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매화 보러 간다
화개 장터도 가고 벚꽃 터널도 간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 예보가 있다
그래도 간다
시장통에서 나눠준 찌라시 보고 예약했다
아침 김밥, 점심 찰밥, 저녁 간식도 주는 섬진강 관광인데 비용이 엄청 싸다
지자체 지원을 받는 모양이다
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차려입고
OO역 6번 출구에서 화우들과 버스를 탔다
서너 군데를 더 둘러 서초 인터 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탄다
양재동 손님이 제일 많다
타자마자 뽕짝 메들리가 차 안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물과 김밥을 나눠준다
차창으로 스쳐가는 아직은 황량한 겨울산
그러나 푸른빛이 돌고 있다
김밥을 먹자마자 커피가 나온다
봉지 커피 맛이 좋다
가이드가 자기소개를 마친 후 회비를 걷는다
일 인당 여행비용은 이 만원
우리 팀은 특별할인 대상자로 오 천 원씩을 깎아줬다
그래서 인당 만 오 천원이다
버스 안 TV에서는 녹화한 미스트롯3 와 현역가왕 결승전이 나온다
요즘 꼰대들에게 인기 좋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누군가가 조용남의 '모란동백'을 부른다
나의 애창곡이다
내가 연장자라서 동료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니까
가이드가 춤 선생님이 신줄 알았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여긴 다 그런 분들 모임이랑께
화가나 시인들은 잘 안 오고
등산하다 무릎 절단난 아저씨들 여사님들만 만 오능겨
삶에 체험 현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됨
글 소재로는 짱임ᆢ^^"
이라고 단톡에 답신을 올렸다
화공 동료들이 졸고 있다
나는 오랜만에 창밖 들녘 풍경을 정처 없이 바라보고 있다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듯하다
벌써 충청도 옥산 휴게소 다
오줌 누러 내린다
쇼핑시작
첫 번째 쇼핑 장소는 귀사문석으로 만든 의료업체 제이엠의료기 매장을 방문했다
세 분이 구매하셨다
이젠 경남으로 간다
경남제약 쇼핑이다
구기자, 백수오 농축액 판매
청주 사슴농장 직접 기른 사슴뿔
녹용탕 구매
고가인데도 엄청들 샀다
이렇게 쇼핑 기업 지원받아 꽃놀이 가는 중
결론은 제품 판매를 위한 호객 관광이라는 것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유유히 흐르는 하동 섬진강 강물을 보는 것만으로 너무 흡족하다
화개장터에서 막걸리에 재첩파전, 해물파전, 재첩국으로 배가 불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저녁은 찰밥 정식이 차내식으로 나왔다
찌라시에 코가 꿰어
난생처음 섬진강가 모지리 호객이 되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