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침기온이 어제보다 차갑다.
바람도 더 세졌다.
8시, 15피치(riders on the stdrm 최고 난이도인 5.12d의 디에드르) 등반의 꿈을 않고 14피치를 쥬마로 오른다.
드디어 15피치 간다. 그런데 손발이 얼어서 도저히 등반이 안 된다. 거기다 싸래기눈까지 내린다. 아~
며칠 째 동벽에선 우리만 등반하고 있다.
일단, 14피치에 포타렛지를 친다.
14피치 테라스와 볼트가 간격이 너무 좁아 포타렛지의 천정이 너무 낮게 되었다. 앉을 수도 없어서 거의 누어서 지내야한다. 눈은 그칠 기미가 없고 벽은 완전히 젖었다.
위에는 메이언 팀의 휙스로프가 있다. 일단 포타렛지라도 올려놓자. 메이언팀의 휙스로프에 신세를 한 번 진다. 15피치에 포타렛지를 올리고 눈이 그치기를 기다린다.
2월 3일, 밤새 내린 눈이 그치질 않았다.
아침기온이 차갑다. 밖을 내다보니 그야말로 가관이다. 온 세상이 얼음세상이다.
밑에서 보기엔 13피치 이상 직벽 구간엔 얼음이 없을 걸로 생각 했지만 위에서 녹은 물이 타고 내려 얼음 코팅이 입혀지는 건 직벽 구간도 마찬가지다.
특히 위의 조그만 오버행에서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15 피치는 더욱 심하다.
이 벽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도저히 등반을 이어갈 수가 없다.
저 5.12d의 미세한 디에드르는 드라이툴링도 인공등반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저길 자유등반으로 가기 위해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오지 않았던가?
아 그러나 내 눈 앞에 펼쳐진 이 살벌한 얼음벽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얼음벽이 다 녹고 그 물기까지 마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남은 식량은 딱 이틀분이다.
내려가자 당장!
얼어서 포타렛지가 개어지지도 않는다.
포타렛지를 개지도 못하고 하강한다.
메이언팀의 획스로프에 또 한번 신세를 진다.
얼음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로프의 얼음을 털어가면서 3시간여 하강 끝에 지면에 닿는다.
10일 만에 밟아 보는 땅이다.
라이더스 온더스톰에서 10일을 등반하고 내려오니 코리아 포타렛지 팀이라고 모두들 반가와 한다. 이곳 등반가들과 레인져들 사이에선 우리등반이 관심사였나 보다. 어디까지 가는가? 언제 내려 올 건가?
비록 14피치까지 밖에 등반하지 못 했지만 아무도 등반하지 않는 날 우린 전진했고, 10일을 벽에서 버텨냈다.
작년에 완등한 메이언은 올 핸 한 달여의 등반으로도 16피치까지 도달한 가운데 철수를 준비하고 있고, 파타고니아에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팀인 벨기에 팀도 모습이 보이질 않는 가운데, 올 시즌 가장 험악한 며칠 동안 우리의 주황색 포타렛지만이 이 벽과 인간의 유대를 증거 했던 것이다.
하강이 거의 끝날 즈음, 누군가 걸어오고 있다. 배록현 대장님이시다. 그 동안 얼마나 걱정하셨을까? 베이스에서 고도차1000m, 왕복 6시간 거리를 매일 오셨다고 하니, 등반한 우리보다 더 헬쓱해 지셨다.
부둥켜 않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고생을 시켜드렸네요."
<riders on the stdrm 등반 팁>
ㅡ스카훅을 적어도 2개 이상 4개정도 챙겨야 함: 라이더스 온더 스톰 자유등반 최고의 난제는 16피치 펜듈럼 구간, 펜듈럼으로 진입하는 부분이 스카이 훅 없이 현재론 등반 불가
아울러 나이프하켄, 버드빅 , C3 000호, 00호, 0호 각 1개씩 챙길것
ㅡ고정로프사용에 관하여: 최소한 13피치까지는 깔아야하고 16피치 깐다고 하면 400m정도 필요. 아마 무게가 30kg정도 될 것임
ㅡ드라이툴링의 구사: 13피치 까지도 필요한부분이 있으며 윗부분의 30피치이상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므로 바일 2자루 비브람 아이젠 필요, 비브람 아이젠은 일체형도 고려 해 볼 수 있다
ㅡ손 발의 보온을 위핮여: 나의 경우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에 모두 동상이 왔고, 이것이 이후 등반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갖지 못하게 하므로 반드시 손발의 방한 방수에 계속 신경을 써서 관리 해야 함,
장갑은 등반중 빌레이 용으로 두꺼운 방수 장갑 2켤레 준비, 운행중에는 윈드 스토퍼 장갑 1켤레 이상 준비, 추운날 등반 용 블다 크랙장갑 1켤레 준비, 핫팩 하루 2개 사용할 만큼 준비, 쵸크백을 방수되는 걸로
암벽화는 양말을 신고 신을 수 있는걸 1컬레 준비한다. 너무 꽉 끼지 않아야 하며, 벨크로 타입이 신고 벗기 편하고 가벼워서 좋음
양말 없이 신는 신발1족 이상 준비, 스텔스창이 좋음
선등의 휴식중 신을 신발이나 후등의 빌레이용 신발이 가장 중요한데 방한 방수에 강한 신발이어야한다. 신고 벗기 편해야하고 양말을 2켤레 신고 신을 수 있어야 한다.
워킹용 신발은 발목까지 올랒오는 방수 신발이면서 창의 마찰력도 좋아야 한다. 파이브텐의 고어택스 켐프4가 좋았다.
첫댓글 포타렛지에 누워 별을 헤는 낭만적인 등반을 가끔 그려보기도 합니다만...
고생 많으셨어요~
배선배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겠네요. 왕복6시간의 거리를 매일같이 오르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