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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차 영주소백산 산행후기
참말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루였다.
활짝 피어있기를 바랬던 철쭉은 보이질 않고, 찬바람만 쌩쌩 불어와 얇은 바람막이옷을 뚫고 들어와서는 땀에 젖은 몸의 체온을 사정없이 빼앗아 갔다.
정상부근에는 몇몇 인부들이 이틀후부터 4일간 진행되는 철쭉축제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고 모든 것은 강한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심히 걱정됐다.
전국적으로 선전했을텐데 철쭉은 없고 바람만 불어대면 어쩌나
남의일 같지 않아서 안쓰러웠다.
하기사 지난달 28일에 다른산악회를 따라서 경남합천에 있는 매년 다녀온 황매산에서 철쭉축제를 한다고 해서 갔는데 꽃몽우리만 살짝 보이는 산에 온통 거지떼들 (좋은 말로 각설이패 들)만 신나게 놀고 있는것도 보고 온터라 이곳도 그렇겠지 생각하니 그저 쓴웃음만 나더이다.
대한민국의 3대 철쭉명산이라 일컬어지는 황매산과 지리산바래봉 그리고 소백산 철쭉이라하여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44명의 만차를 이뤄 신나게 달려 왔건만 우리를 실망시키는 국립공원 소백산이 야속하게도 느껴졌지만, 한편으론 맑은 날씨에 푸르른 초원을 맘껏 눈에 담으며 능선길을 다리가 아프도록 걸어본 것을 위안삼아 소백산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지나온 길을 따라 쭉쭉 뻗은 웅장한 능선을 보며 역시 산세가 크고 높다는 것을 새삼 실감할수 있었던 산행이기도 하였다.
총44명의 경기로즈산악회 소백산 정복조중 A조 9명만이 삼가동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까지 5.5㎞를 시간이 부족하다고 부지런히 올라야 한다고 오면서 겁을 줬더니 정말로 거의 쉼없이 황새걸음으로 초입부터 내달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덕분에 뒤에처진 두분의 여성분인 이인애 감사님과 대청봉산악회에서 만나 많은 도움을 주신 최정자누님과 나는 후미에 처져 그래도 너무 뒤처지지않으려고 있는힘을 쏟아내며 오르고 또 올라갔다.
다른 산악회를 앞지르며 경치볼새도 없고, 사진찍을 새도 없이 경상도 말로 정말 빡세게 올라갔다.
비교적 잘정비된 등산로는 많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워낙 긴거리라서 모처럼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힘든 산행을 한 것 같아 정상위에서서는 나름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쭉 줄지어 서있었다.
평소 그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다른 사람이 있어도 정상석 부근에서 한 장을 찍고는 간식 먹으려고 앉았는데 최정자님이 줄서 있다고 사진 찍어 달라신다.
마침 인애감사님이 서계셔서 그분보고 찍어 주시라하고 이강세형님이 내미시는 막걸리잔을 받아 한잔 쭉 들이켰다.
온몸의 피로가 막걸리 한잔에 싹 날아가버린듯한 느낌을 받으며 두 번째 잔을 받아들고는 두분여성분들이 합류한채로 바람을 피해 좁은 통로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틈을 비집고 앉아 각자 가져온 술과 음식을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상에서 한잔 먹는 재미로 산에 오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드는것처럼 정상에서의 술한잔은 천국에서의 만찬이라고나 할까
정말 맛있었다.
그때 정상석옆에서 들려오는 돼지 멱따는소리 “새치기하지마”
챙피하다.
수준없는 넘들
기분좋게 올라와서 사진한장에 목을 매고서는 기분나쁘다는투로 소리를 질러댄다.
산에 올라올 자격도 없는 녀석들.
생각 같아서는 엉덩이를 힘껏 차서 저멀리 삼가동 주차장으로 보내버리고픈 마음이다.
우리일행중 연장자이신 이강세형님이 한마디 하신다.
이렇게 좋은술을 왜 못먹게 하느냐고
동감이다.
김근재님이 가져오신 영지버섯술은 독하기도 하고 무척 쓴 맛이었는데 뒷맛이 계속 여운으로 남아서 한잔을 더 받아 마셨다.
다소 순박한면을 보여주시는 김근재님은 두 번째 연화봉에서 그술을 마저 비우셨다.
그렇게 정상에서의 오찬이 끝나고 우리는 연화봉으로 또 먼길을 걸어야했다.
연화봉까지 가는길은 앞에 천문대가 보이는 능선길로서 양옆의 산세가 넓게 펼쳐져 있어 가슴이 확트이는 기분을 느끼며 걷는, 조금은 힐링이 되는 길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거리가 거리이니만큼 우리일행은 정상에 오를때처럼 쉼없이 쭉 걸어서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마침 연화봉에는 B조로 죽령에서 올라오신 우리 일행들이 연화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를 누르고 있었고 우리도 함께 어울려 끼리끼리 사진을 찍었다.
당초엔 A조만 희방사쪽으로 내려갈려고 계획하였으나 이용우고문님께서 일부 희망자들과 함께 죽령에서 올라와 희방사 방향으로 내려 가시겠다고 해서 그러시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화봉에서 희방사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내려가는 구간이 짧으니 모두 그리가자고 해서 따라 왔다는 후미에계신 최정자님께서 모시고 오신 처음 뵙는분들이 뒤에서 쩔쩔은 아니고 절절매신다.
내려가면서 왜 이런길로 내려가라했는지, 내려가라고한 사람들은 자기들끼리가고 우리만 남아서 고생이라는둥, 가파른 내리막길에 다리가 아프시다며 주저 앉으시는분, 무릎수술하셨다며 뒤로돌아서서 계단 난간을 잡고 가시는분등등, 7분은 진짜로 힘든 산행을, 아니 고행을 하고 계셨다.
1시간30분이면 내려갈수 있다고 하신분들이 옆에만 있어줘도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을거라시며 그래도 회장이 뒤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며 힘든 발걸음을 떼신다.
나만 좋은 사람됐다.
나는 살아오면서 머리나빠서 고생한적은 별로 없다.
무엇을 하던 주도면밀하게 여러 가지 대응논리와 예측상황까지 파악해서 논리를 전개해간다.
주먹구구식이 전혀 아니다.
모름지기 산을 두려워하라했다.
산을 정복하려하면 오히려 정복당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산앞에서는 겸손해야한다.
산신령님께서 보고계시지 않던가.
노하시지 않도록 산신제도 올려드리는데.....
이번에도 매년가는 산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모시고 가야하는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염두에 두고 산행코스를 여러경로를 통해 정보를 얻어 두 개조로 나누어 코스를 정하고 산행지를 만들고 설명을 드렸던 것이다.
당초 산행안내시엔 B조가 희방사코스로 올라갔다가 원점회귀하는 것으로 잡았다가 추가로 파악해보니 소백산 코스중 가장 상코스로 초보자들이 오르기에는 벅찰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비교적 쉽지만 긴코스이고, 초입부터 산세를 볼수 있는 죽령코스로 변경하고, 혹시 시간이 남으면 희방사로 옮겨 희방폭포까지 다녀오면 시간이 충분할것이라고 결정했는데 희방사로 내려가시겠다고 하는 것을 용인한 것이 큰실수로 돌아와서 많은분들을 힘들게 한 결과가 되었다.
참석자 한분이 아쉬운 상황에서 처음오신분들을 그 어려운코스로 몰아 고생을 시켜드렸으니 얼마나 미안한 일이던가.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안좋은 일은 연속해서 일어난다고 했다.
그힘든 코스를 거의 다내려오신 정영순부회장님이 조금을 버티지 못하시고 넘어지셔서 오른팔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신것이었다.
다른분들이 발닦고 가자할 때 조금 쉬었다 갔으면 그런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어제 통화하시면서 말씀하시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이미벌어진 일이라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수 없었다.
1년 넘게 로즈를 이끌면서 가장 크게 일어난 사고 인 것 같아 안쓰러웠다.
희방사코스로 내려가시도록 용인한 것이 이유인 것 같아 또다시 나에게 화가 났다.
어려운 코스에 잔뜩 긴장했다가 풀어지면서 방심하셨는가보다.
결국 정영순부회장님은 오늘 수술을 하시고 나는 수술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김복희부회장님과 이경애총무님과 함께 병문안을 다녀왔다.
여리고 착한 마음씨와 곱게 나이잡수신 예쁜모습의 정영순부회장님이 아프다고 누워계시니 더욱 안타까웠다.
119구급대가 출동하여 임시 부목을 대고는 이내 모두가 버스에 올라 1시간이상 늦게 중식장소인 풍기 호원당들깨칼국수 집으로 옮겨 들깨칼국수와 수수부꾸미 그리고 메밀전병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시간을 재촉하며 모란으로 향했다.
내려오는길,사전에 예약한 식사시간에 맞추지 못하자 주인아주머님이 나에게 전화하셔서 언제쯤 오실거냐고 하시며, 기사님이 돈을 요구하는데 얼마를 주어야하냐고 하길래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들고 화가 치밀어 올라 절대 주지 말라고하고 예정시간을 알려드렸다.
나중에 계산할 때 물어보니 하도 달라고해서 2만원을 드렸다나
과거에도 이런일이 있어서 하지마시라고 강력하게 경고 드렸는데 내가 모르게 계속 버릇처럼 해오신 것 같아 심한 배신감이 들었지만 오는길이라 한마디 못하고 속을 끓였다.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위치를 알아본다며 전화해서 돈얘기를 하면 그돈만큼 음식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잖아도 식당 예약할때마다 여러곳에 전화해서 가격도 맞추고, 우리가 가져간 술을 먹도록 해달라고하고, 반찬이나 밥등은 무한리필이 될수 있도록 무던히도 노력해서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려고하는 것인데 거기에 초를치고 계셨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물론 운전도 잘하시고 우리가 하자는대로 잘해주셔서 그 고마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매번 버스요금도 거리와 통행요금,그리고 다른 관광버스의 예를 가지고 전화하면 터무니없이 많이 부른다.
그거 조정하는게 또다른 스트레스다.
깍을걸 예상하고 많이 부르는 것 같아 나하고 두뇌싸움하자는것인가 하는생각이 들때도 있다.
버스도 바꿀란다.
다음산행공지를 오늘 보냈는데 그린고속관광버스의 이(?)명 기사님에게는 보내지 않았다.
주위에 좋은분이 계시면 추천해주시기 바란다.
여러가지로 기분이 안좋아서 올라가는 길에 정영순부회장님도 다치셨고해서 버스노래방을 하지않으려고 했는데 내맘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내키지는 않지만 느린노래로 한곡 부르고는 사회를 박주영고문님께 맡기고 소주병을 들고 뒷좌석으로 가서 한잔씩 주거니 받거니했다.
어두워진 시간에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일이 터진 것 같아 앞으로 가보니 함께일행으로 오신, 자주오시는 커플이 일방적으로 일을 저질러 차안이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로즈산악회의 대들보이신 송석동형님도 봉변을 당하셨단다.
그상황을 나는 보진 못했고 이(?)학씨를 말리고 있던 와중에 최정자님과 함께오신 한상길님이 체하셨는지 화장실이 급하시다하여 어느휴게소인지 모르지만 차가 멈추었고 이(?)학씨는 이내 내려서 가고,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죽전에서 일부 내리시고, 나머지는 모란에서 내려 무거운 마음을 안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여러 가지 안좋은 일이 겹쳐 소주가 생각 났지만 시간이 지체된 관계로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집으로 왔다.
사람사는 사회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렇게 지나가고, 세월도 가고, 주어진 인생도 늙어가고, 어쩌면 허무한 세월인데도 아웅다웅,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종교는 남을 미워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사람의 마음을 넓고 깊게 만들어 주기도한다.
나는 속좁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일부러라도 무척 노력한다.
언행도 유의해서 하고....
남자로 태어났으면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소리는 안들어야하지 않겠는가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지만 그 감정 또한 본인이 다스릴줄 알아야한다.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을 생각하라는 말씀이 떠오르며 나도 수양이 덜 된놈이라 나부터 덕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모처럼 만차를 이루어주신 소백산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다음산행지는 경북 봉화의 청량산이다.
마지노선인 30명을 넘어설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오늘까지 42명이 예약해주신 홍도흑산도 섬산행이 잘추진되고 있어 나를 기쁘게 하고 있다.
돌아올때까지 안심할수 없지만 모두가 만족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작정이다.
그속에서 나도 많이 즐기련다.
첫댓글 회장님.너무나고생이많씁니다.회장님이.고생하신것은.우리로즈회원분들이.다알고있네요.조금만
더힘내시고.우리화이팅해요.감사합니당
회장님 안녕하세요 산악회 후기를 보면서 세삼스럽게 생각합니다 산악회 비리가 단연 기사들의 문제만이 안이고 산악회 내면을 들어가 보면 비리가 많습니다 ?특히 해외로 등산갈때 가이드와 짜고회장은 참석인원 쪽수따라 뒤돈을 받습니다 그런사실을 알고도 회원들은 그냥넘어가지요 회장님 진정성을 가지고서 산악회를 운영하시면 멀지안아 존경받는산악회와 회장님이 되겠지요 초심을 잃지않고열심히하는모습보기좋습니다 로즈산악회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