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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부림절'은 무슨 절기인가? | 남대극 교수
안녕하십니까, 성도 여러분? 또다시 에스라엘 나무 강단이 제공하는 성경 연구를 시작합니다. 성경에서 중요한 어휘들을 찾아서 함께 연구하는 시간입니다. 신학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단어 연구이며, 단어 연구는 올바른 신앙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제가 평소에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33번째 강의로서 "부림절은 무슨 절기인가?"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절기란 명절이란 뜻입니다. 성경에는 많은 절기가 나타나는데, 그 절기들의 대부분은 모세오경인 출애굽기와 레위기에 집중적으로 잘 나타나 있습니다. 거기에는 절기를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경을 벗어나서, 오경 밖에 존재하는 절기가 성경에 두 개 나타납니다. 하나는 에스더서에 나오는 '부림절'이고, 다른 하나는 신약 성경 요한복음 10장 22절에 딱 한 번 언급되는 '수전절'입니다. 수전절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 34번째 강의에서 말씀드리려고 하고, 오늘은 부림절에 대해서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림절을 영어로는 '푸림(Purim)'이라고 하는데, 히브리어로 제비를 뽑았다는 뜻의 '푸르(Pur)'의 복수형입니다. 제비들을 뜻합니다. 중국어 성경을 찾아보니 우리말로 읽으면 '보이절(普爾節)'이라 표기하는데, 중국 발음으로도 '푸얼제'라 하여 부림절과 비슷하게 읽습니다. 이 부림절의 시기는 구약 당시의 유대 달력으로 아달월 14일과 15일입니다. 아달월은 히브리인들이 쓰던 1년 달력 중에 맨 마지막 달인 12번째 달입니다.
에스더 9장 24절에서 26절을 보면 부림절의 명칭 유래가 나옵니다. "곧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모든 유다인의 대적 하만이 유다인을 진멸하기를 꾀하고 부르 곧 제비를 뽑아 그들을 죽이고 멸하려 하였으나... 무리가 부르의 이름을 따라 이 두 날을 부림이라 하고" 여기에서 부림절이라는 절기 이름이 나오게 됩니다.
에스더서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외경 에스더에 있는 내용을 좀 읽어보겠습니다. 지난번에 정경, 외경, 위경을 공부하면서 구약과 신약의 외경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외경은 영감된 책은 아닙니다. 그럼 영감된 책도 아닌데 왜 이러한 강의에 인용하느냐 하면, 그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비교적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외경은 100%는 아닐지라도 상당한 역사성을 지니고 있어서 당시의 역사를 반영한 이야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때때로 참고합니다. 참고하는 입장에서 오늘 잠시 이런 글도 있다는 것을 소개해 드립니다.
외경 에스더 1장을 보면 한 사람이 꿈을 꾼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꿈을 꾸었는데 무서운 소리와 대소동, 뇌성과 지진으로 온 땅이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그때 두 마리의 커다란 용이 다가오더니 금방이라도 서로 싸울 기세를 보이며 크게 으르렁거렸다. 용 두 마리의 소리에 자극을 받아서 모든 민족, 여러 나라 민족들이 의로운 백성을 치려고 전쟁 준비를 하였다. 어둡고 음산한 날이 왔던 것이다. 그날 온 땅은 고통과 번민과 불안과 대혼란으로 뒤덮였다." 굉장히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목입니다. "의로운 백성은 자기들에게 닥쳐올 재앙을 눈앞에 보고 겁에 질려 최후의 한 사람까지 죽을 각오를 하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때 그 부르짖는 소리에서 마치 작은 샘에서 물이 흘러나오듯이 큰 강이 생겨나 물이 흘러넘쳤다. 갑자기 물이 솟아나 큰 강을 이루어 흘러넘친 것이다. 그러나 태양이 뜨고 날이 밝아지니(아까는 어둡고 음산했으나 빛이 오니), 그 비천했던 의로운 백성은 높여지고 힘센 자들을 집어삼켰다."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이 꿈을 꾼 사람이 누구냐 하면 바로 '모르드개'입니다. 이 이상하고 섬뜩한 꿈을 모르드개가 꾸었는데, 이 꿈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는 구약 성경 에스더서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르드개는 어떤 사람이냐 하면 베냐민 지파에 속한 사람입니다. BC 586년에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도성을 파괴하고 성전을 불사르며 그 안에 있는 모든 기물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느부갓네살 왕은 세 번에 걸쳐 예루살렘을 침공했는데 BC 605년, BC 597년, 그리고 마지막이 BC 586년입니다. 이때 많은 유다 백성이 포로로 잡혀갔는데, 포로들 중에 매우 어린 나이로 잡혀간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모르드개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70년이 지난 후에 바벨론도 망하고 앗수르도 망한 뒤 '페르시아'라고 하는 새로운 제국이 들어섰습니다. 페르시아를 창건한 왕은 성경 이사야서에도 그 이름이 예언되어 있는 고레스 왕입니다. 고레스 왕은 포로로 잡혀 온 다른 나라 백성들을 각각 자기 희망대로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조서를 내렸습니다. 그 조서가 에스라서 초반에 나옵니다. 그리하여 많은 유대인이 지도자 스룹바벨과 함께 귀국하여 성전을 재건하게 됩니다. 70년 만의 일입니다. 이때 아주 어린 나이에 잡혀갔던 모르드개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무리에 포함되지 않고 페르시아에 남았습니다. 당시 나이가 한 70여 세 되었을 것입니다. 그는 그곳에 남아서 아주 신실하게 봉사하여 왕궁의 공문 관리가 되었는데, 그 신실함과 근면함을 인정받아 대궐 문을 관리하는 수문장이 되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청와대나 백악관의 경비 보초선을 책임지는 서문장이 된 것입니다.
그 무렵의 이야기를 담은 에스더서 1장을 펴면 굉장히 큰 제국이 나타납니다. "이 아하수에로 왕은 인도로부터 구스까지 일백이십일곱 지방을 다스리는 왕이라"고 나옵니다. 구스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를 뜻합니다. 즉, 아시아의 중앙인 인도로부터 서쪽으로 쭉 뻗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까지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나라가 바로 페르시아, 성경의 용어로는 '바사'입니다. 그때 페르시아의 왕이 누구였냐 하면 아하수에로 왕입니다. 세계 역사에서는 '크세르크세스 1세(Xerxes I)'라고 부르는 인물로, BC 486년부터 BC 465년까지 다스렸으며 그 유명한 다리오 왕의 아들입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릴 때 그 영토가 인도에서 구스까지 127도에 달했습니다.
그 당시 제국의 수도는 '수산(Susa, 세상 역사에서는 수사)'이었고 그곳에 거대한 왕궁이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대제국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큰 잔치를 베푸는데 무려 6개월(180일) 동안 잔치를 엽니다. 그 당시에는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에 127도에 흩어져 있는 방백들, 즉 도지사나 주지사 같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6개월 동안 잔치를 연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습니다. 잔치는 억지로 술을 먹이지 않고 마실 사람은 마시고 쉴 사람은 쉬며 즐기는 아주 자유롭고 호화로운 잔치였습니다. 그렇게 시내에 있는 신하들과 백성들까지 흥청망청 잔치를 벌이는 사이에 신하들이 왕에게 제안합니다. "왕이시여, 127도의 방백들과 부인들이 다 모였는데 왕후께서도 이때 한번 나오셔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시면 잔치가 더욱 빛나지 않겠습니까?" 왕이 기분이 좋아져서 왕후를 오도록 명을 내렸는데, 그때 왕후의 이름이 '와스디'입니다.
왕은 와스디 왕후가 127도에서 온 방백들과 부인들 앞에 나타나 주기를 바랐으나, 와스디 왕후는 심사가 뒤틀렸는지 "내가 무슨 탤런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체통을 지키겠다며 왕의 명령을 거절하고 잔치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왕은 매우 불쾌해졌습니다. 그러자 신하들이 또 부추깁니다. "왕이시여, 이 일을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왕후를 정중히 불러오라 했는데도 거절한 이 사실을 보고 방백들의 부인들이 각기 자기 도성으로 돌아가면 자기 남편의 말을 듣겠습니까? 온 나라의 질서가 깨어질 것입니다." 왕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자 신하들은 "죄송스럽지만 왕후 와스디를 폐위시켜 왕궁에서 쫓아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에게는 다소 결점이 있었는데 귀가 매우 얇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말하면 이리 쏠리고, 저렇게 말하면 저리 쏠리는 성격이었습니다. 결국 신하들의 말대로 와스디를 폐위시켰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술이 깨어 혼자가 된 왕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음이 쓸쓸하고 왕후 와스디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러자 신하들이 또 제안합니다. "왕이시여, 새로운 왕후를 간택하셔야 합니다." 그리하여 127도 전역에 조서를 내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처녀들을 뽑아 올리게 했는데, 요즘으로 치면 '미스 페르시아 선발대회'를 연 것입니다. 몇 달 동안의 과정을 거쳐서 마지막에 왕후로 최종 간택된 사람이 바로 '에스더'입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삼촌의 딸, 즉 사촌 여동생이었습니다. 부모를 여읜 에스더를 모르드개가 딸처럼 키웠는데, 이 처녀가 페르시아의 왕후가 된 것입니다.
에스더의 히브리식 본명은 '하닷사'입니다. 히브리어로 도금양(머틀)이라는 향기롭고 좋은 식물의 이름입니다. 그러나 페르시아 왕궁으로 들어가면서 페르시아식 이름인 '에스더'를 얻게 되었습니다. 에스더라는 단어는 스페인어의 스텔라, 독일어의 슈테른처럼 모두 '별(Star)'이라는 의미를 지닌 어원에서 온 이름입니다. 이렇게 유대인의 딸이 페르시아의 왕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 아주 악한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하만'으로 종족상 아각 사람, 즉 '아말렉' 족속이었습니다. 아말렉 족속은 출애굽기 17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광야를 지날 때 뒤를 치며 방해했던 대적의 후손입니다. 하만은 아하수에로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권력을 휘두르던 제국의 2인자였습니다. 하루는 하만이 왕에게 요청합니다. "왕이시여, 제가 왕의 총애를 입고 궁정을 드나드는데, 제가 지나갈 때 사람들이 저에게 무릎을 꿇어 절을 하도록 조서를 내려 주십시오. 그래야 제국의 체통과 권위가 서지 않겠습니까?" 귀가 얇은 아하수에로 왕은 "그럼 그렇게 하라"며 왕의 반지(어인)를 빼어 도장을 찍어 주었습니다.
조서가 전국에 반포되고 하만이 말을 타고 당당하게 대궐 문을 들어올 때 모든 신하가 땅에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대궐 문에 서서 절을 하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모르드개였습니다. 모르드개는 비록 포로로 잡혀온 처지였지만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신앙 정절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우상처럼 숭배하며 꿇어 절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안 하만이 대단히 분노하여 저렇게 뻣뻣한 자가 누구냐고 묻자 주변 신하들이 그가 유다인임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 한 사람만 처치하는 것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며, 그가 속한 민족인 유다인 전체를 멸절시키기로 흉계를 꾸몄습니다. 하만은 왕에게 가서 교묘한 말로 참소하여 유다 민족 말살 조서를 꾸미고 전 제국에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만은 유다인들을 어느 날에 죽일지 날짜를 정하기 위해 '부르(제비)'를 뽑았습니다. 제비를 뽑아 결정된 날이 바로 마지막 달인 '아달월 13일'이었습니다. 조서가 반포된 것이 니산월(1월)이었으니, 약 1년 동안의 유예 기간을 두고 유다인들을 한날한시에 모두 도륙하라는 무서운 계획이 수립된 것입니다. 이제 모르드개를 비롯한 온 유다 민족이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은 왕궁에 있는 왕후 에스더에게 구원을 청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사람을 시켜 에스더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이 구절은 에스더에게 민족을 위한 역사적 책임을 다하라고 강력하게 결단을 촉구하는 대목입니다.
편지를 받은 에스더는 사촌 오빠 모르드개에게 비장한 답장을 보냅니다. "당신은 가서 수산 성에 있는 유다인들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고대 페르시아 왕실 법도령에 의하면, 아무리 왕후라 할지라도 왕이 부르지 않았는데 사전에 허락 없이 왕 앞에 나아가면 그 자리에서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오직 왕이 금규(금홀)를 내밀어 주어야만 살 수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목숨을 걸고 규례를 어기며 왕 앞에 나아가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사흘 동안 금식하여 수척해진 에스더가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예고도 없이 아하수에로 왕 앞에 섰습니다. 다행히 왕이 에스더를 보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어 금홀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왕이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하자 에스더는 당장 본론을 말하지 않고 지혜롭게 제안합니다. "왕을 위하여 오늘 잔치를 베풀었으니 오셔서 들어주십시오. 오실 때 왕이 가장 총애하시는 하만도 함께 대동하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잔치에 온 왕이 또 소원을 묻자 에스더는 "내일 잔치를 한 번 더 베풀 테니 내일 하만과 함께 다시 오시면 그때 소원을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의 귀 얇고 호기심 많은 성격을 이용해 완급을 조절한 것입니다.
마침내 다음 날 잔치에서 아하수에로 왕이 "에스더여, 이제 그대의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에스더는 비로소 가슴에 품은 소청을 눈물로 고백합니다. "왕이시여, 만일 내가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다면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저와 내 민족이 팔려서 진멸함과 도륙함과 진멸함을 당하게 되었나이다." 왕이 분노하여 도대체 그런 악한 흉계를 꾸민 자가 누구냐고 묻자, 에스더는 하만을 정면으로 가리키며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왕이 진노하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결국 하만은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마당에 세워두었던 50규빗 높은 나무 장대에 도리어 자신이 매달려 처형당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들도 함께 처벌을 받았습니다.
다시 외경 에스더에 나오는 모르드개의 고백을 읽어보면 이렇습니다. "모르드개가 말했다.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다. 나는 이 일들에 관하여 꾼 꿈을 기억한다. 그 꿈의 내용 중에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강을 이룬 작은 샘이 있었고 거기 빛과 태양과 큰 물이 있었는데, 그 강은 왕과 결혼하여 왕후가 된 에스더이다. 주께서 이 백성을 구원해 주셨고 우리를 그 모든 악으로부터 구해주셨다. 하나님께서 위대한 기사와 이적을 행하셨으니 이 일은 결국 열국 가운데서 일찍이 없던 일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기억하시고 당신의 기업을 옹호하셨다. 그러므로 그들은 아달월 14일과 15일에 대대로, 그리고 영원히 그의 백성 이스라엘 회중이 함께 모여 하나님 앞에서 기쁨과 즐거움으로 이 날을 경축할 것이다.'" 이렇게 유다 민족은 대적 하만의 손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대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여 유대인들은 오늘날까지도 매년 굉장한 명절 행사를 치릅니다. 바로 유대 달력 아달월 14일과 15일인데, 현재 우리 양력으로는 대략 3~4월경에 해당합니다. 명절의 명칭은 하만이 유다인을 죽이려고 제비를 뽑았던 단어 '부르'에서 유래하여 '부림절(Purim)'이라고 부릅니다. 유대인들은 절기 동안 회당에 모여 구약의 다섯 가지 두루마리(메길로트)인 아가, 룻기, 예레미야 애가, 전도서, 에스더 중 하나인 '에스더 두루마리'를 펼쳐놓고 웅장하게 낭독합니다. 부림절 전날인 아달월 13일은 에스더의 3일 금식을 기념하여 '에스더 금식일'로 지키고, 14일은 '작은 부림절', 15일은 수산 성의 승리를 기념하여 '수산 부림절'이라 부르며 이틀 동안 큰 축제를 벌입니다.
부림절 축제 때 유대인들은 아주 재미있는 전통 음식을 먹습니다. 하만의 세모난 모자 혹은 하만의 귀를 상징하는 삼각형 모양의 전통 쿠키를 만들어 먹는데, 이를 히브리어로 '오즈네 하만(Ozne Haman)', 이디시어로는 '하만타셴(Hamantaschen, 하만의 주머니)'이라고 부릅니다. 이 세모난 과자를 씹어 먹으면서 유다인을 멸하려 했던 악한 하만을 징벌하는 상징적 의미를 되새기는 것입니다. 또한 어린이들은 '그레거(Gregar)'라고 하는 회전식 딱딱이(꽹과리 소리가 나는 소음 기구)를 손에 들고 회당에 참석합니다. 회당에서 랍비가 에스더 8장 등 본문을 낭독할 때, '모르드개'라는 이름이 나오면 회중이 모두 환호하며 열렬히 박수를 치고, '하만'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아이들이 일제히 딱딱이를 돌리고 발을 구르며 하만의 이름을 지워버리는 소동을 벌입니다. 심지어 신발 바닥에 하만의 이름을 적어놓고 발을 구르기도 합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온몸으로 유치하게나마 흥겹게 배우는 교육적 축제입니다.
또한 부림절 당일에는 '아드 벨로 야다(Ad d'lo yada)'라는 전통에 따라 즐겁게 음주를 하며 축제를 즐기기도 합니다. '아드 벨로 야다'는 "~을 구별하지 못할 때까지"라는 뜻의 아람어인데, 유다인을 구원한 "모르드개에게 축복을(Baruch Mordechai)"이라는 말과 악한 "하만에게 저주를(Arur Haman)"이라는 말을 서로 헷갈려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쁨에 취해 흥겹게 축제를 즐기라는 의미입니다. 아침에는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는 선물을 교환하고, 종일 기부금을 모아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며, 저녁에는 화려한 가면무도회와 가장행렬을 벌입니다. 수문장 복장을 한 모르드개와 곱게 차려입은 에스더의 모습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몇 해 전에 제가 이란의 '하마단(Hamadan, 고대 페르시아의 엑바타나)'이라는 도시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 현존하는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묘실(무덤)' 건축물을 직접 보고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2,500년 전의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는 두 개의 나무 관이 초록색 천에 덮여 잘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부림절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모르드개와 에스더, 두 사람의 위대한 결단을 확인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라며 결단을 촉구했고, 에스더는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비장한 결심으로 민족을 구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나아가는 사람 앞에는 두려울 것이 없고 불가능한 것도 없습니다. 죽을 용기와 결심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엘렌 G. 화잇의 영감된 저서 《교회증언》에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 구절이 있습니다. "오늘날 개신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안식일을 신실하게 준수하는 남은 무리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과거 페르시아 대궐 문을 꼿꼿이 지키고 서 있던 모르드개와 같은 지조를 본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타협하고 하만에게 엎드려 절할 때, 시세를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원칙에 충실했던 모르드개의 용기 있는 성품은 오늘날 하나님의 계명을 짓밟는 세상을 향해 엄숙한 견책을 주고 있다는 감동적인 말씀입니다.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죽음을 각오하는 결단의 종교입니다.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바치려 결단했고, 모세가 백성을 이끌기 위해 애굽 왕궁의 안락함을 버리고 광야로 나아갔으며, 사도 바울이 목숨을 바쳐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구원의 대업을 완성하셨습니다. 십자가(Cross)가 없으면 면류관(Crown)도 없습니다. 기독교는 결단의 종교입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찾아옵니다. 우리는 선과 악의 대투쟁 속에서 매 순간 이 세상을 택할 것인지 천국을 택할 것인지, 부정한 이득을 취할 것인지 정직을 고수할 것인지, 안락한 삶을 살 것인지 하늘나라를 위한 준비의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성경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고 약속합니다. 죽으라는 뜻이 아니라, 죽기를 각오하고 충성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살 길을 열어주신다는 의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는 오늘날 '삼중 충성'의 무거운 사명을 지니고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첫째는 자존자 하나님께 대한 충성이고, 둘째는 진리와 사명을 가진 교회에 대한 충성이며, 셋째는 우리의 육신적 모국인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입니다. 이 세 가지 국가와 기관에 대한 충성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거나 불성실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이러한 대상들에 대한 여러분 각자의 신실한 충성이 여러분의 영원한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시대의 모르드개가 됩시다.
어느 민족 누구에게나 결단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부림절의 역사와 그 속에 숨겨진 위대한 교훈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부림절의 구원 역사를 마음에 깊이 새기면서, 우리 역시 모르드개와 에스더처럼 우리가 받은 지위와 물질, 모든 재능을 하나님의 나라 건설과 영혼 구원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는 위대한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핵심 요약 정리]
부림절(Purim)의 정의와 성경적 위치: 모세오경(오경)을 벗어나 역사서인 에스더서에만 등장하는 유대인들의 고유한 구원 기념 절기입니다. (오경 밖의 또 다른 절기로는 신약 요한복음에 나오는 '수전절'이 있음). 시기는 유대 달력 마지막 달인 아달월(12월) 14일과 15일(양력 3~4월경)입니다.
명칭의 유래: 페르시아 제국의 총리 하만이 유다 민족을 전멸시키기 위해 학살 날짜를 정하고자 던졌던 제비(Lot)라는 뜻의 히브리어 '푸르(Pur)'의 복수형 '푸림(Purim)'에서 유래했습니다. 대적의 파멸 날짜가 도리어 유다 민족의 구원과 승리의 날로 역전된 것을 기념합니다.
핵심 역사적 배경과 인물:
아하수에로 왕: 인도부터 구스(에티오피아)까지 127도를 다스리던 페르시아의 강력한 군주(크세르크세스 1세)였으나 귀가 얇은 약점이 있었습니다.
모르드개: 베냐민 지파 출신의 바벨론 포로 출신으로, 페르시아 왕궁의 신실한 수문장이었습니다. 신앙 정절을 지키기 위해 대적 하만에게 무릎 꿇지 않아 유다 민족 전체가 말살당할 위기를 초래했으나 신앙의 중심을 지켰습니다.
에스더(하닷사): 모르드개의 사촌 여동생으로 페르시아의 왕후가 된 인물입니다. 모르드개의 결단 촉구("이때를 위함이 아닌지")를 받아들여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비장한 각오로 왕 앞에 나아가 하만의 흉계를 폭로하고 민족을 구원했습니다.
부림절의 독특한 전통과 행사:
에스더 두루마리(성경 에스더서) 낭독: '모르드개' 이름이 나오면 환호하고, '하만' 이름이 나오면 회전식 소음 기구(딱딱이, 그레거)를 돌리고 발을 구르며 원수의 이름을 지워버리는 흥겨운 축제를 벌입니다.
하만타셴(하만의 귀) 과자 섭취: 하만의 세모난 모자나 귀를 상징하는 삼각형 쿠키를 먹으며 대적의 심판을 기념합니다.
구제와 선물 교환: 이웃과 선물을 교환하고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며 가장행렬(가면무도회)을 진행합니다. (이란의 하마단에는 현재도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역사적 묘실이 보존되어 있음).
결론과 성도의 영적 교훈: 부림절은 위기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섭리를 증거합니다. 오늘날의 성도들은 하만의 불의한 세력에 타협하지 않고 대궐 문을 지켰던 모르드개처럼, 안식일과 하나님의 원칙을 굳건히 사수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과 교회, 국가에 대한 '삼중 충성'의 의무를 다하며, 위기의 순간에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신앙적 결단으로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