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Morris Louis가 추상표현주의의 신화를 현실화하였다면 네오 다다Neo-Dada는 반발하는 입장을 취했다. 존스Jasper Johns1930-는 우아한 취향-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는 다양한 실험으로 네오다다를 이끌었다.
명화산책 도판:
야스퍼 존스 "에딩스빌 Edingsville"
1965, 유채와 오브제, 173x311cm,
쾰른 루드비치 미술관
->Johns Poster
https://www.allposters.com/-sp/Edingsville-Posters_i2883968_.htm
에서 빌림
1910년대 유럽을 풍미했던 다다Dada를 미국식으로 번안한 네오 다다는 유럽과 동양에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원근을 무시하고 화면공간을 파괴했던 입체주의-미학을 좌절시키기 위해 미학자들의 면상에 소변기를 던졌다고 큰소리쳤던 뒤샹Marcel Duchamp-폐기물을 모아 메르츠 바우 Merz Bau라는 집을 만들었던 슈비터스 Kurt Schwitters가 역사적 배경이었다.
또 공업사회의 생산제품을 현실 그대로 전시했던 유럽의 누보 레알리즘Nouveau Réalisme 즉 신사실주의는 네오 다다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유럽 미술의 배경위에 네오다다와 행위미술의 정신적 지주인 전위음악가 케이지John Cage는 노장老莊철학과 역경易經의 정신을 접붙였다.
먼저 케이지는 노자老子Lao Tzu의 도덕경道德經Tao Te Ching과 장자莊子Chuang-tzu의 책인 장자莊子Chuang-tzu에서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찾아내어 ‘Useful Uselessness’라 불렀다. 쓸모없는 것이 알고 보면 쓸모가 있느니라 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케이지는 악음樂音보다 소음騷音-음표보다 쉼표-연주보다 침묵이 훨씬 쓸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상은 1952년 행위미술인 '이벤트Event'와 음악적 행위미술을 표방하고 나섰던 플럭서스Flux 등의 행동지침이 되었다. 그러나 유럽의 전통과 동양의 정신은 미국의 예술에 있어서 물 위의 기름일 수밖에 없었다.
라우센버그는 자신의 컴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 기법을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그림에서 이끌어냈다고 말하고 있다. 레오나르도Leonardo의 그림에서 인물과 나무나 바위 등이 동일한 중요성으로 그려지듯이 컴바인 페인팅에서도 모든 오브제Objet들이 생명을 가진 동등한 존재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오나르도의 그림에서 풍경은 인물을 둘러싼 배경의 깊이를 암시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도입되었을 뿐 필연성이나 완숙한 테크닉을 보여주지는 아니한다.
또 케이지는 실용적으로 번안된 맥노톤William McNaughton의 번역서를 읽었다. 노장老莊철학에서 무용지용無用之用이란 세속의 쓸모가 없는 나무가 고목이 되도록 장수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그릇에서 실제로 쓰이는 것은 그릇 안쪽의 빈공간이다. 골짜기는 자궁子宮과 마찬가지로 비어 있기에 만물이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상이 연주 없이 앉아 있는 '침묵연주4′33″Four thirty-three'나 '도끼로 피아노 부시는 소리'로 번안되었던 것이다. 또 주역의 역점易占에서 케이지는 무작위선택Random Choice의 방법을 찾아낸다.
숱한 반복 끝에 결정되는 괘사卦辭를 통해 정관靜觀의 지혜를 얻으려는 역점易占의 방법이 동전던지기로 번안되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음표-뒷면은 쉼표-윗쪽으로 떨어진 동전은 높은 음 등이 케이지가 받아들일 수 있었던 동양 정신의 서구화였다.
-----작품해설
네오 다다에서 받아들인 케이지의 사상은 초점확산Unfocusing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흐릿한 사진을 보듯이 또는 작품을 보는 사람이 화면 안의 특정한 주제나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화면 및 환경까지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뜻이다.
여기서 라우센버그는 컴바인 페인팅이라는 이름의 조합 및 나열방식의 환칠을 창안했다. 존스는 ‘전치轉置에 의한 자기화自己化’ 방식을 선택했다. 성조기星條旗-과녁-맥주 캔 등은 존스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그려지는 동시에 손때가 묻으며 이윽고 존스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도판1 로버트 라우센버그 "트레이서"
Tracer 1963
Oil and silkscreen ink on canvas
213.7x152.4cm
The Nelson-Atkins Museum of Art,
Kansas City, Missouri
RRF 63.032
https://www.rauschenbergfoundation.org/art/artwork/tra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