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악의 고독은 자기 자신과 편안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 Mark Twain- 가끔 언급하지만 나는 사람의 마음과 관련된 일을 하며 살아간다. 흔히들 심리치료라고 이해하는 '심리상담'과 심리관련 교육을 하는 기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몰입을 하며 하루 하루를 엮어간다. 상담센터를 찾는 내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자신은 '고독하다'는 것이다. 그런 대화를 할 때 마다 나 역시 속으로 생각한다. '나도 몹시 고독한 사람'이라고.... 고독이란 사춘기 소녀적에 일기장에 써 내려가던 빛깔의 단순한 고독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온 몸으로 다가오는 삶의 묵직한 무게를 감지할 때마다 '나는 정말 고독하구나' 싶어서 긴 한숨을 쉬게 하는 깊은 고독도 있다. 나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꽤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한동안 나는 삶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에 힘겨웠던 적이 있다. 불면증이 찾아오고 식욕이 사라지는 경험을 나도 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어떻게 스스로를 추스려 보려고 노력했지만 그것을 털고 일어서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내 손에 의해서 챙겨지는 어린 아이들과, 착하고 선량한 남편을 떠 올릴 때 마다 나는 나를 꾸짖으며 채찍질했다. 내 삶의 당위성이 없어지고 내 정체감에 위기가 온 것 같았다. 수 많은 밤을 혼자서 갈등하고 눈물로 지새기도 했다. 지금도 그 때 내가 왜 그렇게 우울해했는지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물론, 늘 되풀이되는 일상이 너무 지치고 고단하게 여겨졌으며, 뭔가 비전이 있는 삶을 새롭게 살고 싶다는 욕구 대신 날마다 되풀이 되는 하루 하루가 의미없다는 생각 속에 빠지지나 않았나 싶다. 결국 운동을 시작하고, 걷는 일에 몰입하면서 나의 우울증은 서서히 걷혀갔다. 지금도 가끔 그때 일을 떠 올리게 되면 그 시절 나는 참 고독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득한 벌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 캄캄한 밤 중에 혼자서 길을 잃고 헤메이는 느낌, 빈 방에서 아무리 소리쳐봐도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 아득한 절망감, 그리고 허공에 혼자 떠 있는 것만 같은 어질어질하던 내 존재감이 무지하게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겸허해져야 한다는 것을.... 하나의 고독을 극복하고 돌아서면 또 다른 고독과 만나야 한다는 것을.... 고독은 내가 감당해야 할 형벌이 아니고 축복이라는 것을.... 그것을 통해 나는 조금씩 나를 이루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칼 로저스는 '사람은 되어져 가는 존재'라고 한 말의 의미에 대해 눈 뜨게 되었던 것이다. 'becoming a person!" 나 혼자 홍역을 치르듯 앓고 있었던 내면에의 고독이라는 열병은 그렇게 조금씩 내게서 멀어져갔다. ‘사람으로 태어나 무수한 인연들을 만나고 살아감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커지면서 더 이상 그러한 감정들로 인해 나를 들볶지는 않게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고독하다고, 외롭다고 소리쳐도 나는 그냥 담담히 들어주고 그 시간을 함께 해 주는 일 이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결국은 스스로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극복해야 할 일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라는 것이 각자에게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궁극적으로 나를 도와 줄 수 있는 존재는
나 뿐임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나를 도울 수 있는 의지가 있을 때 남들도 나를 도와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나를 스스로 사랑하고 돕지 아니하면 천하도 나를 움직이게 할 수 없음을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빨리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돕는 그 출발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그 마음 안에 있으리라. 사이코 사이버네틱스 이론으로 잘 알려진 맥스웰 몰츠는
아무리 외적인 성형을 완벽하게 한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속에서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 경우에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세상만사는 다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대로 우리 눈에 보이는 법인가 보다. 내 안의 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고 소중히 여길 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고독감이나 우울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들 모두, 내안의 나와의 관계가 두루 편안해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