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한강으로 입성하는 4월달이다.
한강은 한반도의 강 중에서 유역 면적으로는 압록강,두만강 다음으로 넓고
길이는 압록강.두만강,낙동강 다음으로 긴 강이다.
한강에 합류하는 81개의 이름있는 지류중에서 100km 이상의 강으로는 북쪽으로 북한강.홍천강,소양강.평창강,섬강.달천
이 있으며 한강 남쪽으로 국립공원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괴산을 거처 충주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달천이 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백두대간 금대봉(고목나무 샘터)에서 발원 하지만 검룡소를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검룡소에서 골지천이란 이름으로 흐르다가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에 이르러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발원한 남대천 물과
합류 하면서 조양강이라 부른다
정선읍 아래부터 잠시동안 桐江(동강) 그리고 정성군 가수리에 이르러 지장천을 만나면서 동강(東江)이란 이름으로
영월까지 이어 오다가 동강은 조선조 단종이 유배되었던 평창강(서강)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남한강 이름으로 흘러
단양-충주-여주-양평-하남-서울-인천-김포 서해 바다까지 494km를 지난다
한강은 발원지부터 충북 단양까지 서,남 방향으로 220km 흘러와서 단양군부터 서,북방향으로 틀어 서해바다로 흘러들고
한양으로 가는 기나긴 강길따라 사연도 많지만 구슬픈 노랫 가락의 정선 아리랑과 그속에 숨은 비경길이 그려진다.
백두대간 석병산에서 발원한 임계천이 골지천(한강)과 만나는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 이곳부터 아름다운 경치는
단양까지 180km 이어진다.모두가 석회암 성질의 바위가 멋진곳이다.
대표적으로는 정선군 임계면의 구미정
그리고 절대비경의 동강 가수리마을-문희마을 둥글 바위 60km
단양군 영춘면 북벽
단양군 도담 삼봉
시간이 나면 180km구간 한번 더 가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진구간이다.

5대강 (낙동강,한강.금강.섬진강,영산강)
신록이 푸르른날 혹은 단풍이 아름다울때 동강이 자리하는 한강을 찾고자 그동안 다른강은 추운날만 골라서 진행을 한것
같다.
국내 강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성천
그리고 가장 멋스런 한강을 5월에 계획 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겨 한강을 가게 된다.
강원도 태백은 교통편이 좋지 않은곳이라 대구에서 태백으로 버스타고 와서 다시 택시로 백두대간길 두문동재에 도착해야한다.
국립공원 태백산 단속 문제로 야간에 진행을 할까 했지만 금대봉과 검룡소 사진을 담지 못할까 걱정하다가 걸리면 걸리고
막무가네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휘리릭 금대봉에 올라 작년에 봤던 정상석이지만 그래도 반갑다.

강원도 산골은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고 바람은 무지막지 불어 온다.
대충 인증 담고 빗물 꼭지점 골짜기로 내려가 고목나무 샘터 방향으로 진행하는 대신에 대간길을 좀 느끼고자
대간길로 잠시 이어간다.
코스 :금대봉-검룡소-삼척-정선-평창-영월-단양 220km 45시간
날짜 4월 14-16일

햐얀 노루귀가 이제 봄이 왔음을 알리는듯 여기저기 많이도 피어있다.


노루귀 구경도 했으니 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 방향으로 무작정 내려간다.
한시간 가량 잡목속으로 뚫고 내려오니 하필이면 국립공원 태백산 검룡소 관리 사무실이 있는곳이다.
안되는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고.앞으로 자빠져도 뒷통수가 깨지니.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는 일반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탐방이 가능한곳이기에 먼지묻은 옷을 툭툭털고 검룡소로 향한다.

이무기가 용트림하며 올라갔다는 곳이다.

검룡소
한강의 발원지이며 하루 2천톤 가량의 물이 흘러 나온다.
오래전 이무기가 마을로 와서 지랄을 하니 마을분들이 참다못해 자갈돌로 구멍을 메꾸어 버렸고
그이후로 이무기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길 없다
맑은 물이 잘 나오는데 석회 성분이라 음용수로는 부적합 하다고 한다.
두손모아 한모급 퍼 마시고 싶을 정도로 깨끗하고
이제 인증사진도 찍었으니 한강 천이백리길 시작한다.
강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흐르면 되고
강물이 돌아가는 곳에서 잠시 돌아가면 되고
강물이 다른강과 합수되는 지점에서 다른 물줄기따라 거슬러 올라갈때도 있지만
물이 흐르는대로 몸도 마음도 가면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대략 50시간
일요일 오전중에는 집으로 가야 하기에
벌써 몸도 마음도 급해진다.
물은 흐르는 동안 여럿이 모여야 하나가 되며
보다 큰 물과 만나기 위해서 기다릴줄 알아야 하고
마냥 맑을 수 없음을 누구보다 물 스스로 잘알기에 더러워 질줄도 알아야 한다.
물은 더러워지더라도 누글 탓하지 않는다.
흐르면서 스스로 정화가 되니 누굴 탓할 필요가 없다는게 물의 생각인듯

검룡소의 기운은 따뜻하고 좋은곳이다.
이무기란 녀석이 있건 없건

민족의 젖줄 한강 여기서 발원하다.
한강 천이백리길을 가다보면 좋은 사람들을 만날듯 하니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검룡소 안내글


언제나 힘든 여정이지만 강을 다니면서 물에서 참 많은걸 배운다.
산을 다니면서 못보던 것들
여럿이 모여서 하나가 되는 물줄기
그리고
하나가 여럿으로 갈라지는 산줄기

100km의 강이 모두 끝나는 8월까지는 강꾼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혼자 바람처럼 다니다 보니
따뜻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서슬퍼런 칼날처럼 강하지 않으면 안된다.
산에서건 강에서건 진짜 산꾼 그리고 진짜 강꾼같이
잠시 왔다가 가는 대숲의 바람처럼
스스로 혼자인걸 감사하며 걷는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돌비석

검룡소에서 흘러온 물이 자작나무를 만나고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도
바람은 아무것고 남기지 않는다.

백두대간 삼수령에서 발원한 한강 물이 검룡소 물과 만나는곳
물이란 만나서 하나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을 한다.
산과는 전혀다른 하나되는 모습

태백시 창죽동 삼거리

남녁으로는 벚꽃이 피었다가 모두 바람에 떨어졌지만
이곳은 아직도 추운날이라 벚꽃은 꽃망울도 없고 싱그런 보리만 연초록빛이다.

몇몇곳에서 흘러온물과 서로 만나면서 수량도 제법 많아졌고
작은 다슬기가 보인다.

경사진곳은 모두 옥수수를 심는다고 한다.
강원도는 온통 자갈과 바위 투성의 척박한 곳이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인심 좋은곳이다.
예전에는 소를 이용해서 밭을 갈았지만 지금은 포크레인으로 경사진 밭을 간다고 한다.
지나가는 동안 논이라고는 정선군 나전면 인근에서 손바닥 많한 논자락을 봤으니
감자 아니면 옥수수

배추고도 마을 입구
1박2일에 소개되고 많은 분들이 찾는곳이다
대간꾼들이야 자주 보는곳

밭에는 흙과 자갈만 서로 치열하게 경쟁 하지만
자갈은 농사짓는 분들께 밀려 밭가에서 나뒹군다.
온천지가 자갈돌이니
이런곳에 자갈밭이라도 한뙤기 있으면 팔지도 못하고 고생 좀 할듯

광동호 이곳에서 백두대간 두타산에서 흘러온 물과 합수된다.

이곳도 흙, 자갈 반반이다.
수입산 원목으로 잘 지어진 요즘의 전원 주택보다 구멍 숭숭 뚫린 오래된 함석지붕이 더 어울리고 아름다운 곳

삼척시 하장면 중봉교에서 본 한강과 당곡천이 합수되고

멍애산과 골지천(한강)

삼척 갈전리 당숲
천연 기념물 제 272호
갈전리 당숲은 300년전 영양 남씨 조상들이 이 마을에 터를 잡으면서 형성된 마을 숲으로
느릅나무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숲을 이룬다.
현재 보호수로 지정된 음나무 졸참나무 단풍나무 느릅나무가 당숲을 형성하고 있다.

문래마을과 문래산
논은 없고 온통 산을 개간하여 만든 밭만 보인다.

임계면 용산리와 짜잘한 우릉산
산
도로를 내면 절개지가 생기고
집을 짓거나 도시가 생기면 없어질 수 있지만
물은 아무리 가두어도 흘러갈 수 있는 구멍은 뚫어 놓는다.
영원히 막을 수 없는것이 바로 물이다.

정선군 임계면 돈들마을
이곳부터 석회암 뻥대(바위)가 나타난다.

정선군 임계면 혈천교에서 본 풍경

백두대간 석병산-자병산에서 흘러온 임계천이 한강에 합류되는 지점
이곳에서 암내교 건너 진행해야 한다
강만 보고 가다가는 임계천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것 같다.
한강길 494km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 180km는 이곳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부터 시작한다.
두강이 만나면서 멋스런 바위구간이 펼쳐 지지만 야속하게도 빗방울 넘어로 어둠이 조금씩 찾아온다.
한발이라도 더 가서 더 많이 보려고 애들 써보지만 산속으로 흐르는 강은 이미 물소리만 남겨두고 어둠에 서서히 묻혀간다.

앞으로는 가랭이 산이 펼쳐지고 7km구간 인적이 드문 강 길이 이어진다.

가랭이교애서 본 가랭이산의 모습 비는 소리없이 내리고
검푸른 강이 무섭도록 고요하다.

가랭이교에서 본 안산과 급류
고요함속에 물소리는 적막강산을 깨우는데
물소리가 무서운 이유를 모르겠다.

인적드문 곳에도 어둠이 찾아오고

구미정 구경 하려고 온 보람이 있다.
신기전.추노.선덕여왕 촬영지라고 한다.

구미정
앞으로는 절벽이 펼쳐지고 깊은 강물이 푸르다 못해 검은색으로 보이는곳

구미정에서 본 강물


이런 풍경을 마음에 담을 수 있어 고마움을 느낀다.
태백에서 내려오면서 경치가 가장 좋은곳이 구미정이다.

모두 외울 수 없어

구미정을 지나며

앞에 사을기교 다리가 보인다.
차량도 다니지 않은길
고요함속에 물소리만 처량하게 들리니
그속으로 빨려 들어갈것 같다.

임계면 어전안길 마을에서 "느릅나무 가든" 길로와서 도로찾아 오른다.차량 이동이 없는 전형적인 시골도로길
강원도 오지의 때때산골이라 라면파는 작은 가게도 안 보이고 저녁 7시쯤되자 적막강산이 따로없다.
비가 그칠때도 되었구만 처량한 저녁이 이어진다.

여량리 비석군
정선군 관찰사의 불망비와 애민 선정비
느릅나무 가든에서 이곳까지 좋은 경치구경은 야간이라 못했지만
거의다 비슷한 풍경길이라 마음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마음으로 담아 본다.

아우라지와 처녀상
아우라지 뜻은 남대천과 골지천이 합류되면서 어울리다라는 뜻으로
강원도말로 아우르다에서 유래 된말

내용은 읽어 보시고
정선아리랑에 나오는 애뜻한 사연을 간직한 처녀 이야기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 처녀상을 보고
인근 옥산 여관이 보여 들어가 보니 방이 하나남았다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께 방을 예약하고 식사할곳을 엿쭈어 보니 바로옆 옥산식당이 자기집 이라며 문은 닫았지만
남은 밥을 팔겠다고 하신다.

잠시 앉아서 점심겸 저녁을 먹으니 어디선가 정선 아리랑의 구슬픈 소리가 들려온다.
이곳 주인 할머니께서 이웃 아주머니 몇몇분들께 정선 아리랑 소리를 들려주신다고 말씀 하신다
한번 가보라고 하셨지만 땀냄새 때문에 무턱대고 갈 수 없고
밥 먹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유리창문 넘어로 잘 정돈된 거실이 보이고 사람들이 보인다
여관방에 가서 씻고 나오니 벌써 끝난듯 불이 꺼져있다.
아쉽게도 정선 아리랑의 구슬픈 소리는 유리창문 넘어로 듣는것에 만족해야 했다.

식당 주인분이 새벽에 먼길 떠난다고 방으로 가져다 주신것들
비는 그칠줄 모르고 내린다.
새벽에는 비가 그치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지만 낯선곳에서 하룻밤이 쉬 잠에 들지 못한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자정이 지나서 비는 그치고 달이 구름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지만 이내 구름속에 잠긴다.
물소리 새소리 그리고 멀리 개짓는 소리를 벗삼아 걸으니
초저녁의 처량한 마음보다 이른새벽의 살아있는듯한 느낌이 참좋은 시간이다.

정선군 북평 삼거리 나전역 가는길에
이곳에서 처음으로 강원도 벚꽃 구경을 해본다.

처음 만나는 한강

북평면 문곡리 덕송교 앞에서 만난 한반도 마을
시골동네를 지나니 장닭 울음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정선읍 애산리 마을 가로등은 졸고 있고 이제 날은 밝아 멀리 상정 바위산이 지척이다.
오늘은 흐린날 보다 해가 쨍쟁하길

송로다래 다리를 건너 가는것 보다 산으로 난 둘레길로 진행하며 본 풍경

둘레길
예전에 이길을 지날때는 임도길 흔적만 있었는데
지금은 둘레길 조성 하느라 나무 테크길이 이어진다.
멀리 희미한 산은 비봉산

강물속에서 조그만 머리를 빼꼼 내민 귀여운 수달 녀석이 아침식사로 뭘 잡는지
물속으로 들락 날락 바쁘게 움직인다.
사진 한장 담으려고 기다리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안개속으로 상정 바위산이 보이지만

태백에서 부터 정선 아리랑의 고장인 정선에 도착한다.100km지점
어디서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정선장터 5일장에 가보니 이른 아침에 문을 연곳이 보이지 않는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공사 인부들이 몇몇 서있는 곳이 보여 가보니 식당문이 열려 있고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이곳에서 아침을 못 먹으면 오늘 종일 굶어야 할 동강길인데...
조그만 꽁치 한마리가 노릿하게 구워져 밥상위에 조신하게 누워있는 아침상이 반갑다.
오늘은 절대비경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경치가 기다리는 동강을 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