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篇 馬蹄 3章
夫馬, 陸居則食草飲水, 喜則交頸相靡, 怒則分背相踶. 馬知已此矣.
무릇 말이란 들에서 뛰며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기쁘면 서로 목을 맞대어 비비고, 성이 나면 등을 돌려 서로 걷어찬다. 말의 지혜는 여기에서 그쳤다.
☞頸목 경. 靡쓰러질 미, 문지르다, 비비다. 怒성낼 노. 背등 배. 踶찰 제
夫加之以衡扼, 齊之以月題, 而馬知介倪·闉扼·鷙曼·詭銜·竊轡. 故馬之知而態至盜者, 伯樂之罪也.
말의 목에 멍에를 지우고, 그 이마에는 달 모양의 장식을 붙여 가지런히 정돈하게 되자, 곁눈으로 달아날 틈을 엿보기도 하고, 목을 굽혀 항거를 하며 재빨리 뛰어 지치기도 하고, 가만히 자갈을 뱉어 내거나 몰래 고삐를 물어뜯기도 한다. 이처럼 말의 지혜가 간사하게 된 것은 伯樂의 허물이다.
☞衡은 마차의 수레 끌채 끝에 댄 橫木. 여기에 말을 매단다. 扼(멍에 액)은 軛(멍에 액)과 같으며(羅勉道) 말 목에 거는 멍에인데 半月形으로 衡에 달아 붙이는데, 말의 목을 깍지 끼는 것이다.
☞齊之以月題: 달 모양의 장식을 붙여 가지런히 정돈함. 획일적인 굴레와 장식으로 얽어맨다는 뜻. 月題는 말 이마 위의 두개골을 덮는 달 모양의 장식물로 청동으로 제작된 것이 많고 當顱(당로)라고도 한다.(題: 본래 이마라는 뜻)
☞介倪(올예): 수레 끌채를 부러뜨림. 倪(흘겨볼 예)는 輗(끌채 끝 쐐기 예)의 假借字(가차자)로 수레 끌채(孫詒讓). 介(낄 개)은 兀(우뚝할 올, 움직이지 않다, 위태로운 모양)의 잘못으로 兀은 부러뜨리다[折)]의 뜻(馬叙倫). 介倪에 대해서는 介을 獨의 뜻으로, 倪를 睨(흘겨볼 예)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가 많다. 李頤(이이)는 곁눈으로 엿보다[睥睨(비예)]는 뜻으로 보았고, 崔譔(최선)은 흘겨보다[俾倪]는 뜻으로 보았고, 林希逸은 “介는 홀로이다. 홀로 서서 흘겨보는 것으로 성난 모습이다[介 獨也 獨立而睥睨 怒之狀也].” 羅勉道는 介을 전쟁에 나가는 말이 차는 갑옷으로 보았고[介 甲也], 劉師培는 介倪를 우뚝 서서 흘겨보다는 뜻[兀倪也]으로 풀이했다.
☞闉扼(인액): 멍에를 구부려서 망가뜨림. 闉은 구부림이다, 闉을 㧢(의지할 인, 나가다)의 가차로 보아 ‘부수다’의 뜻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鷙曼(지만): 사납게 달려들다. 鷙는 사나움이고 曼은 갑자기 떠받는 것으로 굴레를 쓰지 않고 갑자기 달려드는 모습[鷙 猛也 曼 突也 不受羈勒而相抵突之狀].
☞詭銜(궤함): 재갈을 토해 냄. 銜은 재갈. 馬叙倫은 詭(속일 궤)를 毁(훼)의 가차자로 보고 재갈을 훼손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竊轡(절비): 고삐를 물어뜯음. 馬之知而態(能)至盜者(말의 지혜로 도둑질을 할 수 있게 됨.) 林希逸은 “사람들과 대적하는 것을 盜라고 한다. 말의 지혜로 사람을 대적함에 이르게 한 것은 백락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與人抗敵者曰盜 馬之知 至於抗敵人 伯樂使之也].”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