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칼물범 : Pusa sibirica Gmelin
► 외국명 : (영) Baikal seal, 네르파(Nerpa), (일) Baikaruazaran (バイカルアザラシ)
► 형 태 : 크기는 전장 122㎝, 체중 72kg 정도이다. 몸빛은 은회색이며 등쪽에 검은색이 돌고 반점은 없다. 갓난 새끼의 털은 백색이다. 두개골은 앞면이 짧고 안와가 크다. 앞지느러미의 발톱은 근연종인 반달무늬물범이나 카스피해물범보다 발달되었으며, 이는 호수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이다.
크기는 몸길이 100~140cm, 체중 50~90kg 정도로 다른 바다표범보다 작다. 체모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갈색이나 옆구리는 황색이 도는 회색이다. 지느러미 모양의 앞다리는 크게 발달하고, 지느러미 끝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있다. 바이칼 호수의 투명도가 높은 물속에서 시각으로 사냥감을 찾기 때문에 안구가 매우 대형화되어 있다. 그 안구를 담기 위해 안와에 낀 전두골은 불과 3mm까지 폭을 좁혔다.또 동시에 안와 후방에 존재하는 턱을 움직이는 측두근의 부착부도 작아져 버렸다. 그 대체로서 교근이 발달하여 그 기능을 보충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빨은 특수한 톱니를 갖추고 있어 작은 사냥감을 잡았을 때 입안에서 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 설 명 : 다른 바다표범들이 이름대로 바닷물에서 사는 것과 달리 바이칼물범은 민물 호수인 바이칼호에만 서식한다. 육식성으로 바이칼 호수의 생태계의 정점에 있다고 여겨진다. 먹이의 대부분은 깊은 곳에 서식하는 물고기이다. 어류를 주식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지만 근년의 연구에서는 부유성인 옆새우의 일종인 Macrohectopus branickii를 1일 4,300마리나 포식하고 있는 것이 밝혀져 어류보다 영양 단계가 낮은 요코새우를 포식하는 것이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 번영할 수 있는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되고 있다. 보통 2~4분 정도 잠수하지만 최대 40분까지 잠수하는 경우도 있다. 암컷의 초산은 5.3세, 수컷의 성숙은 5세 전후이다. 출산은 2월 하순에서 4월 초순에 하며 반달무늬물범과 마찬가지로 눈 굴 안에서 이루어진다. 출산은 한 번에 한 마리씩 낳는다.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기간은 3~3.5개월로 다른 물범보다 2배 정도 더 길다. 수유기간은 8~10주이다. 수명은 수컷 52년, 암컷 56년 정도이다. 서식 수는 7만 마리 정도이다. 현재 서식 수는 6만 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남아있는 개체수는 60,000마리 정도로 추정되며,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바이칼물범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는 멸종위기의 낮은 등급인 관심필요(LC)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아직 멸종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러시아, 아니 그것도 아시아 한가운데 내륙 바이칼 호수의 특산종 동물이라 그런지 바이칼 호 현지에서는 아예 호수의 상징동물 그 이상의 대접을 받는 등 인기가 많은 동물이다. 아예 현지의 관광지에서는 바이칼물범 열쇠고리나 인형, 자석 등을 만들어 관광 상품으로 판매할 정도이다. 인형이 꽤나 귀여운 모습이라 인기가 많다.
► 분 포 : 러시아의 바이칼호수에 분포한다.
► 비 고 : 해양 포유류인 바다표범이 어떻게 바다와 수백 km 떨어진 러시아 내륙의 바이칼 호수에서 살게 되었는지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여러 가설이 있지만 어느 하나도 확실하지는 않다.
파라테티스해 가설 : 1,200만 년 전 지중해 동쪽에 존재했던 내륙해 파라테티스 해와 연결된 강을 통해 바이칼 호수로 진출했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바이칼 호까지 연결된 강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반박되었으며, 근연종인 고리무늬물범, 카스피물범, 바이칼물범 모두 고온에 취약하다는 점에서(파라테티스해는 꽤 따뜻했다) 설득력이 낮다.
북극 기원설 : 북극해에 살던 바다표범들 중 일부가 남하해서 바이칼 호, 카스피 해에 정착했다는 가설이다. 20~30만 년 전에는 거대 빙하호인 서시베리아 호가 있어서 이에 연결된 강을 통해 남하했다는 가설이다. 카스피 해의 갑각류 중 일부가 북극해에 기원을 둔다(카스피해와 북극해는 연결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았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카스피물범과 바이칼물범이 200~300만 년 전에 갈라졌다는 결론이 나와 확실치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