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와서 맛집기행을 시작한 계기는 이 집에서 순대국밥을 먹다가 찍은 사진 때문이었어요. 그것도 민욱이가 그렇게 잘 먹는 모습이 보기좋아 찍은 사진이 이렇게 맛집순례로 이어질 줄은 몰랐던 거죠. 광명식당은 그만큼 제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 맛집입니다. 지금까지 다녀 본 맛집 중에서 몇집을 고르라면 반드시 포함하는 그런 집이거니와 제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곳이죠.
상설재래시장인 동문시장은 순대국밥집이 많이 모여있습니다. 제주순대와 갖가지 분식거리들이 함께 순대국밥집 골목을 형성하고 있죠. 많은 순대국밥집들이 각각 저마다의 맛을 가지고 있는데 어디를 들어가도 맛은 기본이상의 훌륭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광명식당은 단연 독보적인 맛을 지니고 있죠.
해질녘 시장골목을 들어와 이제 막 간판 불을 켠 식당엘 들어갑니다.
일단 메뉴판을 보시구요.. 언제나 느끼는 것은 순대국밥은 참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순대국밥과 순대를 주문했어요.
허락을 얻어 주인아주머니 일하시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순대국에 대한 애정과 자존심이 투철하신 분이죠.
순대국밥집의 풍경은 주방과 손님자리가 가깝습니다.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이렇게 손님들이 볼 수 있는 자리에서 고기를 썰고 담아놓고 하는 모습이 거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겨운 시장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순대국밥이 준비되어 나가고 있군요. 순대국밥은 이렇게 국과 밥이 한꺼번에 담긴 것이고 백반은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것이랍니다.
머릿고기는 볼때마다 소주나 막걸리를 생각나게 합니다.
기본 찬이 나옵니다. 매운고추는 제주에서는 빼놓지 않고 나오는 반찬이죠. 된장은 재래식 된장인듯 합니다.
다대기 역시 다른집과 좀 다릅니다. 단순하게 새우젓을 내놓는 집도 많은데 이 집은 새우젓과 이런저런 양념을 섞어 이 집만의 다대기를 만들죠.
순대가 나왔습니다. 찹쌀과 함께 진짜 돼지내장에 속이 가득 채워져있네요.
당면가득한 비닐순대나 피순대와는 또다른 제주만의 순대이죠. 찹쌀이 들어있어 부드럽습니다.
순대는 이 양념장에 찍어먹습니다. 이 역시 조금 독특한 양념장입니다. 검은깨 참깨가 들어있죠.
드디어 순대국밥이 나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진한 느낌이 확 옵니다.
아이가 있으면 맵지않게 따로 한그릇 챙겨주십니다. 감사하죠.
이집 순대국물은 어느집보다도 깊고 진합니다. 어떤 분은 이 집 국물을 보약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이죠. 저도 이 집 국물에 반해서 웬만한 다른 순대국밥집을 찾지 않게 되었을 정도니깐요. 그만큼 주인아주머니의 음식에 대한 애정도 느껴집니다. 음.. 머릿고기를 별로 안좋아하시는 분들은 순대만 넣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저는 머릿고기와 순대의 조화가 너무 맛있어서 별다른 주문없이 먹곤 합니다.
이렇게 순대와 순대국밥을 먹는데 막걸리가 빠져서는 안돼죠. 요즘 제주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제주막걸리입니다.
다 비워냈습니다.
저는 이 집을 정말 좋아합니다. 국물이 정말 감동이거든요. 돼지사골로 이렇게 맛있는 국물을 만들어내는 집을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집도 호불호가 있습니다. 국물맛에는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절대지존의 맛이지만, 식당의 약간 허름한 분위기, 식당내에서 개방되어 고기를 썰고 담고하는 구분되지 않은 주방, 식당안을 채우는 돼지냄새, 그리고 순대국밥의 돼지냄새.. 이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지난번 포스팅한 감초식당을 권해드립니다. 깔끔하고 냄새없는 순대와 제주스타일에 가까운 순대국밥이 있으니깐요. 하지만, 진정한 순대국밥의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전 주저없이 이 집을 적극 추천합니다. 국물이 보약이라는 말, 전 수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감초식당은 머릿고기는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순대국은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다음번 제주방문시에는 이곳에 가봐야겟습니다...^^*
이곳은 제가 적극 강추하겠습니다. 맛이 변할 일도 없으니 안심하고 말이죠..^^
감초는 아니라고 봐요 ㅋㅋ