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처음으로 더미 비행을 하다.
일시 : 2006년 1월 22일 (일)
장소 : 경기 광주 불탄산
고도 : 해발 150m (실고도 100m)
풍향 : 서풍(정풍)
풍속 : 15km/h 기체 : 쥬피터
비행횟수(시간) : 1회(5분) ⇒ 총 65회(15시간55분)
비행거리 : 0.1km ⇒ 총 67.6km
아침에 신정씨와 만나서 경기도 광주 불탄산으로 향했다.
팀장님이 정광산은 바람이 너무 세고 가스트도 높아서 불탄산으로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불탄산에 도착해보니, 겨울 날씨 답게 바람도 세고 차가웠으나 사람들이 많았다.
정광산 비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모두 불탄산으로 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불탄산도 기상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륙장의 윈드쌕이 찢어질 듯 흔들렸고, 가스트도 매우 높아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지상연습을 하며, 바람이 좀 약해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오랜만에 정건씨도 나와, 선초씨와 함께 후방이륙 연습을 했다. 반가왔다.
나도 옆에서 글라이더를 펴주고, 잡아주고 하며, 정건씨와 선초씨의 연습을 도왔다.
바람이 너무 세서 그런지, 글라이더의 통제가 잘 안되어 고생 했다.
점심때가 되어 팀장님이 호빵을 쪘다.
그 사이,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나도 글라이더를 펴고, 지상연습을 했다.
후방이륙 연습과 글라이더 조종 연습을 했는데, 바람이 셌지만,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어서 그런지 잘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불며, 몸이 공중으로 떠올라,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그리고 바람에 의해 글라이더가 나를 마구 끌고 갔다.
나는 얼떨결에 조종줄을 손에 감으며, 차렷을 했다.
그런데 글라이더가 나를 더욱 강하게 끌고 갔다.
팀장님이 뒤에서 만세 하라고 소리쳤지만, 이해가 가지 않아서, 몸이 말을 안 들었다.
결국 바람이 좀 약해지고 나서야 겨우 몸의 중심을 잡고 일어날 수 있었다.
팀장님이 "글라이더에 끌려갈 때 조종줄을 당기면, 캐노피에 바람이 닿는 면적이 많아져,
더욱 많이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하며, 차라리 만세를 해야 된다“고 했다.
비로소 내가 바람에 끌려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람이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하나 둘 불탄산을 떠나기 시작했다.
우리 팀도 점심을 먹고 쉬다가, 오후 4시 이후에 다시 오기로 하고 불탄산을 나왔다.
오포에서 점심과 함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 가까이 되어, 불탄산으로 돌아와 보니, 바람이 좀 약해져 있었다.
비행을 장담할 수 없었으나, 이륙장에 올라가서 결정하기로 하고 이륙장에 올랐다.
불탄산은 이륙장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산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혹시 비행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여전히 바람이 세서 비행이 어려울 것 같았다.
먼저 올라와 있던 다른 팀 사람들도 누군가 뜨는 것을 보고 이륙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결국 광선씨가 나에게 더미 비행을 하라고 했다.
기선씨는 바람이 세기 때문에, 우리 팀원들의 이륙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바람도 세고, 가스트도 높은 것 같아서, 은근히 겁이 났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바람이 세서, 후방이륙법으로 이륙했는데, 다행히도 한 번에 무리 없이 이륙이 되었다.
이륙해보니, 바람이 세서 그런지 글라이더가 둥둥 떴다.
사면비행을 하기에는 매우 좋은 기상이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을 알 수 없어서, 그냥 착륙장으로 바로 날아가 착륙했다.
내가 착륙한 후, 다른 팀 사람들도 줄줄이 이륙하여 멋진 사면비행을 하고 있었다.
내 비행 모습을 보고, 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멋진 사면비행을 보니, 갑자기 일찍 내려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래서 다시 올라가려고 했더니, 팀장님이 곧 해가 떨어진다고 하며, 말렸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멋진 사면비행을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또 불탄산에서 멋진 사면비행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내가 더미 비행을 하여, 다른 사람들의 비행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또한 “내가 더미 비행을 할 정도로 실력이 향상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