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家詩(천가시)] 4-36.冬景(동경:겨울풍경) - 劉克莊(유극장)
冬景(동경)
劉克莊(유극장)
晴窗早覺愛朝曦(청창조교애조희),
竹外秋聲漸作威(죽외추성점작위)。
命僕安排新暖閣(명복안배신난각),
呼童熨貼舊寒衣(호동위첩구한의)。
葉浮嫩綠酒初熟(엽부눈록주초숙),
橙切香黃蟹正肥(등절향황해정비)。
蓉菊滿園皆可羨(용국만원개가선),
賞心從此莫相違(상심종차막상위)。
맑아지는 창이 일찍 잠을 깨우니 아침 햇살이 사랑스럽고
대나무 밖 가을 소리 점차 거세지는구나.
하인 불러 새로 지은 누각에 불을 지피라 하고
아이 불러 겨울옷 다림질을 시켰네.
연녹색 잎이 떠오르니 새 술이 비로소 익어가고
등자를 가른 듯이 살찐 게는 짙은 향에 노란 색이네
정원 가득 부용과 국화는 모두가 보고 즐길만하니
이런 경치를 즐기는 내 마음 그 아름다움에 어긋나지 않으리.
<원문출처> 冬景/作者:劉克莊 南宋
本作品收錄於《千家詩/卷四》《后村先生大全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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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晴窗(청창) : 맑은 햇빛이 가득 비추는 창.
○ 覺(교) : (잠을) 깨우다.
○ 朝曦(조희) : 아침 햇빛.
○ 漸作威(점작위) : 차츰 거세지다.
○ 暖閣(난각) : 화로를 갖춘 누각. 옛날 난방 설비를 하여 몸을 녹일 수 있게 했던 큰 방에 딸린 작은 방.
○ 熨貼(위첩) : 옷을 다림질 하다.
○ 嫩綠(눈록) : 연녹색. 파르스름하다.
○ 橙(등) : 오렌지
○ 蟹(해) : 게.
○ 蓉(용) : 부용(芙蓉). 연꽃.
○ 可羨(가선) : 보고 즐길 만 하다. 羡은 부러워하다.
○ 賞心(상심) : 경치를 즐기는 마음. 마음을 즐겁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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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 4권에 실려 있으며 송나라의 시인 유극장(劉克莊)이 지은 칠언율시이다. 늦가을의 경치를 묘사하고 초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을 여유롭게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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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극장(劉克莊) : 송시의 최후를 장식한 중국 송나라의 문학가. 이름은 작(灼), 자는 잠부(潛夫), 호는 후촌(後村)으로 복건성(福建省) 사람이다. 세도 있는 가문 출신으로 아버지의 덕으로 관리가 된 뒤 건양(建陽)과 선도(仙都)의 현령을 지냈다. 강호시파(江湖詩派)를 주도했으며 젊은 시절에는 군(軍)으로 강회(江淮), 양호(兩湖), 영남(嶺南) 등지를 떠돌다가 건양령(建陽令)으로 재직하던 때 시화(詩禍)로 파면을 당해 좌절을 겪었다. 이종(理宗)이 그를 사면하고 비서소감 겸 중서사인, 병부상서 등에 중용하였다. <후촌선생대전집(後村先生大全集)>에 48권의 시를 남기고 <고한행>, <축성행> 등의 작품을 남겼다. 애국주의 격정이 넘치며 시국에 비분강개하는 작품이 많다. 그가 죽은 지 10년 만에 송나라가 멸망하여, 그는 문천상(文天祥)과 함께 송시의 최후를 장식한 시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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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千家詩(천가시)] 4-36.冬景(동경:겨울풍경) - 劉克莊(유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