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두없이 ---------------------------------
예전에 경상도에 살때 잠시 전라도를 다녀올 일이
있어서 자가용을 타고 전라도로 향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파리 한마리가 차안
허락없이 들어와 있었다.
*.*
녀석..지금 어디 가고 있는 줄이나 알고
여기 들어온걸까..?
마치 사람으로 말하자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엄청나게 멀고도 긴여정인데..
다시 돌아올지도모를 기약할 수 없는 그런 길인데
파리는 그런 길로 가는 줄도 모르고
겁두없이 우리차에 무임승차한 것이다..ㅠ.ㅠ
간혹 어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수천키로 떨어진
자기 고향을 찾아 간다지만
파리도 그럴까?!! 설마...@.@
생전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없을텐데...
쯧쯧..ㅠ.ㅠ
괜히 짠~ 하니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내 혼자생각인듯...파리는 혼자 신이 났다.
차안에서 정신없이 이리저리 춤을 추고 있다.
.~.~;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창문을 열자마자
파리녀석이 나가버렸다.
같이 있다가 그대로 다시 돌아오면
집일텐데...ㅠ.ㅠ
어~휴.. 바보...
호기심 가득하게 여기저기 신나게 돌아다니겠지?!
다 놀고나서 늦은 저녁때쯤 집을 찾겠지만...
딴 세상에 온것을 그제서야 깨닫게 될텐데..
ㅠ.ㅠ
처음엔 무척 혼란스러울꺼야..
그래도 어느 공중 화장실에서
저하고 처지가 같은 파리들도 만날 수 있으리라..
혹시 같은 고향출신의 파리라도 만나면
고향얘기도 하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갈 수도 있겠지.
운좋으면 다시 얻어탄 차가 경상도로 향할 수도
있으리라.~.~;;;
잘 살아라... 씩씩하게. 아프지 말고.!!
매너없이 -----------------------------
이사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이사를 할때마다 온 집안을 탈탈 터는 청소를
하게 된다.~.~
어디선가 잃어버렸던 물건도 찾게되고
뭔가 마음이 새롭다.
몇년전 일이 생각난다.
.
.
이사 나가시는 분이 계약할때는 아무소리 없으시더니 이사 당일 나보고 바퀴벌레가 많으니
신경쓰라고 하신다.@.@
얼마 안지나서 왜 이 집에 사람들이 일년도 안되어서 이사가는지 알게 되었다.ㅠ.ㅠ
정작 나는 몇달 안되어서 이사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난 후 누구를 속이고 다른 곳에
이사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2년은 버텨야 하는데ㅜ.ㅜ
이번 아파트 소독할 때 확실히 알게 되었다.
지하주차장 환기구를 끼고 있는 우리 라인만
1층에서 10층까지 바퀴벌레가 있다는 거다..ㅠ
환기구가 끝나는 지점 딱~10층까지....
약을 칠때 이녀석들이 환기구에 숨어있다가
다시 약기운 떨어질 때쯤 슬금슬금 본거지에서
기어 나오는 것이다.
.
아이도 어리고 나름 얼마나 스트레스였는지
한 꿈을 꾸었다.
럭비공만한 여왕바퀴벌레가 집안구석에 숨어 있었다.
그 여왕바퀴벌레의 떵구멍에서 새끼 바퀴벌레가
뿅.뿅.뿅 나오고 있었다.
여왕바퀴벌레를 만져보니 물컹물컹 조금이라도 누르면 떵구멍에서 새끼바퀴벌레가 더 빨리 나올것 같았다.
여왕 바퀴벌레를 조심스레 헝겊으로 감싸안았다.
몸집에 비해 워낙 재빠른 녀석이라 안아올리는데도 녀석보다 재빨라야했다.>.<
눌르면 안되고 정말 조심스럽게도 해야하니
여간 어려운게 아니였다.ㅠ.ㅠ;;;;;;;
..
어떻게든 처리해야 되는데..
평소처럼 변기에 넣자니 변기가 막힐것 같고...
꾹 누르자니 크기가 엄청나서 감당이 안될것 같고..ㅠ
방법만 생각하다가 꿈에서 깼다.ㅠ.ㅠ
.
며칠전 소독한것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뒤집어져 생을 마감한 녀석들이
눈에 띄였다.
녀석들...지금까지 무전취식해 놓고
마지막까지 매너없게 방 한복판에서....
저런..>.<
그래...가기전에 누군가에게
나 이세상에 존재했음을 알리고 싶었겠지..
그런데 야물딱지게 종족번식은 하고 갔구나...
윽!!!!..ㅠㅠ
꿈을 꾼 이후 관리소에 전화해서 지하주차장
환기구에 직접소독을 해야한다고 간절히 부탁했다.
관리소에서는 그런곳에 쓰는 소독약은
일반 아파트 실내에 쓰는 소독약하고는 다르고
많이 비싸다며 소독이 쉽지않음을 얘기해 주셨지만...나의 상기되고 간곡한 요청에
결국 소독을 해 주시기로 하셨다.
그 후....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 구경할 수 있었던
바퀴녀석들이 거의라고 할 수 있을만큼
확~ 없어졌다.
럭비공 여왕바퀴벌레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그 집에서 2년을 살다 나온
첫 세입자가 되었다
.~.~;;;;;;;;;;;
몸이 안좋아져 병원예약을 하고 기다리는 중
큰 딸아이가 걱정이 되었는지 갑자기 점심을 사드린다고 어느 식당으로 나오라고 했어요.
보리굴비정식이라는데 굴비보다 거기에 딸려 나오는 회 4점이 너무 맛있었어요.
며칠 후 계속 그날 점심에 먹은 회 생각이 나서 애아빠한테 딸아이가 사준 그 곳에서 밥좀 사달라고
했어요. 가격이 조금 비싸던데 병원예약앞둬서인지 흔쾌히 가서 먹자고 했어요.
저녁에 먹기로 하고 점심부터 아주 가볍게 밥을 먹어두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야근이 잡혀서 저녁을 집에서 먹으라고 하는 거예요.ㅠ.ㅠ
점심부터 기다렸는데...왠지 속이 무지 상했어요.
아이랑 저녁을 시켜먹기로 했어요. 평소 가격이 있어서 시켜먹지 못했던
해물탕을 시켜보기로 했어요. 아이도 자기 용돈을 보탠다고 해서
일사천리 전화번호를 눌렀어요. 그 가게에는 해물탕을 끊여먹을 수 있도록
반조리로 배달한다고 했어요.
음..그래 가져오면 데펴먹으면 되겠네...팔팔 끊이면 더 맛나겠지.~.~
20~30분 기다리자 뭔가 푸짐한 한 보따리를 배달해 주셨어요.
풀어야 될 것들이 많더라구요. 처음엔 가리비 살아있더라구요.*.*
젓가락으로 눌러보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했어요. 다음은 낙지가 나오고
이녀석도 살아있었어요. 멀미를 했는지 싱싱해보이지는 않았어요.
그 밖에 야채 조개 등등등 푸짐했어요. 냄비에 차곡차곡 넣으면서
빨리 끊여서 맛있게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등뒤 밥상에서 뭐가 퍽! 소리를 내며 상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너무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아이가 소리치는 거예요.
악~~~ 엄마 문어예요.
정말 상 밑에는 문어가 다리를 꿈틀거리며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는 것 같았어요.
아이가 또 소리를 지르며 그 와중에 폰을 가져와서 동영상을 찍는거예요.
"여러분 지금 우리집에 문어가 탈출했어요."
생방송이라도 하듯이 말하다가 갑자기 나에게
"엄마 문어가 나를 쳐다봤어.@.@"
그 말을 듣자 등꼴이 오싹해졌어요. 나를 쳐다보는 녀석을 지금 나 밖에는 잡을 사람이 없는데
녀석 나를 쳐다보면 어쩌지?!!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을 내가 먹을 수 있을까?!
왠지 문어가 외계생명체같이 느껴졌어요. 정말 생김새가 외계인같잖아요.
아주 오랜 옛날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바닷속 깊은 곳에서 문어와 오징어 낙지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큰 그릇을 들고 문어를 집어넣어보려 했지만 빨판으로 워낙 강하게 바닥에 붙어 있어서
잡기가 어려웠어요. 그래도 여기저기 다른 곳으로 가려하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강하게 그릇을 문어쪽으로 밀어붙혀서 그릇에 담아 냄비로 갔어요. 우선 바로 끊일 수 없어서
빈 냄비에 넣어두고 뚜껑을 닫았어요. 그랬더니 그 뚜껑도 들썩들썩 열고 나올려고 하는 거예요.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놓고 해물탕은 커녕 그날 저녁 꼬빡 굶고 애아빠가 올때까지 기다렸어요.
애아빠가 와서 뚜껑을 열어보니 문어가 숨이 막혔는지 갈색이었던 색깔이 보랏빛이 되었더라구요.
애아빠가 문어다리를 쭉쭉 잡아당기며 세척을 하고 해물탕 냄비속에 집어넣어 끊였어요.
저는 그 해물탕을 정말 못 먹겠더라구요.ㅠ.ㅠ
애아빠가 문어를 건져서 먹기좋게 잘라주니
배고팠던 아이가 하나 집어먹더니 흠~ 너무 쫄깃하고 맛있다고 했어요.~.~;;;;
애아빠가 이렇게 비싼 것 시켜놓고 안 먹으면 되겠냐고 해서 먹는데 우리를 쳐다봤다는
문어 생각이 나서 정말 목구멍으로 안넘어가더라구요.
괜히 욕심내서 단단히 혼줄이 났어요.ㅜ.ㅜ
넘치지 않도록 ----------------------------
요즘 부쩍 추워져서 자기전 보일러를 올려놓고 잔다.
아이에게는 더웠는지 땀도 흘리고 그래서 이불도
걷어차고 뒤치락거리며 잠을 푹 못자더니...
급기야 잠결에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러다가 허우적대던 발에 한방 걷어차이고
덩달아 나도 잠을 설친다.
과감히 보일러를 외출로 돌리고 방문을 조금 열어 놓는다.
잠시후...
이불을 덮어 주었더니 아이는 좀 추웠는지
걷어차던 이불을 받아드린다.
이불속에서 참 따뜻하다는 표정으로 잔다.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저런 상황에서
엉뚱하지만 그럴싸한 깨달음?!이 자주 든다.
이번의 경우에도 아이에게 조금 모자란 보호가
넘치는 보호보다 나은것을 느낀다.
...
넘치게 보호를 받은 아이치고 짜증내지 않은
아이를 못 봤다. (우리아이도 포함.~.~;)
조금 덥게 자는것이 조금 춥게 자는것보다 못한것처럼..
엉겁결에 이불과함께 아이 발에 차였던
내게 다가와 춥다고 안아달라고 한다.
.~.~;
새벽마다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깬다.
몸의 온도가 내려가면 어김없다. 콧물이 주르륵..
재체기와 짝꿍이다. 새벽마다 잠이 깨니 정말 몸이
피곤하고 힘들다.ㅠ.ㅠ 비염약을 먹으면 조금 괜찮아지지만
약에 의존하면 계속 기댈것 같으니까..ㅠ
꾸 ~욱 참는다.
그런데 하염없이 콧물과 재체기를 연거푸 날리며ㅠ
하나님!! 제 비염 좀 낫게 해주세요. 제발요..ㅠ
오~ 하나님!!
전화를 걸어보지만
뚜.뚜.뚜...ㅠ.ㅠ
아무 응답이 없으시다
.
.
문뜩 사도바울이 자기 몸에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그냥 있으라고 했던 성경말씀이 떠올랐다....
설마 사도바울도 나처럼
심각한 알레르기 비염이 아니었을까?!! ㅋ
재체기와 콧물을 주륵주륵 흘리며
기도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ㅎ
나처럼..?!!
.
비염이 죽을 만큼 아프거나
힘들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염은 생각보다 정말 괴롭다.
숙면을 취할 수 없으니..ㅠ
.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이
내게는 하나님의 새벽콜이 되었다.~.~;
비염으로 새벽마다 일어나서 할 일 없이 있다가
말씀읽고 새벽기도를 하게 된다.
본의아니게.~.~;;
절대 그냥 일어날 수 없는 나인데...
마치 하나님이 새벽콜로 나를 부르시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