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주교구의 서지마을과 대안리 공소를 다녀왔습니다. 설 명절을 보낸 후 한 주가 늦어진 만남이지만 어쩐지 더더욱 오래전에 단원들을 뵌듯한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 훈훈하고 깨끗한 봄 기운에 나무 한가득 봉우리를 맺은 목련 나무를 보며 봄이 오긴 하는구나 실감했던 하루입니다.
서지마을
서지마을은 최양업 신부님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곳이지만, 7촌 친척이었던 복자 최해성 요한이 지극한 신앙생활로 천국을 닮은 행복한 교우촌을 형성하였던 점을 직접 서한으로 남기며 애정을 드러낸 곳입니다. 순교자 중 가장 혹독한 고문 끝에 순교하던 날, 교우들과 포졸들에게 잔치상을 베풀며 기쁜 마음으로 28세 나이에 순교한 최해성 요한에 대한 이야기는 다블뤼 주교님의 치명 기록에도 남겨졌으며, 그를 비롯해 고모인 복자 최 비르지타, 복자 김강이 시몬 세 분을 기념하는 성역화 작업이 현재 서지마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순례단의 방문 일정에 세세하게 응대하며 환영해 주신 최은심 로사씨와, 이우갑 베드로 신부님의 환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가출은 집을 나가는 것이고, 출가는 나를 떠나는 것이다’ 라는 비유를 통해 진정한 순례는 나의 건강을 도모하거나 여가 친목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떠나 내가 궁극적으로 도착해야 할 곳에 잘 도착하는 것이다’라는 말씀, 순례 중에 늘 명심하겠습니다.
대안리 공소
대안리 공소는 박해 때 인근 덕가산에 숨어 살았던 교우들이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으로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자 산을 내려와 교우촌을 이룬 곳입니다. 1910년 11월 9일에 풍수원 성당을 축성한 뮈텔 주교님이 사흘 뒤 이곳에 방문하여 성당을 성모님께 봉헌하며 미사를 드리고 35명의 신자들에게 견진성사를 주었습니다. 1900년대 목조 한옥으로 지어진 건물은 한국 전쟁 때는 인민군 막사로, 전쟁 뒤에는 미군의 구호물자 배급처로 사용되며 전쟁의 상흔을 피해갔으며, 현재 대한민국 근대 문화유산등록 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되어 옛 모습으로 보수공사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소박하지만 한옥의 골조가 아름다운 작은 공소입니다.
현재 대안리 공소는 가톨릭 농민회의 중심이 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곳으로 대안리 토박이이신 한종범 스테파노 회장님이 정겹게 공소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특히 공소 내부에서 드린 십자가의 길 제11처의 내용은 오늘 방문한 서지마을의 최해성 요한의 처절한 믿음의 증거를 담은 기도문이어서 더욱 감동적이었으며 오늘 우리가 방문한 순례길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번 수고해주시는 장연민 미카엘라 총무님이 아침 식사로 절편을 준비해주셔서 든든하게 순례를 잘 다녔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손수 만든 매듭묵주를 방문하는 성지에 매번 봉헌해주신 매듭묵주팀에게도 감사인사드립니다. 풍동성당팀에 이어 이번엔 일산성당팀이 수고해주셨고, 이 베드로 신부님께서 너무 기뻐하시며 은혜로운 분들과 나누었다고 감사인사를 따로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봄 환절기, 꽃샘 추위도 반짝반짝 기승이겠지요. 건강 더욱 잘 챙기셔서 3월 순례 때 반갑게 뵙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매번 멋진 글과 사진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평길단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