방 하나를 사용하던 중에 하루는 보살님이 수수깡을 다듬고 있는 꿈을 꾸는데 점잖은 노인 한분이 나타나서 그것을 무엇에 쓸 것이냐고 물으셨답니다.
그래서 보살님이 절을 지려고 다듬는다고 하였더니 응 이 주변이 명산으로 절터로 좋은 곳이니 지어야지 하시는 계시를 받고 이 요사채 형태의 절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 요사채 절은 큰 방과 작은 방 2개로 되어 있었습니다.
큰 방은 부처님을 모셔 놓고 법당 겸 방으로 사용하고 작은 방은 살림방으로 사용하는데 어느 거사님이 오셔서 연 잎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가 두 번째 이 절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절의 금생수 물이 있는 곳에 서 있었는데 햇빛이 쨍쨍한 때는 산 아래 동리가 멀리 보이고 아래 구름이 덮이면 내가 구름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때는 절에 절구통도 갖다 놓아서 쌀을 빻아 떡을 해서 부처님께 올리고 기도를 할 수 있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 나는 절을 몇 번 열심히 했습니다.
천수경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무지한 어린 저는 관세음보살 세 번 찾으면 좋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어서 세 번 관세음보살 외우고는 그 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들은 풍월로 육자대명왕전언 옴메니 반메옴만 다니면서 중얼 거렸습니다.
하루는 오전 10시 넘어서 금생수 샘 쪽으로 갔습니다.
샘 쪽이 환하니 입구부터 돌 맹이도 이끼도 담도 다 금빛으로 노란 거예요 그래서 나는 얼떨결에 어머 엄마 금이야 저기 가서 물 좀 떠 와봐 하고 말 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이 있어서 금생수라 이야기 한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떠온 물은 그냥 물 맛 그대로 였습니다 너무 모를 때라 같이 간사람 한 테도 금생수 물을 보라는 말을 안 해서 저만 본 것 같아요
항상 금생수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어느 때 순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우물 안에 천장 바치고 있는 돌기둥이 있고 주변에서 물 나올 때가 없는 것 같은데도 금생수 물이 고이게 되는 좋은 절터였습니다.
오래 전에 이 절이 화재로 폐쇄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후 한번 가보지 못가고 잊고 살았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절터가 좋아서 누가 그 곳에 절을 지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다보니 선뜻 가보지 못하고 추억으로만 남아 있으니 아쉽습니다.
관세음보살님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27일
송파 9구 4-1 법등 대자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